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여확대와 건강불평등의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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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여확대와 건강불평등의 심화
  • 전양호
  • 승인 2014.10.17 18: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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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무색하게 한낮에는 반팔만 입어도 될 정도로 기온이 높더니, 하룻밤 자고 일어나니 날씨가 많이 차가워졌다. 제대로 된 가을을 느낄 새도 없이 겨울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나이를 먹었는지, 날씨가 추워지니 이런저런 걱정부터 든다. 사회적으로는 거리 곳곳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는 사람들과 여전히 바닷속에 누워있는 세월호 실종자들부터, 개인적으로는 갑작스럽게 밖에서 일을 하게 되신 집안 어른 한분과 험해질 통학 길을 다녀야 할 아이들 걱정까지…

사회적 약자들 모두가 추운 겨울 무탈하게 지나가길 그리고, 국가가 이들을 보호할 수 있길 바라지만, 자기가 국가라는 루이14세적인 착각에 빠져있는 공주님을 모시고 살고 있는 국민에게는 호사스러운 바람일 것 같아 성큼 다가온 겨울에 마음이 무겁다. 제발 올 한해만큼은 혹독한 추위가 없는 겨울이 되었으면 싶다.

6,7년전쯤 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치과건강보험 확대 적용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 적이 있다. 아동청소년에게는 주치의 개념의 치과의료의 제공을, 성인들에게는 스케일링을 노인들에게는 틀니에 대한 급여를 확대 적용하자는 것이었다. 지금에야 뭐 이중 두 가지 뿐 아니라 임플란트까지 급여가 확대되었지만, 당시만 해도 치과의사와 국만들 모두에게 낯선 요원한 일이었다.

실무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의외로 소비자단체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을 설득하는 일이었다. 건강보험이 적용되더라도 어차피 높은 본인부담금으로 인해 중산층 이상의 국민들과 치과의사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볼 거고 건강보험료만 오르게 될 것이라는 논리였다. 그간 함께했던 신뢰와 일반 대중들의 높은 지지로 인해 결국 대부분 함께 하긴 했지만 조심스러워했던 것도 사실이다.

최근 국감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건강보험 환자들이 의료급여 환자에 비해 10배 가까이 노인틀니 급여 혜택을 받았다고 한다. 부차적인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일반적인 건강보험 진료와는 다르게 책정되는 20%에서 30%의 본인부담금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저소득층에게는 국가 보건의료정책의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과 경제적인 여유가 부족한 경우가 태반이다. 결국 그 혜택은 가장 필요한 사람이 아닌 이용이 가능한 중산층 이상에게 가게 되고 결과적으로 국가의 보건의료정책이 오히려 건강불평등을 심화시키게 된다. 노인틀니와 임플란트 등 본인부담금의 비율과 절대적인 액수가 큰 치과의료의 건강보험 급여설계에 신중해야 할 이유다.

덧붙여…

건치신문이 어느덧 20주년을 맞이하게 됐습니다. 아낌없는 지지와 힘을 보태준 건치회원분들과 후원회원님들, 그리고 열악한 근무조건에도 열심히 일해 준 기자님들 덕분에 몇 번의 위기가 있었지만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현재 건치신문이 어느 위치에 있고, 어느쪽으로 가야 할지 뚜렀이 손에 잡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20년의 시간들과 그 시간을 함께 해주신 여러분들이 우리에게 방향을 알려주고 함께 길을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글을 통해서나마 20년의 시간을 함께 해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더욱 열심히 하는 건치신문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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