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위 노동자들 다시 땅으로 내려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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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위 노동자들 다시 땅으로 내려오다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3.08.0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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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 296일 만에 고공농성 해제…보건연합, "무사히 내려온 노동자들과 함께 비정규직 투쟁 함께하겠다"

 

“비정규직이 적어질수록 노동자들이 더 건강하게 일 할 수 있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집행위원장 김정범 이하 보건연합)은 지난 8일, 296일간 고공농성을 진행한 현대차 비정규직지회의 천의봉·최병승 두 조합원의 철탑농성 해제와 관련해 논평을 발표했다.

▲ 현대차 울산공장 명촌주차장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벌여온 비정규직 해고자 왼쪽부터 천의봉, 최병승

보건연합은 “비정규직 문제를 의제화하는데 기여하고, 다시금 희망버스를 출발시킨 두 노동자에게 경의를 보낸다”며 “무사히 철탑을 내려와 다행이라 생각하고, 계속해서 연대하겠다”고지지 의사를 밝혔다.

또한 보건연합은 비정규직 불법파견을 남발하는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공안탄압을 자행하는 정부도 비판했다.

보건연합은 “정몽구 회장은 불법파견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확정판결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또한 사측의 불법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하지 않는 이 나라의 공권력은 그 불법을 바로잡으려는 희망버스의 정당한 투쟁에 대해서는 어김없이 탄압을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보건연합에 따르면 비정규직 노동자가 정규직 노동자에 비해 건강 수준이 낮고 사망률도 더 높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여러 나라에서 보고된 바 있다. 이는 바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일상적으로 경험하고 있는 다양한 사회경제적 불평등 때문이다.

또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고용에 있어서의 불안 때문에 위험과 불건강을 감수하고서라도 노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상대적으로 저임금이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장시간 노동과 높은 노동 강도를 감내해야 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정규직에 비해 위험하고 유해한 작업 환경에 더 많이 노출된다.

보건연합은 “현대차 불법파견 문제가 전혀 해결되지 않은데다 사측은 기만적인 신규채용이나 폭력적 대응으로만 일관하고 있기 때문에, 희망버스를 비롯한 투쟁이 계속되는 것은 당연하다”며 “우리 보건의료인들도 더 많은 노동자들이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작업장을 만들기 위해 폭염보다 더 뜨거운 분노로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에 함께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한편, 천의봉 최병승 두 조합원은 작년 10월 17일 불법파견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철탑 고공농성에 돌입했으며, 이후 296일간 정문 앞 철탑위에서 고공농성을 진행했다.

고공농성을 마친 두 노동자는 기자회견을 갖고 “296일 동안 고공에서 바라본 한국사회는 절망으로 가득했지만 지긋지긋한 이 땅을 밟고 다시 한 번 싸우겠다”며 “최소한의 양심을 믿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비정규직 투쟁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피력했다.

천의봉씨는 철탑에서 내려오기 2주 전부터 허리통증을 호소했으며, 결막염으로 눈에도 이상이 있는 등 오랜 고공농성으로 건강에도 이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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