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치와 불평등의 만남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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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와 불평등의 만남 무엇이 문제인가?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3.05.3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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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치예방연구회, 26일 서울대치과병원서 ‘한국-핀란드 국제심포지엄’ …에바 소더링, 모자간 수직적 충치 감염 예방법 소개

 

충치는 사회적 불평등과 당연히 관계가 있다. 하지만 학문적 접근을 통해 결과를 도출한 적은 없었다. 이에 사회적 불평등이 구강건강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고, 왜 충치가 생기는지 사회과학적 접근을 통해 밝혀내려는 움직임이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충치예방연구회(회장 송학선 이하 충치연구회)는 지난 26일 서울대 치과병원에서 ‘제 5회 한국-핀란드 충치예방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충치의 전염경로 및 사회적 불평등이 구강건강에 미친 영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자겸염 차단부터 사회적 불평등 해소까지’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 1부 첫 번째 강연은  충치학의 세계적인 권위자인 핀란드의 에바 소더링 교수가 ‘뮤탄스균종의 전이’라는 주제로 뮤탄스균종의 존재 자체가 진정한 충치 발생 위험 요소가 아니지만, 감염경로를 통해 수직·수평 감염의 위험이 있음을 소개했다.

에바 소더링 교수는 “대부분의 연구에서 하루 5g 이상의 자일리톨을 섭취해야 뮤탄스균의 수와 충치 발생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뮤탄스균의 모자감염을 줄이기 위해서는 하루 세 번 이상 5g의 자일리톨을 섭취해야하며, 껌으로 섭취할 경우엔 최소 5분 이상 씹어야 한다. 특히 엄마나 베이비시터들은 자녀의 첫니가 자라기 전부터 2세가 될 때까지 꾸준히 자일리톨을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예바 교수는 “핀란드에서는 엄마와 자녀 모두 하루 5~6g의 자일리톨을 식후에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면서 “구강 내 뮤탄스균의 수직감염 예방 효과를 위해서는 가족들의 충치 예방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와 함께 체계적인 구강보건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 또한 자일리톨을 꾸준히 구매해 섭취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경북대 치의학전문대학원의 송근배 교수가 ‘뮤탄스의 모자감염과 예방’이란 주제를 발표했다. 송 교수는 충치 원인이 어머니라는데 주안점을 두고 실제 감염이 일어났는지를 파악하고, 또한 감염의 정도를 약화시키는 자일리톨의 역할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1부 강연이 끝난 후 진행된 2부 강연에선 사회적 불평등과 충치의 연관관계에 대해 집중 진단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2부 첫 번째 강연은 인제대학교 강신익 교수가 나서 ‘풍요와 불평등을 앓는 사람들: 생애경로의 관점에서 본 건강 불평등’이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강 교수는 “불평등은 건강과 사회문제의 가장 강력한 예측 지표”라며 “정신질환, 마약, 유아 사망률, 살인, 비만, 10대 임신 등 건강과 사회 문제를 야기하는 불평등을 해소할 사회구조적 변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또한 강 교수는“마찬가지로 충치의 원인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원인균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문제”라며 “가난한 아이들은 치과치료를 받지 못하고 구강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없는 구강 건강 불평등을 해소할 방안 마련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이어 강릉원주대학교 정세환 교수가 ‘사회적 불평등과 구강건강’을 주제로 ▲구강건강 불평등의 개념 ▲구강건강 불평등의 현황 ▲구강건강 불평등의 발생 기제 ▲구강건강 불평등의 해결전략을 발표했다.

정세환 교수는 “국내 구강건강 불평등 현황 보고에서 나타나듯 연령계층별 소득수준과 교육수준에 따라 우식 유병률에 차이가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도 불평등이 관찰되며, 그 수준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해결방안으로 ▲사회경제적 맥락과 위치에 대한 개입 ▲폭로의 차이에 대한 개입 ▲취약성의 차이에 대한 개입 등을 제시했다.

먼저 사회경제적 맥락과 위치에 대한 개입은 ▲수불사업, 건강한 음식공급 금연 등을 뒷받침할 수 있는 공공정책과 제도 ▲불소 세치제와 칫솔에 부과된 세금 면제 혹은 감세 ▲금연과 건강한 음식공급에 영향을 미치는 가격정책 ▲구강보건의료 지원과 기회의 불평등에 개입 등을 제시했다.

또한 폭로의 차이에 대한 개입으론 ▲건강한 행동 촉진을 위한 담배·음식과 음료 포장의 성분 표기 강화 ▲건강증진 학교와 같이 건강한 장을 촉진하는 각종 수단 확대 ▲우유와 소금 불소화 사업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제공 ▲접촉성 운동 중 구강보호기의 사용 등을 제시했으며, 취약성의 차이에 대한 개입으론 ▲공공 영역의 치과 의료체계 강화를 위한 구강보건센터 설립 ▲장애인 치과병원 설립 등의 시설확충과 인력 및 재정확충 등을 피력했다.

이어 한양여대 황윤숙 교수는 ‘충치 예방 교육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함께 나아갈 길’을 주제로 구강건강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제시했다.

충치연구회 송학선 회장은 “사회적 불평등이 충치의 한 원인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었지만 학문적으로 연구가 이뤄진 적은 없다”며 “오늘의 발표가 이후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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