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도 2/3 찬성해야? ‘괴상한 프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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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도 2/3 찬성해야? ‘괴상한 프레임’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3.04.24 18:10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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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직선제 찬성이 압도적이었는데도 대의원총회 통과를 걱정해야 하는 이유는?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김세영 이하 치협)가 지난 8일부터 17일까지 진행한 ‘협회장 선거제도 개선’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 23일 발표했다. 결과는 ▲현행 대의원제도 14.2% ▲직선제 64.8% ▲선거인단제 17.7% ▲무응답/기타 3.3% 였다

설문에 없었던 선호도 조사

그런데 치협이 발표한 설문조사 분석 결과에 한가지 의문점이 든다.

김세영 집행부는 이미 대의원총회에 직선제와 선거인단제 2개의 정관개정안을 상정해 놓은 상태다. 즉, 이번 설문조사의 취지는 ‘선거제도를 개선하려고 하는데 둘 중에 어느 것이 더 좋은가’에 대한 회원들의 의견 수렴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이번 설문조사는 “선거제도를 개선하려면 직선제가 좋을까요 선거인단제가 좋을까요”를 묻는 설문조사가 아니라 “회원들이 선호하는 선거제도는 뭘까요”를 묻는 설문조사로 비쳐지고 있다.

애초의 설문조사에는 “회원들이 선호하는 선도제도”를 묻는 문항이 없었다.

설문조사는 먼저 ①번 질문으로 “현행 선거제도 개선 찬반 여부”를 물었다. 물론 83.3%가 압도적으로 찬성했다. ②번 질문으로 ‘개선방법’을 물었다. 직선제가 77.8%, 선거인단제가 21.3% 였다. 나머지 ③, ④번으로 선거인단 규모와 투표참여 의향을 물었을 뿐이다.

치협 관계자는 “대다수 회원들이 직선제를 선호하는 비율이 실제 얼마나 되는지를 알고 싶어했고, 협회로서는 이를 제시할 필요가 있었다”며 “애초 문항에는 빠져 있었지만, ①번과 ②번 질문 결과를 바탕으로 객관적인 데이터를 도출해 낸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객관적으로 도출했다 하더라도 있지도 않았던 질문의 결과를 굳이 만들어낼 필요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설문에 없는 분석 결과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아쉬움도 남는다.

14.2%는 되고! 64.8% 직선제는 안되고?

그런데 문제는 결과가 교묘하게, 직선제 선호도가 전체 회원의 2/3인 66.7% 보다 1.9% 적은 64.8%라는 점이다.

아니나 다를까 맞장구 치듯 치과계 일각에서는 “일반 회원들조차 직선제 찬성율이 2/3인 정관개정선 66.7%를 넘지 못했다”고 웅성거린다는 제보가 들려온다.

대의원들은 한 현안에 대해 과반 이상의 회원이 찬성한다면 당연히 찬성표를 행사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현안을 살펴보자. 한미FTA도 국민의 66.7% 이상이 찬성해서 인준한 것인가? 2011년 오세훈 서울시장의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도 마찬가지다. 투표율 33.3%를 넘지 못해 뚜껑조차 열지 못했지만, 투표 결과 ‘무상급식 반대가 50%를 넘었다면, 당연히 서울시의회에서 인준해줘야 한다.

그런데 마치 회원의 2/3 이상이 찬성해야 정관개정이 이뤄질 수 있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은 지나친 논리비약을 넘어 회원들의 민심을 왜곡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다.

회원들의 2/3를 넘지 않았으니 대의원총회에서 통과시키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묻고 싶다. 64.8%가 선호하는 직선제를 외면하고, 14.2%만 선호하는 현행 대의원제로 그냥 남던가, 아니면 17.7%만 선호하는 선거인단제로 개정해야 하느냐고.

