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의료원 환자·유가족 “홍준표 심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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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의료원 환자·유가족 “홍준표 심판하자”
  • 이두찬 기자
  • 승인 2014.04.1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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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다시 진주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피력…야권 도지사 후보 3인 “당선 시 진주의료재개원 하겠다” 약속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한 퇴원 환자와 유가족, 관련 시민단체가 6.4 지방선거에서 홍준표 경남지사를 심판해 줄 것을 호소했다.

 

‘진주의료원 강제퇴원 환자와 유가족 모임’과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경남운동본부’ 등은 지난 9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진주의료원으로 되돌아가고 싶다”며 “도민의 생명을 빼앗은 홍준표 지사를 심판하자”고 피력했다.

이들은  “공공병원인 진주의료원은 몸을 의지할 수 있는 ‘기댈 곳’이었다며”며, “홍 지사의 말 한마디에 환자를 강제로 내보내기 위해 약품공급을 끓고 의사 계약도 해지하고 공무원을 동원해 퇴원을 강요하던 그 때의 불안감은 지금도 가슴 떨리는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들은 병원에서 강제로 쫓겨나고 가족을 잃은 유가족에게 진정어린 사과 한마디라도 했다면 이렇게 억울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홍 지사에게 진주의료원 환자는 폐업을 위한 걸림돌이고 치워야 할 대상이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들은 “국가인권위에서는 명백한 인권침해로 결론 내렸으며, 대통령과 국회까지 나서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촉구했는데 홍 지사는 오히려 의료원 건물을 도청 서부청사로 활용하겠다고 한다”며, “지금 환자들과 유가족들은 홍 지사가 또다시 경남지사 후보로 나서서 진주의료원 폐업을 잘한 일이라고 주장하고 도민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 속에 있다”고 피력했다.

우리는 다시 의료원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박광희 목사와 이갑상(80), 서해석(79)씨가 참여했다. 박광희 목사는 어머니가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다가 퇴원한 뒤 사망했다. 혼자 살며 심장병 등을 앓고 있는 이갑상씨는 지금 사천의 한 병원에 입원하고 있다.

서해석씨도 혼자 살며 고혈압, 당뇨, 간경화 등을 앓고 있다. 서씨는 진주의료원에서 퇴원한 뒤 진주의 한 병원과 노인요양병원에서 한 달씩 입원해 있다가 지금은 외래진료를 받고 있다.

김재명 경남대책위 공동대표는 "홍준표 지사가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지 1년이 지났지만, 강제퇴원 당했던 환자들은 사망했거나 아직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며 "그런데 홍 지사는 아무런 죄책감 없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기겠다고 자신의 야욕만 부리고 있다"고 말했다.

서해석씨도 "13년 동안 진주의료원에 입원해 있었는데, 지금은 돌봐주는 사람도 없이 혼자 집에서 지내고 있다"며 "2012년 12월 보궐선거에서 당선했던 지사가 2개월 만에 진주의료원의 목을 친 것은 민주주의와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서씨는 "홍 지사는 진주의료원 빚 때문에 문을 닫는다고 했지만, 경남도가 1년 동안 문을 닫아서 얼마나 재정이 늘어났는지 모르겠다"며 "104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진주의료원이었고, 거기서 나온 뒤 두어 번 가보기도 했으며, 굶주리고 가난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쉽게 갈 수 있는 진주의료원이 다시 문을 열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장병을 앓고 있는 이갑상씨 역시 “진주의료원이 도립병원이던 시절부터 22년간 입원해 오고 있었다”며, “홍 지사를 생각하면 이가 갈린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천의 모 병원에 입원해 있는 이 씨는 “진주의료원에서는 매달 18~20만 원가량의 치료비가 나왔지만 지금은 37만원 가량이 나와 매달 20여만원의 병원비를 아들이 지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씨는 “진주의료원이 하루 빨리 재개원하면 다시 돌아가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자신 스스로 '지방선거에서 심판을 받겠다'고 한 만큼, 우리 도민의 이름으로 도민의 생명을 빼앗은 홍준표 지사를 심판하자"며 "그래서 병원은 도민 곁으로, 환자는 병원으로, 직원은 일터로, 홍준표는 자기가 그렇게 가고 싶어 하는 서울로 하루빨리 돌아가서 모두 제자리를 찾아가는 시간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에 따르면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200여 명의 환자들이 강제퇴원 당했고, 이후 40여명의 환자들이 사망했다. 또한 보건노조가 최근에 실시한 진주의료원 퇴원환자 실태조사에서는 조사대상의 97%가 진주의료원의 재개원을 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왼쪽부터 강병기 통합진보당 후보, 차윤재 진주의료원 재개원 경남운동본부 공동대표, 박석용 보건의료노조 진주의료원 지부장, 정영훈, 김경수 새정치민주연합 후보

한편, 야권 경남지사 예비후보들은 오늘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의료민영화 저지와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경남운동본부’와 진주의료원 재개원 협약식을 맺었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정영훈 예비후보와 통합진보당 강병기 예비후보는 ▲당선되면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위한 조치를 시행한다 ▲공공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한다 ▲보건의료 및 공공의료 전문가, 시민사회단체, 지역주민,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협의기구를 구성해 재개원 방안을 마련한다는 3개 항에 합의했다.

경남운동본부는 새누리당 홍준표, 박완수 예비후보 2명에게도 똑같은 내용을 제안했으나 아무런 답변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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