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설] 한쪽 눈 감고, 한쪽 귀 닫은 청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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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한쪽 눈 감고, 한쪽 귀 닫은 청와대
  • 김용진
  • 승인 2005.06.0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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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추진, 전 국민적 반대운동 전개되어야

▲ 지난달 18일 열린 영리법인화 반대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청와대의 정책이 완전히 재벌 삼성의 정책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시민사회단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지난달 18일 시민사회단체가 병원 영리법인 허용 반대 기자회견을 한 뒤, 청와대 정책수석실에서 이들 시민단체들과 만나자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생각보다 상당히 많은 단체들이 빠른 시일내에 반대입장을 행동에 옮기자 청와대에서도 문제의 심각성에 대해 인식을 한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가 생긴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는 오산이었다. 청와대는 이미 한쪽 눈을 감고, 한쪽 귀는 닫아 걸고 있었다.

지난달 21일 보건연합의 우석균 정책국장을 비롯해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최민희 민언련 사무총장 등 3인의 시민단체 일꾼들이 청와대 김병준 정책수석과 황인성 시민참여수석, 이동호 보좌관을 함께 만났다.

그런데 이 자리는 시민단체의 기대와는 달리, 시민단체의 의견을 듣는 것이 아니라, 김병준 정책수석이 자신들의 견해를 일방적으로 피력하는 자리가 되고 말았다 한다.

보건연합 운영위원회에 우석균 실장이 보고한 내용을 실제 대화 형식으로 재구성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김병준 시민사회단체들이 건강보험이 두동강 난다고 걱정하는 거 다 안다. 그렇지만 우리도 전면적으로 영리법인 병원을 허용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제주도같은 특수 지역이나 치과나 성형외과, 척추전문병원 등 일부과목의 병원이나 장기이식수술 등 한국이 선진기술을 갖고 있는 부분을 영리화해 실험을 해보고 이를 바탕으로 추진하려는 것이다. 그리고 보건복지부가 발표에서 '영리법인'이라는 말은 한마디도 안꺼냈는데 과민반응하는 것 아니냐?

시민단체 그럼, 병원에 자본참여를 한다는 게 영리법인화를 이야기하는 것이지, 다른 뭐가 있는가?

김병준 ......

김병준 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문제는 10년 뒤에 무엇을 먹고 사느냐는 것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님도 말씀하셨듯이 10년 뒤 어디에 투자할지가 막막하다는 게 우리의 문제이다

시민단체 (이건희 회장님 운운에 어이없어 하면서) IT, NT, BT 등에 투자하면 되지 않느냐?

김병준 바로 BT와 영리병원화가 관계가 있다. 그리고 향후 주요성장동력은 서비스산업이 될 것이다. 지금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는 자본이 400조가 있다. 정부는 이 400조의 자본이 제대로 투자될 수 있는 곳을 찾아주어야 한다.

20년전 공대에 우수인력이 갔다. 그들이 우리나라를 지금까지 먹여 살렸다. 지금은 의료계로 간다. 그들이 앞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거다. 공공의료 확충안된다고 해서 일부 의료의 산업적 성격을 발전시키지 못할 수는 없다. 공공의료를 4조원 들여 확충하면서 일부를 자본참여하자는 것이다.

시민단체 공공의료 4조원 말 잘 꺼냈다. 공공의료 4조원 따져보면 기존에 하던 것에서 얼마 보태주는 거 없고, 기획예산처는 주던 건강보험지원분마저 깎고 있다.

김병준 그러냐? 그 부분은 검토해보겠다. 해외환자유치가 안된다고 하는데, 유치할 수 있다. 부산에 일본사람들 치과치료하러 얼마나 오는지 알고 있느냐? 싱가포르의 예를 봐라.

시민단체 하지만 싱가포르는 우리나라와는 반대로 공공의료가 80%이고, 싱가포르는 외국환자 유치보다 중국에 현지병원 설립하려 하고 있다. 이 사실은 알고 있느냐?

김병준 ......하지만, 영리법인 허용 안해서 모든 의사들을 도둑으로 만들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시민단체 민간보험회사, 특히 삼성생명의 논리를 대변하는 것 같다. 현정부가 삼성유착정부 아니냐.

김병준 삼성과의 유착이라 이야기하는데, 삼성 사람 만나본 적도 없고, 삼성의 연구보고서 읽은 적도 없다.

시민단체 서비스산업화론을 제일 처음 주장한 곳이 삼성경제연구소이다.

김병준 ......

김병준 문제는 10년 뒤에 무엇을 먹고 사는가 이다. 이에 대해 건설적 대안을 내놓으면 충분히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

시민단체 최소한 일방적으로 밀어붙이지는 말라. 공론화의 장이 필요하다.

김병준공론화의 장을 만들겠다. 그냥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보건연합에서는 이날 대화를 통해 영리법인화라는 정부의 방침은 이미 정해져 있고, 확정 발표까지의 정해진 수순을 밟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청와대는 자신들이 하는 일의 파장을 모르고 있다. 그야말로 빈대 잡으려다가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이제 영리법인화문제는 운동진영의 저항의 정도에 달려있다. 이 문제는 보건의료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건과 복지에 대한 국민의 권리를 자본에 빼았기는가, 아니면  국민의 것으로 지켜내는 가의 문제이다. 전 국민적인 반대운동이 전개되어야만 한다.

김용진(건치 집행위원장. 성남 남서울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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