줄어드는 공보의 ‘은퇴 치의’가 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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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어드는 공보의 ‘은퇴 치의’가 메꾸나?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2.03.26 15:4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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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신규 치과공보의 ‘겨우 176명’ 45명 줄어…총 인원도 전년보다 491명 감소한 4.054명

 

공중보건의사(이하 공보의)에 의존해 왔던 공공의료기관들의 공중보건의료서비스가 공보의의 급격한 감소로 차질을 빗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공보의 감소에 따른 공백을 대형병원 수련의 파견, 은퇴의사 활용 등으로 해결하려 하고 있다. 계속해서 돈 안들이고 코를 풀겠다는 것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는 전년도보다 491명이 줄어든 1,243명의 신규 공보의를 다음달 20일경에 각 시․도에 배치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치과공보의 2018년 390명까지 하락

올해 복무가 만료되는 공보의는 1,742명이고 신규편입자는 1,243명으로 491명이 감소했다. 각 분야별로는 의사 371명, 치과 45명, 한의사 75명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과의 경우 올해 221명이 복무를 마쳤고, 신규 편입된 공보의는 176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현재 치과공보의 수는 566명까지 줄어든 상황이다.

복지부가 산출한 연도별 공보의 수급추계 현황을 살펴보면, 치과공보의 수는 올해 566명에서 빠르게 줄어들어 2018년 180여 명이 줄어든 390명까지 하락하다, 추후 400명 대를 유지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적으로도 공보의 숫자는 지난해에 630명이 줄었으며, 올해에도 491명이 줄어들었다. 복지부는 올해 4.054명의 공보의가 배치되지만 2020년에는 약 912여 명이 추가로 감소하게 돼 공보의 배치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복지부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수급추계 현황은 현재 선발된 치과대학 및 치의학전문대학원 재학생 현황과 현역비율 등을 분석해 산출한 결과”라며 “(여학생 증가 등) 현 추세대로라면 더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치과공보의 보건지소 배치 ‘포기한지 오래’

이렇듯 매년 공보의 숫자가 줄어드는 원인에 대해 복지부는 여학생의 증가와 (치)의학전문대학원 도입에 따른 군필자 비율 증가를 뽑고 있다.

복지부가 집계한 의대·치대·한의대 전체 입학생 중 남학생의 비율은 2006년 69.5%였으나, 2010년 56.9%로 크게 줄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또한 남학생 중 군필자의 비율도 대학은 5.1%이지만 전문대학원은 30.1%에 달해 입대하는 남성 의사수가 줄어들었다.

이렇듯 공보의 수가 급속도로 줄어들다 보니, 공공의료기관의 인력수급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농어촌지역 등 의료취약지역과 의료의 공공성 확보 차원에서 직접적으로 진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분야에 대해 공보의를 우선적으로 배치할 예정”이라며 “군지역의 보건소와 보건지소, 의료취약지역의 지방의료원, 소록도병원 및 정신병원 등 국립특수병원, 군지역과 인구 15만 이하 소도시의 응급의료 지정병원 등이 공보의 우선 배치기관”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노숙자 무료진료소, 하나원 등 사회취약계층을 위해 무료 진료를 담당하는 기관에 대해서도 현재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라며 “반면 공보의가 대폭 감소함에 따라 진료를 담당하지 않는 국가기관과 의료접근성이 용이한 도시지역 의료기관, 진료수입을 확보하고 있는 의료기관에 대해 우선적으로 신규 배치를 제외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소방본부, 국립암센터, 국립중앙의료원, 보훈병원과 응급의료기능이 없는 민간병원 및 민간에 위탁 운영중인 공립 노인전문요양병원에 대해서는 공보의를 신규로 배치하지 못하게 된다”면서 “이제까지 공보의에 의존하던 의료기관들은 향후 의사확보에 미리 대비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은 모두 의과공보의 감소에 따른 형편이고, 공공기관 치과의 경우는 보건지소 등 100% 배치 원칙을 포기한 지 오래다. 이미 공공의료기관의 공중구강보건의료서비스는 제 기능을 다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이미 보건지소 파견을 하지 않은 지 오래다. 보건소 파견을 원칙으로 인근지역 보건지소를 순회 진료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바꾼 상황”이라고 말했다.

젊은 치의들 넘쳐나는데…‘공보의 의존’ 시스템 바꿔야

복지부는 공보의 감소에 따른 공공의료서비스 공백을 메우기 위해 여러 방안을 구상 중이지만, 인력 충원을 위한 예산배정은 고려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 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의료취약지역의 병원에 인근의 대학병원이 의료인력을 파견해 진료하는 제도를 실시할 생각”이라며 “의료인력 채용으로 인한 경영난 해소를 위해 시설과 장비 보강비용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최근 귀농이나 귀촌인구 증가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은퇴의사들을 농어촌지역 등 의료취약지역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이를 위해 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한의사협회 등과 공동으로 모색할 방침이고, 협의요청을 해 놓은 상태”라고 전했다.

그러나 과도한 인력수급으로 자리를 잡지 못한 젊은 의료인력을 공공의료기관에서 대폭 채용할 필요성에 대해선 “필요성엔 공감하지만 인건비를 감당하기 힘들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한편, 공보의는 ‘병역법’에 따라 의무사관후보생 중에서 군의관(매년 약 800여명)을 먼저 배정하고, 나머지 인력은 ‘농어촌 등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의거해 농어촌지역 보건소와 보건지소 등 보건기관에 우선배치(약 75.6%) 한 후, 잔여인력은 국가기관이나 의료취약지역의 민간의료기관에도 일부 배치하여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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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2012-03-27 10:07:56
공보의 부족문제는 전문대학원제도가 도입되면서부터 우려하고 지적했던 사안입니다. 그동안 전혀 준비를 안하고 있었던 것이 드러났군요... 공공구강보건기관의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비상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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