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종섭의 포토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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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가까이에서 삶에 침입해 들어오거나
예상보다 빨리 기억에서 멀어져 가는 것.
현실은 생각의 속도와 늘 다르게 부딪힌다.
사이드 미러의 친절한 경고조차 없이.
봄이라고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던 첫날
어이없이 넘어지면서 골반 몇 군데에 금이 갔다.
삶의 이런 식의 고난은 늘 이단 공격이라는 특징이 있다
간신히 받아들이고 사태를 수습할 여유가 생길 때 즈음
한차례 더 가볍게 밀어줌으로써 휘청이던 다리를 결국은 주저앉게 만들고야 마는
그제서야, 이제 나머지는 너의 몫이라고 알려준 뒤 사라져 버린다.
그러고 보면 삶이 나의 생각과 템포를 같이 하는 때가 있기는 했었을까?
그저 사고현장 같은 현실에 대처하는 나의 태도를 결정하며 사는 것이 고작인데
내가 어찌하면 그것이 곧바로 세상을 뒤집기라도 할 듯 애쓰며 사는 게 인생이지 싶다.
목발을 짚으며 다닐 때는
이렇게 여유롭게 마음을 다스리며 자신을 위로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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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병에 가득 담긴 꽃도 남성분도 멋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