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술경연대회를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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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학술경연대회를 다녀와서…
  • 오세웅 학생기자
  • 승인 2014.12.09 13: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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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레포트] 부산대학교 치의학전문대학원 오세웅 학생기자

 

▲ 제16회 전국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학술경연대회

11월 14일 금요일에 연세대학교에서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올해로 16번째 시행되는 전국치과대학·치의학전문대학원 학생학술경연대회가 연세대학교 치과병원 강당에서 열리게 되었다.

우리는 부산에 있었으니 아침 6시 40분 정도에 기숙사 앞에서 만나 같이 출발하기로 서로 약속했다. 하지만 새벽까지 그 힘들다는 총의치학 실습을 했었어야 했기에 일어나는 것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팀원 중 한명이 약속시간까지 일어나지 않아 곧바로 기숙사로 다시 들어가 방문을 두들기자 이내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었다. “지금 몇시지?”

택시기사 선생님의 사명감 넘치는 드라이빙과 기차를 놓치지 않기 위한 우리들의 뜀박질에 보답하듯이 기차가 바로 앞에 서 있었다. 하지만 무심하게도 우리가 달려가 타려고 하는 순간 문이 닫혀버렸다. 정말 영화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었다. 예매한 기차는 놓쳤지만 다행이도 10분 뒤에 구포를 경유하여 서울로 가는 기차가 있어서 다행이었다.

경연대회가 주중에 있었기에 교수님들의 열정이 녹아있는 수업을 빠져야 한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대학교 때나 느낄 수 있었던 평일의 자유로움과 본래 집인 서울로 참 오래간만에 간다는 설렘, 함께 학교 대표로 대회에 나가게 되었다는 사명감 등등 여러 감정이 섞여 오묘한 느낌을 받으며 서울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서울에 도착할 즈음 되자 연락이 와 있었다. ‘발표를 즐기고 너를 믿고, 네가 가장 많이 알고 있고, 발표할 때는 네가 주인공이다. 과감히 인생을 즐겨라.’ 우리들의 지도교수님이신 허중보 교수님의 격려 메시지였다. 서울에 도착하면서 아침의 오묘한 감정이 조금씩 굳어져가는 와중에 너무나도 힘이 되는 연락이었다. 안 그래도 대회 참여를 위해 교수님의 수업을 빠지게 되어서 그런지 죄송스러움과 함께 잘 해야 되겠다는 사명감이 들기도 하였다.

연세대학교 치과병원 강당은 적당한 크기로 생각보다 소박한 모습이었다. 들어가자마자 등록을 한 후 조금 수정이 된 발표 자료를 컴퓨터에 저장하고 잠시 쉬기로 하였다. 그 와중에 다른 발표자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긴장을 풀기 위해 동료들과 수다를 떠는 모습, 인쇄해 온 발표 자료를 계속 읽어나가는 모습, 별로 긴장하지 않은 채 국시공부를 하고 있는 사람까지 다양한 모습이었다.

 

첫 번째 발표가 드디어 시작되었다. 첫 발표는 임플란트의 표면 저리에 관한 내용이었는데, 첫 순서임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목소리, 굉장한 영어발음과 함께 발표를 주도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부터는 다양한 선생님들의 발표가 이루어졌다. 임상적으로 중요한 연구들, 기초의학에 가까운 연구들, 임상과 기초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듯 한 연구들도 있었고 영어발음이 거의 원어민에 가까운 선생님, 영어발음이 뛰어나진 않지만 말투와 발표 자세로부터 설득력이 느껴지는 선생님까지 다양한 발표들이 이어졌다. 각 팀당 발표는 PT 10분, 질의응답 5분씩으로 이루어졌는데, 그래서 그런지 생각보다 우리 팀의 발표도 순식간에 지나가 버렸다.

교수님들의 질문은 생각보다 날카로웠다. 왜 세포 레벨에서는 실험을 하지 않았느냐, 이것이 sequential delivery system이라고 불릴 수 있느냐, BMP-7의 적정사용량에 대한 참고논문은 없었느냐 등등 예상 질문과는 다르게 교수님들의 지식에서 묻어나오는 날카롭고 본질을 꿰뚫는 듯한 느낌의 질문들이었다. 모든 질문에 성실하게 답하지 못해 아쉬웠고, 동시에 이런 방향으로도 생각할 수도 있구나 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발표가 끝나고 원장, 부원장 교수님께서 발표를 잘 했다고 격려해주셨다. 서울로 올라오는 내내 우리가 서울에 안전하게 잘 올라오고 있었는지 걱정해 주신 것과 함께,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 질문들인데 잘 넘겼다고 격려를 해 주셔서 감동적이었다.

바쁘디 바쁜 치전원 생활에 하루 동안이긴 했지만 잠시 학교를 떠나 쉬어갈 수 있었던 좋은 행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학교 학생들의 아이디어와 진중한 태도, 그리고 거리낌 없는 날카로운 교수님들의 통찰력은 앞으로 내가 치과의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되는가에 대해 다시 고민해볼 수 있는 훌륭한 기회였다.

이번 학술대회는 결코 녹록치 않은 본과생활 동안 그저 궁금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자신의 시간을 쪼개가며 연구에 매진하던 학생들이 모여 그들의 연구결과를 발표하고,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도 감상하는 말 그대로 특별한 자리였다.

다양한 전공을 살려 치의학 연구에 이바지 할 것이라는 치의학전문대학원의 본래 목적에 맞도록, 그리고 좀 더 근거 중심적인 학문으로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단계로서 학생들의 연구를 독려할 수 있는 이런 행사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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