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연후기]추억과 감동으로 남은 ‘평연’
상태바
[평연후기]추억과 감동으로 남은 ‘평연’
  • 박현호
  • 승인 2012.05.09 10: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베트남 진료단 참가기 3편]

 

안녕하세요. 저는 13기 진료단에 학생신분으로서, 오효원 교수님과 함께 봉사에 참여하게 된 박현호입니다. 후기를 빨리 쓰고 싶었는데, 늦장 피우다보니 이제야 슬그머니 올리게 되네요. 어디부터 말을 시작해야 할까요. 저에게 있어서, 이번 의료봉사활동은 너무 큰 사건이자 추억이었습니다.

후기이다 보니, 제 느낀 점과, 감사했던 점을 표현하려고 합니다.

제일 먼저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의료봉사단 선생님들 모두의 모든 것입니다. 너무 따듯하게 잘 대해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저희가 학생이어서 아직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친절히 설명해주시면서 지도해주셔서 정말 편한 마음으로 봉사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느껴보는 사람들의 따듯함에 저도 행복했습니다.

저에게 큰 관심을 가져주신 실베스타 스텔론 이성오 선생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샾에 다니시는 것 같은 꿀피부를 지니신 홍수연 선생님(저도 2세를 위해 피부가 좋은 여성을 만나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정말 너무 유쾌하신 김유순 선생님(처음에는 약간 무서워서, 빵빵 터뜨려주실 때마다 몰래몰래 웃고 그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포근해졌습니다. 더 다가가고 싶었는데, 살짝 무서워서 그러지 못했지만 다음엔 용기를 낼게요), 우리 조 김지현 선생님(제가 보존과 진료볼 때, 어시스트를 잘 못해서 죄송했어요ㅠ.), 그리고 아름다웠던 우리조 다래샘, 희련샘, 미영샘, 지은샘, 수염이 멋졌던 정상호 선생님, 쾌남 김주완선생님, 만능 엠씨 병권샘, 저한테 소개팅 시켜주시기로 한 안진우샘(기다리고 있어요.선생님~), 겉은 순정만화 속은 판타지 재밌는 이수현 선생님. 그리고 송필경 선생님. 모두모두 친한 척하고 싶지만. 시간이 짧아서 다 그러지는 못했네요.

제가 감동받은 부분이 하나 더 있다면, 선생님들이 의료봉사에 참여하는 모습과 열정이었습니다. 학교병원실습에 찌들어서, 무언가 수동적으로 살아가던 저에게는 신선한 자극이었습니다. 모두들 전날 즐거운 술자리로 피곤하실테고, 의료봉사 자체가 힘든 일일텐데 정말 너무너무 진심으로 열의를 다하셔서 봉사에 참여하시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습니다. “선생님들도 저렇게 열심히 하시는데, 어리고 아직 식견도 짧은 나는 더 열심히 해야겠구나!” 라고 다짐하게 되었고, 이 때 느낀 감정들은 한국에 와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모두 감사드립니다.

그 다음으로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바로 통역단 친구들입니다. 제가 한국 사람이름도 잘 기억을 못할 정도로 둔한데, 아직도 머릿속에 쓰엉, 린, 레 티 꺼우(꺼우야. 꺼우는 내가 Full name으로 기억을 해. 고맙지?) 등의 이름의 남아있습니다. 솔직히 TBI 교육을 하는데 저희가 힘들었던 것보다 통역단 친구들이 10배는 더 고생한 것 같아서 미안했습니다. 그럼에도 항상 밝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준 통역단 친구들에게 정말 진심으로 고마웠다고 전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로 감사드리고 싶은 것은, 베트남의 역사에 대해 알려주신 것입니다. 사실 저는 이러한 사실들을 잘 모르고 자랐습니다. 전쟁박물관에서부터 시작하여 위령비 참배로 이어지는 베트남 역사에 대한 새로운 사실은 저에게는 굉장히 큰 충격이었습니다. 너무 안타까웠고 가슴 아팠습니다. 진심으로 같은 인류로써 미안함이 느껴지고, 괜히 한국사람이라는 것에 대해 고개가 숙여지게 되었습니다. 위령비에 얽힌 사연을 얘기해 주실 때 베트남 통역단 친구들이 울먹이는 모습을 보고 어찌나 미안해지던지, 아직도 시큰합니다. 팜 티 호아 할머니를 뵈러 갔을 때는 정말 눈물을 꾹 참았지만 결국 울고 말았습니다. 다큐멘터리 속에 제가 있는 것 같았고, 현실이 아니길 빌고 싶을 정도로 할머니와 그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하고, 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저를 반성하게 되고 성찰하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사했던 것은, 바로 저희에게 봉사할 기회를 주신 것입니다. 이번 봉사를 함으로써, 너무 많은 아이들이 제대로 된 의료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안타까웠고, 그나마 이정도 봉사라도 저희들이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습니다. 정말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다면 제 능력껏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너무 밝은 아이들의 미소와, 천진난만함에 제 마음에 지저분한 모든 것들이 걸러져 나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제 좀 재밌었던 얘기를 써볼까 합니다. 저랑 찬일이와 은희와 미리, 유경누나와 미정누나는 매우 친해졌습니다. 같은 방을 썼던 찬일이는 저의 샤워타임(20분-30분)에 불만을 가지고, 저의 잔소리에 지겨워했지만, 정말 많은 추억을 나누며 친해졌습니다. 제가 실제로는 많이 허당인데, 이번 기회에 누나와 친구들이 그런 것을 너무 많이 알아간 것 같아, 조금은 후회도 되지만 너무 좋은 동기들을 얻게 되어 후회는 없습니다.

동네 아이들과 했던 제기차기가 재미있었고, 빈이앙 초등학교 맞은 편에서 저에게 달달한 술과 함께 엄청 쓴 껍질(?)을 권하시던 몸짱아저씨도 재미있었고, 벌레잡기 귀신들인 빈이앙 초등학교 학생들도 재미있었고, 미리에게 프로포즈한 선생님도 재미있었고, 레크리에이션도 재미있었고, 술자리도 재미있었고, 관광도 재미있었고, 수많은 먹거리도 재미있었고(저는 그 피자 닮은 것이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리고 남들 몰래 사먹은 길거리 음식도 맛있었습니다), 이름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후드티 뒤집어쓴 선생님의 춤이 재미있었고, 모든 것이 재미있었고, 김유순 선생님이 재미있었습니다.

이제 마무리 할게요. 너무 두서없이 많이 쓴 것 같아 죄송합니다. 베트남 평화의료연대와의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몸이 힘들었던 것은 잠시지만, 감동의 여운은 진하게 다가왔습니다. 어서 빨리 베트남과 한국의 관계가 좀 더 발전했으면 좋겠고, 의료혜택도 좀 더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에도 기회가 된다면, 참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선생님들께 감사드리고, 아이들게 감사드리고, 이런 기회를 주신 오효원 교수님께 감사드리고, 같이 가서 고생한 동기들에게 감사드리고, 통역단 친구들에게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베트남에 감사드립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