응답률 28.5%! 대표성과 편향성에 대한 문제 제기도 과도

또한 일각에서는 응답률이 28.5%밖에 안되는데 실효성이 있느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이 주장에는 무응답자 70%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그 70% 안에는 선거제도 개선이나 직선제에 호의적이지 않은 사람이 더 많을 것이라는 전제 역시 깔려있다.

실제 응답율과 해당 현안에 대한 편향성에 연관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편향성’ 문제를 제기하려면, 처음 설문조사 대상자로 선정된 9,231명의 성향에 대한 문제부터 짚고 넘어가야 한다.

제 부담금 및 회비를 납부한 ‘모범회원’ 9,231명 모두가 다 그렇지는 않겠지만, 이들은 면허신고 대상자 총 26,803명 중 제외된 1만7천여 명에 비해 제도권 내에 안정적으로 진입한 계층이고, 보수적인 성향일 가능성이 높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치협이 보도자료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응답자 중 30대 이하는 13.9%에 불과했다. 반면 40대는 35.8%, 50대는 39.0%나 응답에 참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전수설문조사 응답률이 30%에도 못미치지만, 일반적인 우편 전수설문조사 평균 응답률에 크게 상회한다는 점이다.

건치 관계자는 “짧은 기간에 우편 회수의 방식으로 한 것에 비추어 봤을 때 28.5%는 매우 높은 것이다. 보통은 10%대에 불과하다”며 “우편 회수 방식이었기에 이 정도지 모바일이나 인터넷으로 조사를 했다면 훨씬 높은 결과가 나왔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치협 관계자도 “지금까지 치협이 한 설문조사들은 평균 20% 초반대의 응답률을 나타냈는데, 이번은 짧은 기간을 고려하면 상당히 높다고 할 수 있다”며 “유선상 참여 독려 작업 등을 했더라면 40%대도 기록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김세영 협회장은 “대의원들의 역사적 결단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자도 대의원들이 전체 치과의사의 민의를 왜곡하는 일각의 호도에 휘둘리지 않을 거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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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2013-04-25 17:53:29
2/3인 66.7 퍼센트에 못 미치니 직선제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직선제, 선거인단제, 대의원제, 잘 모르겠다

이 네가지를 두고 64.8 퍼센트가 나온것입니다.


대의원총회할때 네 가지중 고르고 그중 어떤 하나가 2/3 나오면 통과시키나요?

어느것 하나를 제시하고 2/3가 나오면 통과시키는것입니다.


설문조사에서도 직선제 하나만 가지고 찬반을 물었으면 결과는 사뭇 달라졌겠지요.

더군다나 이번 설문조사는 50대가 가장 많은 응답율을 보인 상태에서 직선제가 저 정도

나온것은 대단한 수치입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치과의사들이 많이 응답한 직치련 설문조사의 직선제 찬성율 86퍼센트와

치협 설문조사의 직선제 찬성율 65퍼센트를 중간값으로 하면

그럭 저럭 75 퍼센트가 직선제를 찬성하는 셈입니다.

이상훈 2013-04-25 17:52:17
/3인 66.7 퍼센트에 못 미치니 직선제하지 않아도 된다??????


지금 직선제, 선거인단제, 대의원제, 잘 모르겠다

이 네가지를 두고 64.8 퍼센트가 나온것입니다.


대의원총회할때 네 가지중 고르고 그중 어떤 하나가 2/3 나오면 통과시키나요?

어느것 하나를 제시하고 2/3가 나오면 통과시키는것입니다.


설문조사에서도 직선제 하나만 가지고 찬반을 물었으면 결과는 사뭇 달라졌겠지요.

더군다나 이번 설문조사는 50대가 가장 많은 응답율을 보인 상태에서 직선제가 저 정도

나온것은 대단한 수치입니다.


상대적으로 젊은 치과의사들이 많이 응답한 직치련 설문조사의 직선제 찬성율 86퍼센트와

치협 설문조사의 직선제 찬성율 65퍼센트를 중간값으로 하면

그럭 저럭 75 퍼센트가 직선제를 찬성하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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