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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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 신이철
  • 승인 2014.10.06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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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철 원장의 '영화 한줄평' ⑤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의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1. 오랜만에 페북에 접속했지만 여전히 좋은 소식은 없다. 세월호 유가족의 아픔은 더해가고 SNS도 사찰의 표적이 되었다. 나라는 반쪽이 되어 미쳐 돌아가고 서북청년단이 날뛴다. "미련없이 떠나고 싶은 내 조국 대한민국아, 졌다 졌어" 김부선의 외침이 메아리되어 귓가에 맴돈다.

 

2. [모라토리움기의 다마코] ★★★★

대학졸업 후에도 홀로사는 아버지한테 빌붙어 살아가는 청년백수 다마코의 잉여로운 일상이야기. 다마코가 하는 일이라곤 하루종일 잠자고 먹고 만화보고 빈둥거리는 게 전부다. 세상은 하루가 달리 빠르게 변하고 젊은이들에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재촉하지만 타마코의 청춘은 모라토리움 유예기다.

차라리 연애를 하든지 방황이라도 하면 좋으련만 의욕도 없고 미래도 보이지 않는다. 불같은 젊음만 청춘이더냐? 아직 때가 아니라서 잠시 쉬고 있을 뿐이라고!

일시정지된 딸의 인생을 지켜보며 묵묵히 응원하는 아버지의 모습이 애처롭지만 따뜻하다. 딸의 빨래를 대신 해주고 밥을 차려 주면서도 큰소리 한 번 내지 못하는 아버지... 아마도 이런 아버지는 또 없을거다.
 

떠들썩한 에피소드도 없고 결말이랄 것도 딱히 없는 잔잔한 소품같은 영화임에도 생각할 구석이 많다. 애써 웃음을 만들지도, 감동을 주려들지도 않으면서도 관객의 공감을 얻어내는 일본영화의 매력이 느껴진다.
 

(모라토리움 인간 : 독립할 시기가 지났음에도 자발적 또는 비자발적으로 사회적 존재로서의 책임을 유예하고 부모에 빌붙어사는 청년을 말함.)
 

나도 가끔씩 인생의 모라토리움을 선언하고 무작정 쉬고 싶을 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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