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 5일의 마중
상태바
[영평] 5일의 마중
  • 신이철
  • 승인 2014.10.13 15: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이철 원장의 '영화 한줄평' ⑥ 장예모 감독의 『5일의마중』

 

 

 

1. 매일 아침 출근길에서 만나는 경인운하는 2조 7천억짜리 자전거도로다.

2. [5일의 마중]★★★★

거대한 역사의 흐름 속에서 가슴 아픈 이별을 겪어야 했던 한 가족의 이야기에 눈시울이 뜨거워 졌다.

가족과 이웃을 무참히 파괴했던 문화대혁명 시기, 여자는 남편이 두드린 문을 열어주지 못한 것이 한이 되어 기억을 지워야 했다. 남자는 두고 온 가족이 그리워 빼곡히 편지를 썼다. 딸은 아빠를 미워해 얼굴을 도려내고 엄마를 원망했다.

남편을 기다리는 아내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아내를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남편. 아빠를 원망했지만 평생 미안한 마음을 갖고 살아야 하는 딸의 운명은 보는 이들마저 고통스럽게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고서도 타인으로 살아가야 하는 이들은 얼마나 힘들고 아팠을까?
 

 

붉은 수수밭, 홍등, 국두... 젊은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를 선사했던 장예모가 곱게 나이든 공리의 애절한 연기와 함께 다시 돌아왔다. 장예모가 연출하는 뛰어난 영상과 섬세한 묘사는 여전히 관객의 눈과 귀를 사로 잡는다.

씻을수 없는 상처를 주고받은 이 가족의 가슴 먹먹한 이야기를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표현했다. 하지만... 감동과 여운을 남기기 위해 감정선을 너무 길게 끌고간 결말부분은 아쉽다. 기대가 커서인지 모르지만 역사를 보는 예리함이 사라진 것도 조금 실망스러운 부분이다.

가족을 파괴한 문화대혁명은 사라지고 가족간의 상처만 남긴 것은 중국영화의 현실과 다름 아닌데... 그렇다면 장예모는 무엇을 말하려고 했을까? 혹시 그들이 끝까지 기다린 것은 루가 아니라 인간이 중심이 되는 새로운 사회주의 국가 중국의 모습 아닐까? 아니면 피폐한 자본이 지배하는 중국의 미래인가? 
 

(원제 귀래歸來, Coming Home 과 '5일의 마중'이란 제목이 주는 뉘앙스가 다르다. 남편의 입장에서 표현한 원제목이 더 적절한 듯. 스필버그가 이 영화를 보면서 1시간동안 울었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나와 아내는 같은 날 연속해서 본 켄로치의 '지미스 홀'이 더 감동적이었다는 데에 동의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