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치의 불만족 '치과의료체계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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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치의 불만족 '치과의료체계 개선' 필요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3.11.14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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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료관리학회, 추계학술대회서 위기의 치과계 대안 모색…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10%대 공공치과의료 확충 등 제시

 

대한치과의료관리학회 2103 추계학술대회가 지난 9일 오후 4시부터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1층 강의실에서 개최됐다.

건치신문과 (가칭)대한치과보험학회 후원으로 진행된 이날 학술대회는 6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학회 법제이사인 양승욱 변호사의 사회로 3개의 주제발표와 패널토의 종합토의가 이어졌다.

 
먼저, 서울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의료관리학교실 김명기 교수의 좌장으로 진행된 주제발표 시간에는 건치신문 전양호 편집국장이 ‘각종 지표를 통해 본 한국 치과계’를, 대한치과보험학회 김용진 기획·편집이사가 ‘비전이 없는 한국 치과건강보험’을, 원광 치대 신호성 교수가 ‘국민의 치과의료 접근성과 보장성’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먼저, 전양호 편집국장은 건치신문에서 5차례에 걸쳐 연재된 ‘대한민국 치과계는 위기인가’를 주제로 한 동네치과 살리기 기획에서 제시된 한국 치과계의 주요 지표들을 설명하고 “국민들과 치과의사들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로서의 동네치과 역할을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피력했다.

전 국장은 “낮은 치과수가와 낮은 보장성을 극복하고, 왜곡된 진료행태를 바로잡아 구강건강 불평등을 완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건강보험 진료를 통해 최소한의 경영이 가능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 대한치과보험학회 양정강 회장의 축사 모습. 사회를 맡은 양승욱 변호사와 1부 좌장을 맡은 김명기 교수
또한 전 국장은 “동네치과는 예방 중심, 주치의 개념의 일차의료를 담당하며 국민들의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정부는 치과의료체계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개입을,대학은 일차의료중심의 교육을, 치협은 동네치과 생존모델 연구 및 갈등 조정을 위한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에 나선 김용진 이사는 예방과 치주관리 중심으로 운영하면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춘 치과의 모델을 제시하며 “세계 5위의 치과의사 1인당 치과진료비, 31.3%에 불과한 치과이용률 등을 감안하면 건강보험 치과 보장성 확대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또한 김 이사는 “비급여보다 예방과 치주관리 중심의 보험급여진료로의 진료패턴의 변화가 경영에도 유의미하다”면서 “치과 급여 확대는 저소득층의 치과의료이용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한국의 치과건강보험은 무정책·무부서·무관심 3무와 저수가·저보장성·저공공의료 3저, 치과의사수·본인부담률·구강건강불평등 3고로 특징지어질 수 있다”며 “무엇보다 정부의 관심과 정책, 특히 건강보험 진료를 늘리고 수가를 적절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주베발표를 진행한 건치신문 전양호 편집국장, 치과보험학회 김용진 기획이사, 의료관리학회 신호성 회장
세 번째 발표에 나선 신호성 교수는 “우리나라는 국민의료비가 GDP 대비 7.4%이고, 그 비중이 급속도로 높아지고 있지만, 치과의료비는 6조7천억여 원에 불과하며, 특히 그 중 84.7%가 국민 호주머니에서 나오는 것”이라며 “이러한 낮은 보장성과 접근성으로 우리나라 구강건강 수준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신 교수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구강건강 척도인 12세 아동의 평균 충치경험치아수는 우리나라가 3.3개로 세계 평균인 1.6개보다 배이상 높다”며 “65세 이상 노인의 치주질환 유병률도 무려 92%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신 교수는 “대부분을 민영에 맡기고 있는 미국조차 Medicaid라는 저소득층을 위한 공적의료보험과 SCHIP라는 아동을 위한 공적의료보험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호주의 경우도 별도의 정액교부금(Block Grant) 방식의 치과의료보험을 운영하고, 만성질환자에게는 포괄적인 치과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치과의료접근성과 보장성을 높이기 위한 해외사례를 제시했다.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의 좌장으로 진행된 ‘대안은 시스템·패러다임의 변화다’를 주제로 한 패널토의에서는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대학 정세환 교수와 대한치과건강보험협회 김영삼 대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GD팀 윤충상 위원, 대한치과개원의협회 이경록 전 대변인이 토론을 진행했다.

