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산업화' 위한 대가로 전락" 위험
상태바
"'의료산업화' 위한 대가로 전락" 위험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5.06.11 00:00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복지부 '공공보건의료 확충 대책안' 진단해 보니

▲ 경북 의대 감신 교수가 복지부 대책안의 문제점을 설명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5일 발표한 '공공보건의료 확충 종합대책안'(이하 대책안)이 "의료시장 개방이나 의료산업화를 위한 전제나 대가로 전락할 위험성이 크다"는 진단을 받았다.

경북 의대 감신 교수(의료연대회의 정책위원)는 지난 8일 오후 3시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의료연대회의와 현애자의원실 공동 주최로 열린 "'공공의료확충, 4조원'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대책안에서는 공공보건의료 확충과 의료산업화의 병행 추진을 제시하고 있다"면서 "의료산업화가 세계적인 추세에 따르는 것이라고 인정하더라도 공공보건의료 확충은 중심이 되어야지, 의료산업화의 보완책이 돼서는 안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감신 교수는 "이번에 제시된 대책안이 관계부처와 합동으로 작성되는 등 나름대로 의미가 있고, 늦게나마 마련된 것만으로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공공보건의료를 30%까지 확충하겠다는 확고한 의지나 실현방안 등은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대책안에서는 "공공보건의료가 기능 면에서 전체 의료 중 30%의 역할을 해야한다"는 뉘앙스를 풍기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감 교수는 "30%의 개념은 기능이나 역할 중심이 아니라 그 실체가 30%가 돼야 한다"면서 "대책안에서도 제시하고 있는 중앙과 지역, 기초를 잇는 공공보건의료체계가 전체 의료의 30% 이상으로 구축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감 교수는 이날 토론회에서 이와 같이 대책안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한편, 우리나라 보건의료 공급부문의 문제점과 구조개혁의 필요성을 역설했으며, 재원조달 방안 등 실제 공공보건의료 30% 확충을 위한 구체적인 실현방안(분석기사 참조)을 제시키도 했다.

이어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과 박민수 과장과 민주노총 김태현 정책실장, 건강세상네트워크 조경애 공동대표 등이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지정토론에서도 지정토론자들에 의해 대책안이 안고 있는 무수한 문제점들이 노출됐다.

첫 번째 지정토론에 나선 중앙 의대 이원영 교수는 "정부가 의료산업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보완책'으로 접근했다면, 이는 정책적 가치 충동을 내포하고 있다"면서 "궁극적인 정책적 목표가 명확하지 않아, 각각의 하위정책목표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전략들의 타당성이 결여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 교수는 "향후 4조원 이상의 정부 예산의 투자대상이 되는 공공의료 범위에 대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면서 "구체적인 재원조달 계획이나, 각 항목별 재정투자계획이 제시돼 있지 않아 실현될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피력했다.

안산시 단원보건소 박찬병 소장도 "지역거점 병원을 육성해 만성질환, 재활병상 등 민간의료가 꺼려하는 진료 위주로 차별화를 시키겠다는 발상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이는 운영에 경제적인 어려움을 초래케 하고 또 다시 경영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누명을 씌울 함정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하는 등 공공의료 현장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키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재봉 2005-06-15 15:08:20
그나마 교수 신분으로 남았기 때문에 연구를 하고 교육을 하면서 진료를 하는데 보건복지부로 가져가 대학병원을 국립의료원 산하로 집어 넣는다는것은 천부당 만부당 한 이야기 인것 같다.

더더욱 치과의사들의 공공의료 부분은 논의 조차 하지 못하고 있으니 치의학 전문대학원으로 전환하고 분리 독립하여 자력 갱생을 하려는 서울대 치과병원의 입장은 답답하기만 하다.

좀더 많은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이행되어야 할 정책인것 같다.

한영철 2005-06-13 14:48:30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저는 이제 어련히 잘 되려니 하고 있었는데 새정부가 들어서도 똑같은 행태로 나타나는 것이 한심하기까지 합니다. 어찌보면 구강보건의료의 경우는 더 악화되고 있는 현실에 울분이 솟는 것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정말 종합적이고 장기적인 계획하에 하나하나 고쳐 나가야 할 시범에 온 것같습니다.

박덕영 2005-06-13 13:06:16
국립대병원과 관련한 대책의 내용만 보더라도 현실성이 없습니다.
경영혁신 등의 미명 하에 국립대가 사립대와 구분될 여지를 없앤 것이 정부입니다.
공공의료 확충의 당근으로 설정해 놓은 것은 시설과 장비입니다.
시설 장비 확충해줘봤자 경영자립도에 목매야 되는 국립대병원의 현실이라면 재정적 저부가가치 진료나 사업은 설 자리가 없습니다.
그나마 재정지원도 투융자를 통한 지원입니다. 이거 공짜 돈 아니거든요. 갚아야 되는 돈입니다. 한마디로 졸속티가 너무도 드러납니다.
물론 무엇보다 큰 문제는 "구강보건진료" 부문은 눈을 씻고 들여다봐도 안 보인다는 것이고요.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