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의사 때리기" 언론들 또 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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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의사 때리기" 언론들 또 신났다.
  • 강민홍 기자
  • 승인 2005.07.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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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누리꾼 음해글이 '치과진료 폭리 논쟁'으로 둔갑

어제(5일) 하루 다음의 한 카페 토론방에는 '데니'라는 이름의 한 누리꾼이 올린 '치과의사 흠집내기' 글로 수십만 건의 댓글이 달리는 등 게시판이 덩실덩실 춤을 췄다.

그에 뒤질세라 동아일보와 MBC 등 주요 언론들도 '치과의사 진료비 폭리 논쟁' '보철수가 원가 논쟁' 등의 특종으로 신이 났다.

사건의 발단은 '데니'라는 이름의 누리꾼이 "한국의 치과의사들이 돈을 벌려고 보철 치료에서 폭리를 취하고 있으며, 실제 임플란트의 경우 치아 1개당 250만원이 아니라 100만원이면 충분하다"는 내용의 글을 올린 데서 비롯됐다.

이에 자신이 치과의사임을 밝힌 '덴티조'라는 닉네임의 누리꾼이 "비정상적인 치과수입구조"를 꼬집기 위해 쓴 글이 마치 "치과의사도 자신들이 폭리를 취하는 것이 맞다는 양심 고백을 한 것"으로 둔갑돼 보도되기도 했다.

어제와 오늘(6일) MBC 9시 뉴스데스크를 지켜본 한 개원의는 "의료보험 수가가 워낙 비정상적으로 책정돼 치과수익구조가 비급여 부분에 많이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네티즌들이 보철수가에 대해 그러한 불만을 쏟아낼 수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렇듯 비정상적인 치과진료 수가체계를 감안하지 않은 채 마치 치과의사들이 치과진료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주장한 것은 명백한 음해"라고 주장했다.

미장원 퍼머가격도 천차만별, 재료값으로만 따지는 것은 어불성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또 다시 동네북으로 전락한 치계에 '언론'은 또 다시 분노의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국회에 발의된 구강보건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언론들은 개정안의 핵심 취지는 도외시 한 채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 반대론자'들의 입장만 대대적으로 다룬 바 있으며,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비슷한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김용진 집행위원장은 "치과진료비가 비싸다는 국민들 입장에 동감한다면,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제대로 집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언론 본연의 자세라 생각한다"며 실망감을 나타내고 "특종에 연연한 치과의사 때리기를 지금부터라도 중단하고, 기형적인 치과수가체계를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보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치협 신호성 기획이사
대한치과의사협회 신호성 기획이사도 "회원들에게는 이번 사건의 정확한 진위와 치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지만, 대외적으로는 굳이 대응할 필요성을 못느낀다"면서 물론 "언론들이 보도한 내용이 치계에 악영향을 준다면 강력히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 이사는 논쟁과 관련 "미장원 퍼머 비용도 2만원에서 수십만원까지 차이가 나고, 일견 비슷해 보일 수도 있는 옷 한 벌 값도 몇천원에서 수백만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면서 "그러나 이런 가격 차이를 단지 퍼머 재료나 옷감의 가격 차이만으로 설명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신 이사는 "합리적인 치과수가체계와 진료비가 보장되지 않는다면 치과의사의 희생과 기형적 수입구조가 뒤따를 수밖에 없고,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더 큰 부담을 안겨줄 수밖에 없다"면서 "장기적으로 전체 치과진료에 대해 사회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에서의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급여 체계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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