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 중 성희롱 '설명의무'로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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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 진료 중 성희롱 '설명의무'로 예방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4.09.25 2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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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안내서 첫 발간…성희롱 판단기준‧예방책‧대처방법 등 수록

 

최근 의료기관 이용자들이 진료과정에서 성적 수치심을 느껴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2013년 진료과정의 성희룡 예방기준 마련을 위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의료기관 이용자 응답자 중 11.8%가 진료 시 성적 불쾌감이나 수치심을 느꼈다고 답했는데, 의료진들은 진료에 필요한 언동이 성희롱으로 오해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답변해 인식차를 드러냈다.

이처럼 뚜렷한 인식 격차를 줄이기 위한 예방책은 없을까?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현병철 이하 인권위)가 진료과정 중 의료진과 환자간의 성희롱 발생을 예방키 위해 지난 17일 첫 발간한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안내서』에서 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참고로 인권위는 업무, 고용, 그 밖에 관계에서 공공기관의 종사자, 사용자 또는 근로자가 그 직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한 ‘업무관령성’에 있어 성적 언동 등으로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 그리고 성적 언동 또는 요구에 대한 불응을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를 따르는 조건으로 이익을 주는 행위 등을 성희롱이라 정의하고 있다.

여기서 업무관련성이란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해’ 성희롱 행위를 한 남녀 모두가 행위자가 될 수 있는데, 의료기관에서는 의료진과 의료기관 이용자의 업무관련성이 인정된다. 진료과정이라는 전문분야의 속성상 의료기관 이용자인 환자는 의료진에 대해 권력관계에서 낮은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고, 건강상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로, 의료진이 그 지위를 이용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이에 인건위는 의료진의 성적인 말과 행동으로 ▲의료기관 이용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는 경우 ▲성적인 말과 행동을 받아들이지 않아 진료상 불이익을 주는 경우 ▲성적인 말과 행동을 받아들여 진료상 혜택을 주는 경우의 세 가지 중 하나만 해당돼도 진료과정에서의 성희롱으로 인정된다고 설명한다.


환자 배려‧존중 우선…“저항보단 개선부터”

육체적 행위나, 언어적 행위에 관한 성적 언동에 대해서는 다수가 쉽게 인식을 같이 한다. 그러나 시각적 행위와 그 외 사회 통념상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인식차를 좁히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저는 성소수자인데요, 산부인과에 검진을 받으러 갔는데 의사 선생님이 저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을 비하하면서 여성은 출산을 해야 건강해진다고 말했어요!”

- 인권위 진료과정 성희롱 예방안내서 사례집 중 -

의료진은 환자에게 두려움이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한 ‘농담’ 내지 의학적 ‘조언’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지만, 진료과정을 잘 알지 못하는 환자는 의료진의 갑작스런 질문이나 농담으로 인해 성적 수치심을 느낄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는 게 안내서 상의 설명이다.

특히 신체 부위 진료 시에는 진료과정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설명한 후 환자의 인격을 존중하는 표현을 사용하고, 신체(性)에 대한 개인적인 평을 덧붙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그 지침이다.

즉, 환자가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신체 부위를 진료할 때는 촉진 부위와 그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동의를 얻어, 환자가 어떤 검사나 치료가 진행될지 예측하고 그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불쾌감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

이는 치과의료기관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실제로 성적 수치심을 경험했던 진료과목이나 기관 중 치과(20.3%)가 다섯 번째로 손꼽히기도 했는데, 진료 시 환자의 신체와 가까운 거리에서 밀착진료가 이뤄지기 때문에 환자가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인권위는 안내서를 통해 “진료과정에 대한 충분한 설명으로 환자를 이해시키고, 환자가 불편함이나 불쾌함을 호소할 경우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개선하는 등 환자에 대한 존중이 필요하다”고 조언하고 있으며, ‘우리는 의료인일 뿐인데 왜 이성으로 생각하느냐’ 등의 반응은 오히려 환자의 불쾌감을 가중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치과진료의 특성 상 신체접촉이 우려될 땐 의료진이 먼저 "불편한 곳은 없으세요?"라고 묻는 습관을 갖는 것도 환자 배려의 한 방법일 것이다.


샤프롱제도 등 상호보호 예방책도 고려

또 의료기관에서는 진료과정에서의 성희롱 예방 지침을 마련하고 진료과정 성희롱 피해구제 절차를 마련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일 수 있다. 환자들이 성적 굴욕감이나 수치심을 느끼지 않도록 차폐시설 등을 정비하는 것도 의료기관의 역할이다.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의료인단체에서는 의료진 윤리규정에 성희롱 예방 및 규제 내용을 반드시 포함시키고, 진료과목 특색에 맞는 진료과정에서의 주의사항에 대해 성희롱 예방가이드를 마련하는 것도 한 방책이다.

미국의사회와 영국의사회에서는 ‘샤프롱(Chaperone) 제도’를 도입해 예방하는 경우도 있다. 샤프롱이란 진료실이나 검사실에서 여성‧미성년자‧지적장애 환자 등을 진료할 때 가족이나 보호자, 간호사 등이 함께 있게 함으로써 환자를 안심시키고 진료 중 발생할 수 있는 성범죄 행위 등을 사전에 방지하는 제도다. 환자보호는 물론 의료분쟁이 발생할 때 의사들을 보호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한편, 인권위는 이번 첫 안내서를 통해 성희롱에 대한 판단기준을 명확하게 알리고, 환자와 의료진 사이의 인식격차를 줄이기 위해 홈페이지(http://humanrights.go.kr/ 인권정보‧정책>공보‧발간자료>일반단행본)에서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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