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준비·개원 고민 ‘치과양도’로 한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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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준비·개원 고민 ‘치과양도’로 한방에
  • 안성욱 기자
  • 승인 2013.03.11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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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협 경영정책위, 지난 6일 은퇴예정 치의와 개원 예정의 대상 세미나’ 개최…치과양도 문화 정착이 개원 및 노후준비·국민신뢰 해결하는 ‘열쇠’

 

2012년 현재 국내 치과의사 면허자 수는 2만7천여 명을 넘어섰다. 더불어 치과의료기관 수도 2012년 6월까지 1만5277개소로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유지될 경우 18년 후인 2031년엔 치과의사 면허자 수는 최대 4만1천여 명, 치과의료기관은 2만1천여 개소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는 조사결과도 속속들이 도출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9년부터 2012년까지 3년간 치과 신·폐업 조사자료를 보면 신규로 개설되는 치과기관이 폐업하는 치과기관보다 많게는 15개, 적게는 2개소가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매년 가파른 증가세를 나타내는 치과의사와 치과기관에 대한 치과계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의견 공유의 장이 열려 눈길을 끈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경영정책위원회(위원장 최병기)는 지난 6일 치협회관 5층 대강당에서 ‘은퇴예정 치의와 기존 개원(예정)의를 위한 Win-Win 전략’을 주제로 경영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에선 치과의사 면허 소지자와 치과기관이 증가하고 있는 작금의 시대에서 ‘치과양도’가 개원가의 딜레마인 ‘은퇴 후 노후준비’와 ‘신규개원’ 2가지 문제를 한방에 풀 수 있는 열쇠임을 여러 사례를 통해 입증해 주목을 받았다.

특히, 경희 치대 박용덕 교수가 제시한 ‘ 은퇴준비 치과의사의 병원 양도모델’ 강연은 해외‘치과양도’ 사례를 통해 국내 실정에 맞는 모델을 구축하는 방안이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치의, 전문직이지만 노후준비는 ‘부재’

박용덕 교수가 밝힌 국내 치과의사의 ‘은퇴’ 시점과 ‘노후준비’ 현황은, 해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 박용덕 교수
박 교수에 따르면, 국내의 경우 80세 수명을 기준으로 70세 정도를 은퇴시점으로 보고 있으며, ‘은퇴 후 노후준비’는 교육부재와 치과의사 직업군 특성 상 집약적, 집중적 전문노동자로서 유휴시간 부족 등으로 매우 취약하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영국, 호주는 평균 60세를 은퇴시점으로 잡고, 여력이 되면 페이닥터 형식으로 치과업무를 유지한다. 또한 ‘은퇴 후 노후준비’도 국내보다 체계적이고, 계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박 교수는 “미 JADA에서 발표한 2003년도 자료를 보면 설문조사에 응한 치의 중 52%가 노후 준비가 됐다고 응답했으며, ‘치과양도’를 노후준비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미국의 치과양도 형태는 은퇴시점 시 병원을 일괄매각 후 페이닥터로 근무하는 형식과 페이닥터를 고용해 병원 지분을 차츰 매각하는 파트너십 방식, 병원을 소유하는 대신 일정기간 지난 후 일괄 매각하고 일시적으로 공동관리하는 관리의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치과의사가 많지 않은 호주와 영국은 파트타임과 은퇴생활의 공존형태인 반 은퇴로 ‘노후준비’를 하고 있다”며 “특히 호주는 2006년부터 60세까지 일하는 이들에게 면세 연금정책을 펼치고 있어 은퇴하더라도 페이 형태로 은퇴시기를 연장하겠다는 치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박 교수는 은퇴를 앞둔 국내 치의들의 부족한 ‘노후준비’를 해결하기 위해선 치협 등 유관단체에서 ‘은퇴 후 노후준비’를 위한 주기적인 교육과 선·후배 치과의사 간 파트너십을 통해 자연스럽게 ‘치과양도’를 이끌어 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10년 JKAOH에 발표한 ‘노후생활 준비현황과 인식조사’ 자료를 보면, ‘치협에서 노후에 대한 정책 시 희망사항’ 항목에선 응답자 484명 중 31.2%인 151명의 치과의사가 주기적인 노후대책 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또한 노후준비 시점으론 30대부터 준비해야 한다는 응답자가 전체 464명 중 47%인 218명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노후준비 방법도 개인연금 및 사보험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270여명으로 나타났다”며 “‘치과양도’를 통해 노후를 준비하더라도 치과의료기관 가치 일부만 양도하고 남은 부분을 연금형태로 받는 것엔 아직까진 반대한다는 입장이 높게 조사됐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 교수는 “치과 의료기관 양도·양수를 개원방법으로 생각하는 치과의사 수는(조사대상 303명 중) 45명으로 신규개원하겠다는 163명보다 많이 낮은 반면 은퇴 시 양도하겠다는 응답은 197명”이라며 “다만 양도 시 고려대상이 후배나 공동 개원자보다는 아무에게나 양도하겠다는 응답이 121명으로 나타나 미국이나, 영국, 호주의 양도와는 다른 것으로 조사됐다”고 설명했다.

  
예비 치의들, 모험보단 안정 개원에 집중 

은퇴를 앞둔 치과의사들의 현황이 ‘은퇴 후 노후준비’의 부족함을 나타낸 반면, 앞으로 개원을 해야 할 예비 치의들의 현실은 안정보다는 불안감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 유완민 학생
이날 예비 치의를 대신해 참석한 경희치대 4학년 유완민 학생은 현재 치과대학 예비 졸업생들이 가지고 있는 치과의사로서의 만족도와 치과의사로서의 미래 방향 등을 설명해 참가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유완민 학생은 “현재 치과대학에 재학중인 학생 대부분은 IMF라는 큰 경제공황 속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라며 “이러한 외부요인으로 인해 경제적·정신적으로 안정된 삶을 지향하기 위해 치과대학에 입학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반면, (학생들이)치과대학 입학 시 가졌던 기대보다 입학 후에 학생들의 만족도는 부정적으로 변하고 있다”며 “그 이유는 개원에 대한 불안감과 주변의 높은 기대치, 개원에 필요한 다양한 정보 습득 루트 부족 등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실 예로 유완민 학생이 제시한 치과대학 졸업을 앞둔 예비 치의들의 졸업 후 진로에 대한 설문조사에선 대부분이 ‘방향성은 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없다’는 응답이 전체 응답자의 62%로 나타나 개원시장의 불안감과 은퇴 후 노후준비에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그는 “졸업 후 진로선택에서도 전문의 수련 등을 받은 후 개원이나 공직생활을 하기보다는 빠른 시일내 개원하겠다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으며, 이러한 경향은 치과의사로서의 기반을 빨리 마련하겠다는 조급증과 함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 기인하는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개원 시에도 공동개원이나 인수개원보다는 신규개원을 선호하고 있지만, 개원에 대한 다양한 정보습득이 받쳐준다면 기존 개원가에서 수련 후 병원을 인수하겠다는 예비 치의들이 75%에 달하고 있다”며 “개원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틀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선 사람사랑치과병원 양정강 원장의 ‘은퇴 준비를 위;한 병원 양도 실례’를 비롯해 이수백치과 이승훈 원장의 ‘상대적 박탈감’, 혜정치과 김재영 원장의 ‘치과의사의 은퇴 설계’ 등의 강연이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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