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 ‘여전히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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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 ‘여전히 절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14.10.22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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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 ‘첫 연구 결과’ 눈길…보건소 이용률 26% 에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은 4.3% 그쳐

 

공중보건 치과의사의 감소, 지자체들의 구강보건 중요성에 대한 인식 부족 등으로 전국 254개 보건소 중 치과의사가 없는 곳이 72곳에 이르는 등 전국 보건소·보건지소가 1차 구강건강 공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상대적으로 치과의원이 부족한 농어촌 지역과 군단위 지역의 주민들은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를 절실히 원하고 있으며, 실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끈다.

연세대학교 치위생학과 정원균 교수팀 등은 2011년~2012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이용해 ‘우리나라 지역주민의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을 분석한 논문(책임연구원 김남희)을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지난달 30일 발간된 대한예방치과·구강보건학회지에 게재됐다.

이번 연구 결과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용률 저조하지만 ‘군 지역’은 7.2%

이번 연구에는 연세대 치위생학과, 원주 의대 예방의학교실 4개 기관이 참여했으며, 질병관리본부가 실시한 지역사회건강조사를 원시자료로 분석해, 2011년~2012년 2개 년도의 자료를 통합해 결과를 산출한 것으로 조사대상자는 총 458,417명이다.

분석 결과, 최근 2년간 보건소 이용률의 전체 평균은 26.0%(±0.005),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은 4.3%(±0.004)로 나타났다.

17개 시·도 지역 간 분포를 살펴보면, 전라남도가 42.5%로 보건소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대전광역시가 19.0%로 가장 낮았다. 그러나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은 충청남도가 9.5%로 가장 높았고, 부산광역시가 1.68%로 가장 낮았다.

▲ 지역별 보건소 이용율과 구강건강서비스 이용률
보건소 이용률과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 모두 ‘도 지역’에서 높았고, ‘광역시 지역’에서 낮게 나타났는데, 이를 소규모 시·군·구 지역단위로 나누어 본 결과, 보건소 이용률과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 모두 군 지역에 각각 46.8%와 7.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가장 낮은 구 지역에 비해 약 2배 더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세대 치위생학과 김남희 교수는 “최근 인구의 고령화와 만성질환의 증가, 이로 인한 보건의료 비용부담이 증가함에 따라 일차 보건의료가 중요해지고 있다”면서 “이를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보건소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되짚어볼 필요가 있었다”고 이번 연구의 취지를 말했다.

또한 연구 결과에 대해 김 교수는 “전체 국민 중 약 1/4 정도가 보건소를 이용한다는 것으로, 보건소 서비스에 대해 주목해야 필요가 충분했다”면서 “그러나 보건소를 이용하는 지역주민 중에서도 다른 보건서비스에 비해 구강보건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매우 적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지역단위별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이 최소 0.17%에서 최대 22.54%로 그 차이가 22배 정도로 매우 컸다”면서 “특히, 시·군·구 지역단위별로는 군 지역에서 7.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지리적 특성이나 주변 의료 자원의 접근성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피력했다.

인구사회학적으론 이용률 ‘유의한 차이’

연구팀은 보건소와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을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라 별도 분석했는데, ‘성별’에서부터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이 보건소 이용률과는 유의한 차이를 나타내 흥미를 끈다.

보건소 이용률은 여자가 32.1%로 19.9%인 남자보다 높았으나, 구강보건서비스는 여자 4.3%, 남자 4.4%로 거의 비슷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특이한 것은 ‘군’ 지역에서 남자의 이용률이 7.4%로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교육수준의 경우도 보건소는 무학(60.2%), 초등학교 졸업(47.3%), 중학교 졸업(32.5%), 고등학교 졸업(22.6%), 대학교 이상(19.3%)으로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많이 이용했는데, 구강보건서비스는 학력이 낮거나(무학과 초등학교 졸업) 높은 수준(대학교 이상)에서 그 이용률이 다소 높았다.

