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되는 의사협회의 'Change'
상태바
우려되는 의사협회의 'Change'
  • 문세기
  • 승인 2012.04.12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건치신문 문세기 편집위원

 

지난달 치러진 의사협회 회장 선거의 결과는 여러모로 충격적이었다. 박빙을 예상했던 승부가 1차 투표 과반 수 획득으로 끝났다는 점. 기존 의협 임원을 거치지 않은 인물이 당선되었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전국의사총연합'의 대표라는 점. 변화와 개혁을 내세운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것이 표면적으론 긍정적으로 보였는지 (이 글의 제목도 노환규씨의 당선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어느 치계신문 기사 제목을 '표절'했다는 것을 먼저 고백한다.) 보수적인 의료계 언론들도 강력한 리더십이니 변화를 선택했다느니 하는 칭찬을 늘어놓았지만, 내면을 들여다 볼 수록 답답함과 우려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다.

전국의사총연합, 의사나 나같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알고 있었지만, 일반에게 알려진 계기는 지난번 박원순 시장 아들 병역 관련 의혹제기 사건을 통해서일 것이다. 사실 뜬금없는 '전문가 소견'과 얼마 지나지 않은 반전에 소위 '멘탈붕괴'로 이어질 듯 싶었음에도, 겉으로는 당당함을 잃지 않아 보는 사람들을 오히려 당황하게 만들었던 일 말이다.

어찌 보면 자신들의 이권에 너무도 일관된 입장을 보이는 대형병원들이나 공직의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기 힘들었던 의사들의 자신들의 이해나 요구를 명확히 투영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외부와 접촉한 첫 번째 사건부터 문제가 생겼다면, 조직의 지향과 목표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전국의사총연합 홈페이지에서 보면 그들의 목표를 당당히 밝히고 있는데 의사의 기본권이나 진료권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요양기관 강제지정 철폐'나 '의료기관 비영리법인제 철폐'를 주장하고 있다.

물론 의약분업과 의료보험급여 확대하는 과정에서 공공의 이익을 위해 의료인들의 자율성이 침해당한 요소가 없다 부정하긴 힘들겠고, 그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의사나 의료인 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개개인이 아닌 집단이라면 자신들의 이해를 관철시키기 위해선 사회와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이를 어떻게 조화시킬지 고민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글을 쓰고 있는 본인도 그렇고 다른 동료의료인들도 그렇고 '의료'를 통해 (평균 이상으로) 잘 먹고 살지만, '의료'라는게 우리 밥벌이일 뿐만이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자신들의 이해만을 위해 이게 무엇을 건드리는지 모르는 것은 너무 순진하거나 영리하지 못한 일일 것이다. 많은 의사들의 선택이 단지 자신들의 이해만이 아니라 국민 전체의 이해와 적절한 조화를 염원하는 것이었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문세기(본지 편집위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