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부터 증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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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리치부터 증세를
  • 안재현
  • 승인 2015.01.2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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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설] 안재현 논설위원

 

연초부터 담뱃값 인상으로 나라가 떠들썩하다. 돈 없는 서민의 기호품에서 증세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과 담배는 몸에 해로우니 끊어야한다는 주장이 서로 대립하고 있기도 하다.

담배 값 인상이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정책이라는 미명하에 서민 지갑을 털려는 수작이라며 금연으로 저항하겠다는 사람도 생겨나고 있다.

건강을 위한 금연정책으로 담뱃값을 인상했다고 하지만, 그렇게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소득에 따라 누진하는 소득세 보다는 소득에 상관없이 소비에 따라 일정하게 세금을 거두는 간접세를 정부가 선택했다가 국민적 저항에 부딪히고 있는 형국이다.

간접세가 인상될수록 세금에 대한 부담은 서민층으로 전가되어 세금을 통한 부의 재분배라는 국가적 목적이 위기에 처한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럼에도 간접세 인상 쪽으로 가고 있으니 국민들은 현 정부가 부유층의 이익을 은밀하게 옹호하고 있다고 의심하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우리나라의 주류세력들은 "슈퍼리치 증세"를 이야기 하면 불순세력으로 낙인찍든지, 기업들이 외국으로 이전하게 되어 경제 위기를 맞을 거라고 협박하기 일쑤다.

우리나라 부유층은 단지 부만 소유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부를 통하여 검사 판사 출신을 고용하고 심지어 권력층에 손을 뻗어 부 이상의 것을 쥐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들이 세금 더 올린다고 이 나라를 떠난다고 주장하는 것은 어설프다. 이런 이유로 경제가 위기를 맞을 거라는 것은 협박일 뿐이다.

슈퍼리치에게 증세를 하자는 것이 과연 사회주의적 발상일까?

사회적 정의와 공정성을 해치는 것일까?

이들은 더 많은 세금을 내어야 할 합당한 사회적 이유는 없는가?

국방의 의무로 모든 건강한 장정은 의무적으로 군에 가야한다. 이들은 국가와 국민을 지키는 임무를 수행한다. 부채 밖에 없는 사람이든 100억이 넘는 자산을 가진 사람이든 간에 국방의 의무는 똑 같지만 군인들이 지켜주는 재산의 차이는 엄청나다.

국민의 안전과 재산을 지켜주는 경찰력도 서민층보다는 고소득층에 집중되어 편익이 재산이 많은 고소득층에 집중되어 있다.

부유층으로 갈수록 여행과 이동의 여유가 많고 이들은 세금으로 만들어진 도로를 더 많이 이용한다.

세금으로 만들어진 공교육기관을 통하여 길러진 노동력도 역시 슈퍼리치로 대변되는 재벌, 중견기업, 기타 슈퍼리치가 운영하는 사업이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광범위하게 형성되어 있는 사회적 인프라를 슈퍼리치가 더 많이 이용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추정할 수 있다.

슈퍼리치가 세금으로 그리고 국민의 의무들로부터 받는 혜택은 서민층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다는 것은 대부분의 사례에서 입증된다. 다시 말해 슈퍼리치 부터 먼저 증세를 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사회적 정의와 공정을 실현하는 것이라 하겠다.

선진국에서는 "세금으로 문명을 산다"고 한다. 즉 세금으로 교육도 하고 사회인프라도 구축하고 복지도 하고 문화도 만들고 나라도 지키고 국민도 지킨다.

선진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우리나라는 복지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가고 있다. 그 만큼 세수가 모자랄 수밖에 없고 증세를 사회적으로 논의해야할 때가 이미 지났다.

담뱃값 인상 등의 간접세 인상이라든지 부가세 인상 등의 방법으로 세금을 올리는 것은 국민의 저항을 초래하고 근본적인 대책이 되지 못할 것이다. 또한 부족한 세원을 충족하려고 의사, 치과의사 등 중간계층과 자영업자들을 쥐어짜듯이 하는 세금 징수도 미봉책으로 애꿋은 사람을 만들 뿐이다.

세금 증세 문제는 꼼수나 미봉책으로 풀 문제가 아니다. 증세에 대한 사회적 동의가 필요하다. 그 물꼬는 세금으로, 사회적 의무로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슈퍼리치와 대기업부터 먼저 증세를 요구하고 사회적 동의를 구하면서 시작해야 한다. 그러고도 모자라면 부자들에게 중산층에게 그리고 서민에게 증세의 필요를 이야기 하는 것이 바른 방법이고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공평한 과세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우리사회도 세금을 복지와 문화, 사회적 정의에 많이 사용되어 "세금으로 문명을 산다"는 그런 나라가 되기를 바란다.
 

 

 

(현대치과 안재현 원장, 본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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