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평] 마미(Mo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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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평] 마미(Mommy)
  • 신이철
  • 승인 2015.01.05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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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이철 원장의 '영화 한줄평' ⑭ 자비에 돌란 감독의 『마미(Mimmy)』

 

 

[마미, Mommy] ★★★★★

억척스럽지만 당당한 엄마 디안. 과잉행동장애로 항상 사고만 치는 스티브. 스티브는 보호시설에 불을 지르고 친구에게 화상을 입혀 쫒겨났다. 스티브를 집에서 돌봐야 하는 디안은 직장에서 해고되어 생계조차 막막하다. 불안정한 스티브는 언제 또 폭력적으로 돌변할지 모른다.

엄마의 사랑을 알고 있지만 일순간에 폭발하는 스티브. 디안과 스티브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전쟁이다. 어느날 말을 더듬는 이웃집 여인 카일라가 이들앞에 나타났다. 스티브를 아들처럼 아끼는 카일라는 이들에게 희망의 손길이 된다.

둘의 상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카일라의 용기는 우정을 뛰어넘는 사랑이다. 디안과 카일라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스티브는 계속 문제를 일으킨다. 이제 엄마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마미'의 주제는 무겁고 암울하다.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자신의 이야기 같아서 머리가 더 복잡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이들과 함께 울고 웃다보면 나도 모르게 이들의 이웃이 된다. 아프고 힘들지만 결국은 모두가 엄마이기 때문이다. 희망이 있기에 엄마에게 포기란 없다.

'마미'가 주는 진한 여운과 감동은 자비에 돌란의 놀라운 연출력 덕분이다. 돌란은 결코 즐겁지 않은 소재의 영화를 에너지가 넘치고 발랄한 영화로 만들어 관객을 끌어들인다. 화려한 영상과 강렬한 색감, 세심한 카메라의 움직임, 가슴을 자극하는 음악으로 관객의 눈과 귀를 압도한다. '마미'의 화면은 1:1 정사각형이다.

 

돌란은 관객을 답답한 좁은 공간으로 밀어넣어 인물의 심리와 행동 하나하나에 몰입하게 만든다. 화려한 영상에도 불구하고 배우가 영화의 중심임을 알려주는 것이다. 좁은 화면이 넓어지는 순간에는 배우도 관객도 답답한 현실에서 잠시나마 벗어나게 된다.

'나는 엄마를 죽였다'를 처음보고 정말 감탄했었다. 엄마와 아들의 관계를 어찌 이리도 잘 표현했단 말인가. '하트비트'에서의 감각적 영상은 또 어떻고. '로렌스 애니웨이'에서 표현한 사랑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성숙했다.

 

자비에 돌란은 분명 천재다. 25살의 감독. 진짜 잘생긴 배우. 19살부터 만든 영화 5편 모두 각종 영화제를 휩쓴 젊은 거장이다. 연출은 물론, 각본, 제작, 편집, 음악, 의상, 심지어 주연까지 스스로 해내는 재능때문에 천재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다. 나이든 거장들도 시도하기 힘든 장면을 이 젊은 감독은 실험적이고 감각적 연출로 창조해 낸다. 오히려 지나친 칭찬이 젊은 감독에게 독이 될까 걱정도 된다.

자비에 돌란이 너무 영상과 스타일만을 추구한다는 지적도 있지만 그의 영화에는 삶과 사랑에 대한 고민과 철학이 충분히 담겨져 있다고 느꼈다. 자비에 돌란은 도대체 어떤 놈일까?

"엄마 우리 여전히 사랑하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사랑이잖아."

 

엄마의 사랑만으로 아들을 구원할 수는 없다. 희망이 있기때문에 엄마는 포기했다. 스티브는 스스로 자신을 구원할테니까.

영화 '마미'의 정사각형 화면 속에서 엄마와 아들의 따뜻한 사랑을 발견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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