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녹지병원 알고보니 국내 성형외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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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녹지병원 알고보니 국내 성형외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04.2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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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국본, 국내 BK성형외과 중국 자본과 손잡고 제주도에 국제 영리병원 설립 추진 의혹 제기…“실질적 운영주체는 BK성형외과‧우회로 통해 국내 영리병원 설립 가속화 우려”

 

▲ 실질적인 국내 영리병원 허용 조치가 될 제주 녹지국제병원 설립 중단 촉구 기자회견

녹지국제병원에 이번엔 ‘국내’ 성형외과가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설립하기위한 '우회적 통로'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오늘(27일) 의료민영화·영리화저지와의료공공성강화를위한범국민운동본부(이하 범국본)은 참여연대 아름드리 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 같은 사실을 폭로했다.

국내 영리병원 도입위한 정부와 병원자본의 합작품

국내성형외과의 우회적 영리병원 진출 경과 설명에 나선 건강권실현을위한보건의료단체연합(이하 보건연합) 우석균 정책위원장은 “녹지국제병원은 외국영리병원이 아니라 국내 개인병원이 외국자본과 합자해 국내 영리병원을 세우려는 시도”라며 “녹지국제병원이 제주도에 들어서게 되면, 이는 국내병원들이 비영리법인 규제를 피해 국내영리병원을 만드는 통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우 정책위원장에 따르면 “지난 2일 제주도청은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녹지그룹에서 전액 투자 했다’고 했지만, ‘국제녹지병원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국제녹지병원 제2투자자는 ‘북경연합리거의료투자유한공사(이하 BCC)”라며 “BCC 소속 최대 규모의 병원은 바로 서울리거병원(前 세인트바움병원)으로, 국내 성형외과 1위인 BK성형외과 홍성범 원장이 설립 운영하는 영리병원 즉, BK성형외과 중국지부”라고 밝혔다.

이는 부동산 투자그룹으로 알려진 중국 녹지그룹이 병원 경영 이력이 전무하다는 사실을 두고 시민단체가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제주도 원희룡 도지사와 정부는 “실제적 병원운영 경험이 있는 중국과 일본 2개 회사와 업무협약을 맺어 공동으로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 우석균 정책위원장
우 정책위원장은 “지난해 서울리거 병원은 자신의 목표가 ‘녹지그룹이 개발하는 제주헬스케어타운에 들어설 항노화전문병원의 설계부터 병원운영까지를 전담’하는 것이라고 언론(제주일보 2014.7.21.,디지털의사신문 2014.7.21. 기사)에 밝힌 바 있다”면서 “또한 서울리거 병원이 녹지그룹의 제주헬스케어 타운 합작파트너임이 보도된 바 있으며, 이 같은 사실은 중국어로 홍보하는 서울리거 병원 홈페이지에도 게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18일 복지부산하 정부연구기관인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출장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은 세인트바움병원(서울리거병원) 개원식 참여를 공식 일정으로 삼았다”면서 “당시 복지부 정호원 해외의료진출지원과장, 김재윤 의원,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제주관광공사 이재홍 본부장, 제주도청 이기재 서울본부장이 개원식에 참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세인트바움 병원 개원식 바로 다음날 녹지그룹을 방문해 ‘세인트바움을 모델로 중국 하이난, 우한, 제주도 등에 세인트바움 수출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결국 정부 출장보고서가 말해주는 것은 복지부, 국회의원, 그리고 제주도청이 나서 국내 성형외과가 중국에 설립한 영리병원에 중국 땅투기 기업의 날개를 덧붙이고 포장해 다시 국내 영리병원으로 역수입할 계획을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다시 한번 정리해 보면, 제주헬스타운의 ‘헬스’를 담당하는 ‘중국회사’가 바로 영리병원인 ‘서울리거병원’ 즉 BK성형외과라는 것이다.

우 정책위원장은 “이번 녹지국제병원 사례는 제주도를 비롯한 8개 경제자유구역에 외국인 영리병원이라고 추진된 것들의 실상이 ‘국내병원’이라고 확증해준 사례”라며 “녹지국제병원이 선례를 남기게 되면 국내영리병원의 실제적 허용이기 때문에, 국내영리병원 전환은 가속화 될 것”이라고 우려를 금치 못했다.

또한 참여연대 김남희 조세복지팀장은 “BK성형외과 홍성범 원장은 지난 2012년 세금탈루 혐의에 대해 유죄판결을 받고 16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바 있다”면서 “2중 장부를 만들어 병원 운영하면서 세금조차 내지 않고 탈루한 자가 우회적 방식으로 영리병원에 손을 대는 것은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범법행위를 낳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한국복보산업진흥원 출장보고서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원희룡 도지사는 제2의 홍준표가 목표?

지난 16일 제주도의회 본회의에서 원희룡 지사는 “국내법인이 외국인을 내세워서 우회적으로 외국 영리병원에 접근할 가능성이 있다. 그런 경우가 조금이라도 발견되면 전부 반려하겠다”면서 “혹시 우회적으로 다리를 걸치려는 경우는 철저히 걸러내도록 하겠다”며 강력한 관리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의료영리화저지제주도민운동본부(이하 제주본부) 오상원 집행위원은 “원희룡 지사는 지난해 지방선거 전 제주본부가 보낸 답변서에서 ‘영리병원에 반대하느냐’는 질문에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면서 “원 지사는 도민에게 한 자신의 약속을 지키려면 한국병원이 외국자본을 내세워 우회적으로 영리병원을 신청한 것이 분명히 밝혀졌으므로 녹지국제병원 추진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제주도는 지난 2008년부터 외국계 영리병원 설립을 두고, 도민들의 지속적이고 강력한 반대가 있어왔으며 지난해 싼얼병원을 두고 한 도민찬반투표에서는 59.9%가 ‘반대’의견을 제출한 바 있다.

오상원 집행위원장은 “원희룡 지사가 당선 이후 급작스럽게 녹지국제병원을 추진했다는 의구심이 든다. 당선이후 기획된 영리병원이라 생각된다”면서 “세인트바움병원 개원식에 참석했던 이재홍, 이기재 두사람은 원희룡 지사의 최측근으로 사전에 원 지사가 국내 성형외과의 설립주체 참여 사실을 인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녹지국제병원을 허가 신청 했다면 그 책임을 져야 할 것이고, 몰랐다면 이제라도 진상을 파악해 자신의 말대로 영리병원 설립계획서 제출을 철회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제주도민들은 원희룡 지사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력 촉구했다.

범국본은 “복지부 역시 이 같은 사실을 미리 인지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진상을 철저히 밝혀야 하며 국내병원의 영리병원 설립 우회로가 될 제주 녹지국제병원 설립허가는 결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영리병원은 국민 건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투기기업들의 이윤추구의 도구일 뿐”이라며 “이번 BK성형외과의 이러한 진출을 모델 삼아 국내 영리병원으로의 우회적 진출을 시도하려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한국 의료의 파탄을 가져올 영리병원 설립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범국본은 제주도민과 함께 국내 영리병원 1호를 설립하려는 녹지국제병원 설립을 막아낼 것”이라며 “원희룡 도지사는 ‘제2의 홍준표’라는 오명을 얻지 않으려면 지금 당장 제주 영리병원 설립 신청서를 철회하고 BK성형외과와 서울리 병원의 관계와 녹지국제병원 실질 운영주체에 대한 모든 사실을 낱낱이 밝히고 해명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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