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장관 임채민 이하 복지부)의 2013년도 구강보건사업 예산이 고작 ‘14억3천3백8십만 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지부 내 치과분야 업무를 겸임하고 있는 구강생활건강과(과장 신승일)의 2013년도 전체 예산 중 치과관련 예산이 전년 160억여 원 대비 8%대로 급추락한 것이다.
이는 치과관련 예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무료노인의치 지원사업이 기초생활보장과로 이관됐기 때문이다. 무료노인의치 지원사업의 2013년도 예산은 139억6천3백만 원이다.
이렇듯 복지부의 구강보건사업 내용이나 예산이 존재감을 상실한 상황에서 구강보건 전담부서 설치는커녕, 구강생활건강과 명칭 중 ‘구강’자 명시도 남우세스러워 보인다.
실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어차피 모든 업무가 갈갈히 찢겨져 분산돼 있는데, 명색만 치과 담당 부서라고 있는 것보다 차라리 아예 없애버리는 게 더 편하다”고 성토했다.
대형사업 1개가 타 부서로 이관됐다고 해서 7개 항목의 사업예산 14억원만 달랑 남은 것은, 현재 복지부가 국민 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노력을 얼마나 하찮게 생각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 7개 항목 중 제대로 된 구강보건사업은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운영 및 설치, 구강보건교육 자료개발 지원 2개 밖에 없다고 볼 수 있다. 전년까지 존재했던 학교 및 지역보건소 구강보건실(센터) 확충 및 운영지원 사업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2013년도 사업예산 중 가장 효과적인 구강보건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는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은 아예 항목에서 사라졌다. 구강생활건강과 관계자는 “지역복지과로 이관된 것이지 사업이 중단된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참고로 2013년도 구강보건 관련 예산은 ▲구강보건사업 지침·법령·교육자료 배포(2천만원) ▲구강보건 전문가 회의(3백만원) ▲구강보건의날 행사 및 구강보건사업 워크샵(2천2백만원) ▲구강보건 공공인프라 현장점검(1천만원) ▲구강건강실태 및 구강질환 연구(4천만원) ▲구강보건교육 자료개발 및 지원(2억8천만원) ▲장애인구강진료센터 운영비(4억2천2백만원) 및 설치비(12억5천만원) 등이다.
한편, 지난 2007년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구강보건팀이 공중위생팀과 통폐합된 이후 ‘구강’자만 유지된 채 명칭이 수차례 변경돼 왔던 구강생활건강과는 향후 타 부서와 또 다시 통폐합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치협 이성우 치무이사에 따르면, 작년 말 타 부서와의 통폐합 직전까지 갔다가 간신히 명맥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새롭게 정권이 바뀌고, 장관에서부터 일제히 주요 보직이동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구강보건 담당부서의 운명은 바람 앞의 등불처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