 
먼저 정세환 교수는 “지난 선거정국에서 임플란트 급여화가 제시됐는데, 상당히 우려를 갖고 있다. 섣부른 대처가 더 큰 화를 가져올 수 있다”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예방과 관리, 적정수가, 윤리진료 등을 강조하는데 현 시스템 하에서는 기대하기 힘들다. 왜곡된 체계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 교수는 “우리나라의 ‘소수 대상’ ‘고가 전문 진료방식’이라는 치과의료 체계는 뚜렷한 한계에 직면했다. 이용자의 개별 부담이 가중되는 데도 치과의사 소득이 하락하는 쌍끌이 위기가 이를 입증한다”면서 “따라서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유력한 방도로써 소수가 아닌 모두가 지속적으로 이용하는 체계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정 교수는 “체계 변화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며 현실화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을 우선적으로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며 “아동·청소년 치과주치의제 도입이 이러한 조건을 충족시키는 유력한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정 교수는 “새로운 체계로의 개편 성공여부는 초기 동력의 확보가 매우 중요한데, 인력과 기관을 공공부문을 통해 확보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며 “학교 및 보건소 구강보건실(센터), 보건의료원 치과, 장애인 구강진료센터, 국․공립 병원의 공공 구강진료센터 등의 확대와 치과의사 인력 충원을 통한 기능 강화가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 패널토의에 나선 정세환 교수와 김영삼 원장, 이경록 원장, 윤충상 원장
두 번째 토론에 나선 김영삼 대표는 “치과건강보험이 일반건강보험에서 따로 독립해, 독립된 법규에 의해 독립된 예산으로 운영되지 않는 상황에서 무작정적인 보장성 확대는 의미가 없을 수 있다”며 치과건강보험 독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별도의 치과건강보험 독립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가 현실화 등을 위해 차라리 의과처럼 다수 전문의로 가는 게 낫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그 이유로 다수의 전문의제가 ▲진료과목별로 별도의 진찰료 산정 ▲각종 가산을 받을 수 있는 법적인 근거 ▲비현실적인 진료과목 수가의 현실화 등 치과계 파이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

김 대표는 “치과파이를 키울 수 있는 데에는 건강보험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아울러 전문의제도도 이러한 우리의 영역을 지키는 튼튼한 버팀목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피력했다.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경록 원장은 ▲의료에 대한 관점 정립 ▲수가 현실화에서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의료를 공공의 개념이 아닌 시장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정부의 관점부터 바꾸지 않으면 대안을 찾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의료선진화는 장사 잘하는 병원 양성이 아니라 의료기술과 학문적 발전을 기반으로 한 오남용 없는 의료체계 정착을 의미한다”며 “그러나 정부는 의료에 대한 기본적 인식이 잘못됐기 때문에 영리병원 허용 등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또한 이 원장은 “앞의 발표자들은 건강보험 진료를 강조했는데, 한국의 의료보험은 보험만 열심히 하면 망하는 시스템”이라며 “영국은 공공의 영역인데도 의료비가 우리나라보다 비싸고, 사회주의 의료제도인 쿠바도 한국에서 9만원인 신경치료비가 21만원이다. 우리나라보다 싼 치과수가는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가 없다”고 피력했다.

아울러 이 원장은 “외국은 민간보험에 맡긴다고 해도 공공의 인식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같이 돈벌이로 몰지는 않는다”면서 “공공의 영역으로 인식하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 국민들은 몰라도 의료인들만은 알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토론에 나선 윤충상 원장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위한 동네치과’를 대안모델로 제시하고 “환자와의 지속적인 관계 구축을 통한 치료 중심이 아니라 계속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이 강화된 임상패러다임의 구축이 동네치과 3.0의 상”이라고 설명했다.

윤 원장은 “동네치과는 변화하고 있다. 이제는 사거리에 4개의 치과가 있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됐다. 때문에 시장경쟁체계 안에서 이해하고 적응해야 한다”며 “치과계 현안문제 및 위기에 대한 접근보다는 실제 치과의사이자 병원을 경영하는 개원의로서 치과의료시장의 변화의 측면에서 생각해봐야 한다”고 피력했다.

또한 윤 원장은 “3.0시대의 환자는 영리한 소비자를 뛰어넘어 전인적 인간으로 인식하고 ’참여와 가치 중심적 능동적 소비자‘로 받아들여진다”면서 “동네치과 3.0은 위기의 대안이 아닌 기존의 약화돼 있던 예방과 계속 구강건강관리를 통한 환자와의 관계를 통한 지속가능한 치과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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