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신보 아닌 전문지기자협회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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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신보 아닌 전문지기자협회에 바란다
  • 치과계 언론자유를 희망하는 기자단
  • 승인 2015.09.10 16:5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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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치과계 언론자유를 희망하는 기자단 “‘품성론·배후세력설’ 등 자승자박식 물타기 중단하라”

국민이 세월호 사건의 진실 규명을 요구하는 촛불을 들었을 때, 학생들이 직접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집회에 나섰을 때, 미군 장갑차에 의한 미순·효순이 사망 사건에 온국민이 분노할 때에도 어김없이 등장하는 프레임은 ‘배후세력설’이었다.

진실은 밝혀져야 하고, 국민의 기본권은 지켜져야 하는 것이 분명함에도, 이러한 배후세력설은 종종 언론의 물타기와 함께 문제의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2015년 치과전문지기자협회(회장 김용재, 이하 기자협)에서도 최근 불거진 치과계 언론자유를 희망하는 기자단(이하 기자단)의 묵언시위 사건에 ‘배후세력설’이 등장했다. 기자들 스스로가 언론을 배후세력에 조종 당하는 한심한 집단으로 매도했다는 것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언젠가 광우병 집회가 한참일 때 학생들이 집회에 참가한 것을 두고 일부에 학생들이 배후세력에 조종되는 것처럼 거론하더니 딱 그 모양새다.

명분이 뚜렷한 일에 이렇다 할 정당성을 해명할 수 없어 경계의 대상이 되고 나면, 늘 어김없이 배후조종설이 등장한다. 그 이유는 단 한 가지, 반박할 명분이 부족한 탓이다.

치과계 대표 공적 단체인 ‘대한치과의사협회 최남섭 집행부의 언론통제’라는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동료 기자들의 정당한 요구를 배후세력 따위로 욕보이는 것이 기자협 전체의 의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문제는 최남섭 집행부의 취재제한 등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단의 외침에 기자협 김용재 집행부가 아닌, 그가 속한 협회 기관지인 ‘치의신보’가 응답했다는 데 있다. 애당초 치의신보더러 사태를 해결하라고 한 것도 아닌데.

우리가 진정 사과해야 할 일들

이번 기자단의 묵언시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자단이 성토하는 ‘옳고 그름’의 정당성은 차치하고 ‘예의’의 문제였다는 대선배의 한마디는 절망적이었다.명분싸움에서 밀리는 쪽이 내어드는 히든카드 중 또 하나는 ‘품성론’이다. 일의 옳고 그름을 떠나 ‘예의’와 ‘인성’의 문제라는 것이 품성론의 흔한 요지이다. 여기에서는 흔히 “선배나 상사, 어른에게 감히…”라는 정서가 뒷받침돼 있다. 물론 동방예의지국에서 매우 중요한 이야기이나 뒤집어 생각하면 기득권층의 권력에 대한 도전을 처단하는 또 다른 폭력으로도 악용된다.

심지어 기자협은 지난 7일 묵언시위에 나선 기자단이 지면을 통해 공식 사과하라는 공문까지 보내왔다. 기자협의 ‘품위’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거론된 해당 회원들의 제명 안건 역시 근거 부족으로 부결된 상황에서 꺼내놓은 차선책이다.

기자 개인의 품성은 도의적 차원의 자발적 개선사항일 뿐 협회라는 권력집단이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15개 회원사의 권익을 대변하는 기자협의 목적(회칙 제1장제3조 회원 권익 보호 및 향상)은 단체의 의무이자 존립의 이유일 것이다.

오히려 번번이 매체들이 출입금지를 당하고, 기자가 출입제한을 당할 때 침묵하고 있던 기자협이 미안해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기자협은 기자단의 구성이 ‘소수’냐 ‘다수’냐 여부를 따지기 전에 단 한 명 회원의 목소리라도 귀담아 듣는 자세부터 갖춰야 할 것이다. 아울러 1년 가까이 끌어온 회원사 출입제한 사태의 해결을 위해 조속히 나서야 한다.

지금 크게 진노하고 있는 치의신보 기자들도 본인들은 지난날에도, 앞으로도 경험하지 못할 출입제한과 금지에 대해 ‘기자’로 살아가는 평범한 비기관지 동료들이 얼마나 고통 받을지 한 번쯤 헤아려주길 바란다.

그리고 기자단은 지면을 빌려 사과한다. 너무 늦게 언론탄압의 부당함을 외치기 시작했다는 것과 기자협의 무능함에 일조한 선배였다는데 대죄를 청하는 바이다.

기자협이 잃어버린 자존심을 되찾는 그날, 불손했던 ‘품성론’에 대해서도 기꺼이 사죄하겠다. 물론, ‘치의신보’가 아닌 15개 회원사의 기자협 회원들에게 말이다.

“사죄한다. 언론자유를 지켜내지 못해서…”

 

* 기사는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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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enker 2015-09-12 09:56:28
옳다! 우리 사회에 예의를 지키지 않는 수 많은 사람들. 회사 앞에 천막을 치고 1000일을 2000일을 농성을 하거나, 공장 굴뚝에 올라가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을 고공에서 지내거나 동료의 죽음에 더 이상 물러갈 곳이 없어 크레인 위에 올라 사철을 지내고 내려와 경찰의 조사를 받거나 이 모든 이들이 그들의 말대로 '예의'없는 것일 게다. 그렇다면 그따위 예의 같은거 개나 줘버려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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