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플란트 수가’만 좋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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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플란트 수가’만 좋으면?
  • 김용진
  • 승인 2013.04.0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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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임플란트 보험 급여화에 대한 검토 2.

 


치과의사의 노동조건 향상이라는 기준
 

필자가 회장으로 있는 구강보건정책연구회(www.dentalpolicy.or.kr)는 2013년 상반기에 치과의료관리 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이 세미나에서 영국 NHS 치과의료개혁 사례를 검토한 바 있다. 2006년 4월부터 영국 NHS 치과는 일련의 개혁을 진행하였는데, 2006년 3월에 보건부는 환자, 치과의사, NHS 기구, 치과기공사 등의 대표자로 구성된 수행검토그룹을 구성하고 개혁에 의한 영향을 검토하도록 했다. 이 그룹은 새로운 체계에 대한 네 가지 성공기준을 확인했다.  개혁은 이 성공기준을 향상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성공기준은

다음과 같다.
 

 1) 환자의 경험(patient experience)
 2) 임상적 질 (clinical quality)
 3) 국가보건체계(NHS)의 위탁 용량 및 능력 (NHS commissioning capacity and capability)
 4) 치과의사의 노동조건 향상(Improving the working lives of dentist)

마지막 조건인 치과의사의 노동조건 향상은 쉽게 말해서 치과의사들의 노동 양과 강도가 증가하지 않고 감소하면서도 수입이 늘어나거나 최소한 유지되어야 함을 의미한다. ‘노동’이라는 말이 거북스럽다면 ‘경영’으로 표현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치과의료의 개혁은 치과 병•의원의 경영을 개선해야 하는 것이 성공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치과의료의 비급여를 급여화할 때도 역시 ‘치과의사의 노동조건 향상’을 중요한 기준으로 설정하여야 한다.

비급여 확대 시 기존 급여 수가와 연동해서 조정해야.
 

알다시피 급여확대는 복지국가에 대한 요구가 높은 한국사회에서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한국의 의료는 저부담-저수가-저급여구조이며 특히 치과는 양방, 한방 및 약국보다 더 저수가이며 비급여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 급여는 저수가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새로 진입하는 비급여가 <상대가치 수가>에 따라서 저수가로 급여가 되면 치과의료기관은 심각한 경영난에 처할 수 있다. 반면, 새로 진입하는 비급여가 기존 관행 수가에 가까운 고수가가 유지된다면, 치과의료기관 입장에서는 저수가인 기존 급여를 이용한 치료보다 고수가인 새로운 급여를 이용한 치료를 중심으로 의료기관을 운영하게 되는 왜곡된 진료로 유도될 것이다. 
 

이에 대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정책연구원에서는 <비급여 진료비의 발생유형과 관리방안>이라는 문건에서 다음과 같은 지적을 하고 있다.
 

◎법정 비급여의 단계적 급여화 추진
 

-  비급여 항목 중에 우선순위를 선정하여 순위가 높은 항목이나 초과 사용이 다발하는 비급여 항목은 의학적 근거를 검토하여 단계적 급여화를 추진해야 함
 

-   급여-비급여 수입구조가 왜곡된 상황에 대한 고려 없이 일괄적인 급여확대를 단행할 경우 의료서비스 공급기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비급여의 급여확대 시 기존 급여 수가와 신규 급여진입항목의 수가를 연동하여 조정함으로써 급여와 비급여의 수익률 격차를 줄여야 할 것임 

즉, 비급여를 의학적인 근거를 검토하여 단계적으로 급여화하되, 기존 급여 수가와 신규 급여진입항목의 수가를 연동하여야 한다고 건강보험공단도 밝히고 있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노인 임플란트 급여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치과의 급여수가의 조정이 ‘반드시’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 임플란트 수가’만 좋으면 좋다?
 

치과계 일부에서는 노인 임플란트 급여가 ‘임플란트 수가’만 제대로 주어진다면 받아들이는 것이 좋지 않은가 하는 의견이 있다. 만일 ‘임플란트 수가’만 ‘좋은 수가’가 주어진다면, 급여 치료를 거의 하지 않고 박리다매로 임플란트 치료를 위주로 하여 치과경영을 하는 일부 영리형 치과는 늘어나는 수요로 경영이 더욱 개선되겠지만, 치아우식증과 치주염이라는 구강병의 양대 질환에 대한 보험급여를 위주로 하는 대다수의 선량한 치과는 그다지 경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다.

오히려 치아우식증과 치주염의 치료와 예방으로 치아를 살리고 보철을 하기보다 보험급여로 본인부담도 줄어들고 수가도 보장되는 임플란트를 선호하게 되어 그러한 대다수의 선량한 치과마저 살릴 수 있는 치아도 뽑고 ‘임플란트 치료’를 위주로 하는 치과 경영을 따라 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 치과계가 바라고 국민이 바라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노인 완전틀니 급여화 과정에서 완전틀니 수가는 평균 관행 수가의 80% 정도의 수준에서 결정이 되었다. 완전무치악 노인이야 다른 급여치료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기존치료의 변화가 없었으나 ‘임플란트 치료’는 다르다. 
 

또한, 임플란트 보험수가는 사실상 일반 관행 수가의 기준으로 여겨지게 될 것이므로, 결국 임플란트 급여와 비급여 수가는 낮아지게 되고, 기존치료의 급여 수가 역시 저수가로 그대로 유지된다면, 치과 경영은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결론은 임플란트의 보험수가보다는 기존 급여 보험수가의 인상이 임플란트 보험급여 문제에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기존 치과 급여 보험수가의 조정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영영 그 기회는 없을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을까? 
치과계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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