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 프랭크(Fr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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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 프랭크(Frank)
  • 신이철
  • 승인 2014.11.21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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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철 원장의 '영화 한줄평' ⑪ 레니 에이브레햄스 감독의『프랭크(Frank)』

 

 

[프랭크] ★★★★

대부분의 사람들은 온전히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속마음을 표정이라는 가면에 숨긴채 솔직한 사람으로 위장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이라는 말을 자주 쓰는 사람일수록 숨기는 것이 많은 것을 보면 다른 이들 앞에서 솔직하다는 것은 솔직히 어려운 일이다.

영화 '프랭크'는 표정이 드러나지 않는 가면을 쓰고서 진짜 솔직(Frank)하다고 우기는 천재 음악가의 이야기다.

 

뮤지션을 꿈꾸지만 별다른 재주가 없던 존은 우연한 계기로 요상한 밴드의 일원이 된다. 밴드의 리더인 프랭크는 항상 탈을 쓴채로 생활하고 다른 멤버들도 정상적인 사람들로 보이지 않는다. 존은 자신의 음악을 만들고 싶어하지만 멤버들의 뛰어난 재능 앞에 좌절하고 비범한 가사와 파격적인 음악을 만들어내는 프랭크를 동경한다.

프랭크의 밴드는 존의 노력으로 음악제에 참가하게 되지만 멤버들은 대중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대중의 인정을 받고 싶어 하면서도 무대에 서기를 망설이는 프랭크는 심한 혼란에 빠지고 밴드는 뿔뿔이 흩어진다…

 

밴드에서 유일하게 정상적인 존은 유일하게 재능이 없는 사람이다. 존이 애타게 찾는 것은 특별한 음악적 재능. 자신의 부족함을 프랭크의 특별함에서 찾은 존은 프랭크를 세상 밖으로 내몬다. 대중 앞에서 프랭크의 가면을 벗기려 한 것이다. 무표정한 가면 속의 프랭크가 갖고 있던 것은 무엇일까? 천재성? 광기?

"프랭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분명 무슨 계기가 있었을텐데요."

"아무 일도 없었네. 그냥 정신병일 뿐이야."

 

단순한 정신병이라고? 음악적 고뇌의 산물이 아니라 정신적 결핍에 의한 결과라고? 자신이 펼치지 못한 꿈을 프랭크를 통해 실현하고 싶었는데… 프랭크를 세상 밖으로 내몰고 가면까지 벗기려 했는데… 가면을 벗기면 뭐가 달라질까? 가면 속에서는 솔직한 프랭크도 가면을 벗으면 상처만 남아있을 뿐.

프랭크가 눈물을 흘리며 'I love you, All'을 노래했지만 'I love you, Wall' 벽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여전하다.

우스꽝스런 가면속의 마이클 패스벤더. '프로메테우스'의 꽃미남 로봇 마이클 패스벤더가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연기에 도전했다. 표정을 알 수 없는 가면을 쓰고 목소리와 몸짓만으로 표정연기 이상의 것을 보여주었다.
그러고 보니 프랭크역의 마이클 패스벤더는 단 한번도 동료나 관객과 눈을 마추친 적이 없다.

 

- 프랭크는 음악영화도 코믹영화도 아니다. 포스터를 보고 속지 마시길.
- 정신분열을 앓는 천재 첼리스트의 이야기 '솔로이스트'와 닮은 영화다. 음악에 미친 사람을 세상으로 내던지는 것은 그들을 더 미치게 만든다. 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치료가 아니라 친구다.
- 몇 주 전에 본 영화지만 이제야 글을 쓴다. 여운이 많이 남아도 머리 속에서 정리가 잘 안된다.
- 영화평에 별점을 매기는 것에 불만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평점이라기보다 순전히 개인적인 추천지수로 생각해 주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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