소득수준도 보건소는 역시 100만 원 이하(45.8%), 101-200만원(28.5%), 201-300만원(24.0%), 301-400만원(21.3%), 401만원 이상(18.2%)로 소득이 낮을수록 많이 이용했는데, 구강보건서비스는 시 지역과 구 지역에서는 100만원 이하(각 4.2%, 5.0%)가 가장 많이 이용한 반면, 군 지역에서는 401만원 이상(8.5%)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에 따른 비교에서는 보건소나 구강보건서비스 모두 연령이 높을수록 많이 이용하고 있었는데, 구강보건서비스는 시·군·구 모든 지역에서 65-74세 5.3%, 75세 이상 5.2%가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업에 따라서는 농림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보건소(56.8%)와 구강보건서비스(6.0%)를 가장 많이 이용했으며, 시 지역에서는 사무직(5.2%), 군 지역에서는 전문행정관리직(8.7%)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기초생활 수급자의 경우 군 지역(11.0%), 구 지역(9.6%), 전체 지역(9.3%), 시 지역(8.0%) 순으로 구강보건서비스를 많이 이용했다.

구강건강 나쁠수록 ‘덜 이용’

구강건강 수준 및 전신건강 수준에 따른 구강보건서비스 이용율을 분석한 결과는 구강건강 지식과 수준이 나쁠수록 오히려 덜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강건강 수준에 따라서는 주관적 구강건강이 나쁜 경우 4.7%, 저작이 불편한 경우 5.3%, 구강검진 5.9%, 스케일링 6.1%로 경험이 있는 경우에 높았고, 군 지역에서 구강검진과 스케일링 경험이 있는 경우 각각 10%로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이 높았다.

보건소와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이 모두 높게 나타난 군 지역에서 주관적 건강이 나쁜 경우 보건소 이용률이 64.4%로 높게 나타난 반면, 주관적 구강건강이 나쁜 경우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은 7.3%로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구강보건서비스 이용 제고 ‘대안 시급’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김남희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에 따르면 군 지역에서는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기 어려운 주민들에게서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이 높게 나타났다”면서 “이는 2012년 현재까지도 군 지역에서는 치과병·의원 수가 적고, 접근성도 떨어지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농어촌과 군 지역에서는 보건소의 역할 중 일차 보건의료의 ‘진료’ 기능에 중점을 두고 해당 지역주민의 일차적인 구강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했다”면서 “그럼에도 최근 공중보건치과의사 수 감소로 일선 지역 보건소에 그 인력이 고루 배치되지 못해 보건지소 업무가 축소되거나 일부 폐지되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근거로 일부 군지역의 일차 구강진료기능은 여전히 지역주민에게 필요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이에 정부는 공중보건치과의사의 감소에 따른 지역구강보건사업의 한계를 더 이상 묵인하지 않아야 하고, 대체 인력의 발굴 등의 적극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 교수는 “인구사회학적 특성에 따른 비교 결과, 대부분 노년층이거나 소득수준이 낮은 집단, 기초생활수급자의 구강보건서비스 이용이 더 높았다”면서 “대도시에 비해 중소도시와 군 지역의 구강건강 수준이 열악한 것은 그 지역의 경제적 수준이나 의료자원과 같은 사회 환경요인도 일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구강보건서비스 이용 제고를 위한 방안이 우선적으로 필요한 지역은 군 단위의 취약계층으로 판단됐으나, 이번 연구 결과 일부 소득수준이 높은 집단이나 전문행정관리직, 사무직 등의 직업에서도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따라서 지역별 이용자 특성을 고려해 보건소 이용자의 서비스를 파악하고 그들의 편의를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김 교수는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용하고 있는 지역주민의 요구를 제대로 반영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보건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예방접종, 일차진료, 건강검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구강보건서비스를 구상해, 보건소를 이용하는 지역주민에게 구강보건서비스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기회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소 찾아가는 서비스 이용자 배제 ▲19세 이하 아동·청소년 배제 등의 한계가 있다. 그러나 구강보건서비스 이용률을 각 지역의 254개 보건소 단위로 분석해 시·군·구별 구강보건지표를 산출한 것과 인구사회학적특성 및 건강수준과 비교해 결과를 산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어 보인다.

김남희 교수는 “이용하는 지역주민이 많지는 않은 수준이지만, 치과(병)의원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군 지역주민은 여전히 보건소 구강보건서비스를 통해 일차적인 구강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면서 “이에 적절한 자원배치 등의 구강보건정책 대안과 각 지역현황을 고려해 보건소의 전체 보건사업과 연계해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근거와 사례를 수집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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