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개인정보 다국적 기업에 유출
상태바
환자 개인정보 다국적 기업에 유출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3.12.12 15: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약학정보원, 다국적기업에 개인정보 유출 혐의 압수수색…정신질환·AIDS 환자 등 정보유출 시 심각한 ‘인권침해

 

검찰이 지난 11일 재단법인 약학정보원을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는 지난 11일 의약품 성분을 비롯해 안정성, 복약정보 등 의약품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표로 설립된 약학정보원이 환자의 개인정보를 불법 유출한 혐의를 잡고 11일 전격 압수수색을 벌였다.
 
약학정보원은 의학관련 DB 구축과 의학관련 사업을 위해 만들어진 비영리 공익 재단법인으로 기본의약품 정보 및 의약품 이미지정보, 정부연구용역사업, 표준의약품정보 제공사업, 약국관리프로그램 개발 등의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검찰이 수사 중인 자료에는 병원과 약국정보는 물론 환자의 진단명과 심지어 처방받은 약물까지 정확하게 적혀 있었으며, 이렇게 불법 수집된 의료정보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확인된 것만 약 300만 건에 달하고, 수사가 끝나면 훨씬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약학정보원이 이렇게 정보를 모으고 유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약국에 전산망을 설치하면서 그 안에 시스템을 만들어 놓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민간이 개인 의료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다.
 
약학정보원은 이렇게 수집한 개인 정보를 다국적 정보회사에 넘긴 것으로 드러났으며, 다국적 정보회사는 이 정보를 다시 가공해 국내 수십 개의 제약회사에 넘긴 것으로 수사결과 밝혀졌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돈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이다.
 
정보가 유출된 곳으로 지목된 기업은 다국적기업 IMS헬스코리아다. 검찰은 같은 날, IMS 헬스코리아에도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렇다면 환자정보를 유출했다고 의심받는 약학정보원이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IMS 헬스코리아 어떤 기업일까.
 
IMS헬스코리아는 다국적기업으로 제약업계 시장 조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다.
 
제약회사 등을 대상으로 의약품의 처방액, 매출현황, 도매유통 수량 등 시장 경향을 파악하는데 유용하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내 대부분의 제약회사들은 자사의 제품 뿐 아니라 타사의 정보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고가의 금액을 내고 이 업체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대한의사협회 송형근 상근부회장은 “정신질환 혹은 난치병 등 인식이 좋지 않은 병에 걸린 환자의 개인정보가 노출된다고 하면 그건 인권침해수준 정도까지 갈 수 있는 사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에 약학정보원은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정보를 관리하는 업체로서 이 같은 사건에 휘말린 것 자체만으로도 치명적이기 때문이다.
 
약학정보원 관계자는 "검찰 수사에 성실히 협조했으며 개인정보관리법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받았다고 말할 수 있다. 또한, 약학정보원이 타깃이 아니고 참고인 성격으로 조사를 받았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정보를 관리하는 업체로서 굉장히 치명적이다. 존폐 위기에까지 놓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사실 관계를 빨리 파악할 수 있도록 검찰 수사에 협조했다"고 설명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