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루는 밤' 쾌적 수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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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 못 이루는 밤' 쾌적 수면법
  • 이인문 기자
  • 승인 2005.07.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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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양대 기선완 교수, 절제된 일상생활 유지가 중요

수면장애의 원인

기상청이 지난 17일 “한반도가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권에 들면서 이번 주 내내 전국적으로 30도를 웃도는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보했다. 이렇듯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면서 덥고 습한 찜통더위로 열대야 현상까지 나타나면 수면부족과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이들이 크게 늘어난다.

열대야는 하루 최고 기온이 30℃ 이상이고, 평균 기온이 25℃ 이상 오르는 무더운 날 낮 시간 동안 올라간 기온이 밤에도 떨어지지 않아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면 밤에도 편하게 잠잘 수 있는 온도인 섭씨 20도를 훨씬 웃돌아 잠을 설치기 일쑤이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낮 시간에는 수시로 졸음을 겪다 밤이 되면 또 다시 불면증에 시달리게 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수면이 부족하면 생체리듬이 깨져 신체의 면역력이 떨어지고 피곤함과 주위 산만 등 질환을 일으켜 다음날 아침 환자진료에 지장을 일으키는 것은 물론 크고 작은 사고를 부를 수 있다.

열대야 속에서 쾌적한 수면을 이룰 수 있는 방법을 건양대병원 정신과 기선완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기로 하자.

수면장애를 일으키는 원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가 과각성이다. 수면장애 환자들은 생리적으로 과각성 상태이며, 인지적 스타일이 강박적이고 걱정과 불안을 유발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특징이 있다.

이들은 감정을 밖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안으로 내재화하고 결국 생리적인 각성으로 내보낸다. 그래서 잔뜩 긴장하고 불안해하며 사소한 자극에도 깜짝깜짝 놀라기 쉽다. 과각성은 불면증의 일차적인 원인인 동시에, 불면 자체가 다시 과각성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다른 불면의 원인은 잘못된 조건화이다. 사람들이 수면을 취하기 위해서는 수면 상황과 함께 어둠, 침대, 취침 시간 등의 자극이 적절하게 어울려야 한다. 그런데 이런 상황적, 시간적 자극이 수면과 양립할 수 없는 활동과 반복적으로 짝짓기가 일어나면 수면이 방해받기 쉽다.

즉 침대에 누워 자주 텔레비전도 보고 간식도 먹는다면 정말로 수면을 위해 침대에 눕더라도 잠이 쉽게 들 수가 없게 된다. 또한 며칠 간 밤에 잠을 못 자게 되고 그 결과 낮에 부정적인 증상을 경험하게 되면 사람들은 수면 상실에 대한 걱정, 낮 시간의 졸리움, 두통, 무기력감 등의 증상, 긴장감, 심리적인 불안 초조를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반응에 동반해 사람들은 더욱 더 자려고 애쓰게 되며 잠을 자는 것 자체에 대한 관심과 걱정이 심해진다. 이렇게 되면 수면에 대한 실행 불안이 생겨 잠을 더 이루지 못할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과 수면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더욱 병적인 수준으로 발전시키고 학습된 좌절감에 젖어 ‘자신은 수면을 절대 못 이루는 사람’, ‘항상 수면은 조절할 수 없는 것’과 같은 부정적이고 왜곡된 생각에 빠지게 된다. 이런 왜곡된 인지 과정이 수면을 방해하는 것은 물론이다.

만성 환자들의 경우 나름대로 수면을 위하여 애쓰는 방법이 오히려 수면을 방해하는 나쁜 습관으로 발전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자기 전에 술을 마신다든지, 자기 위해서 하루 종일 계속 누워 있는 행동 같은 것들이다.

이런 부적응적 생활 수면 습관이 사람들의 정상적인 수면을 방해하게 된다. 양질의 수면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첫째, 졸릴 때만 잠자리에 누워야 한다. 그래서 누우면 바로 잠이 들도록 잠자리와 수면을 조건화시키는 자기 학습이 필요하다.

열대아 쾌적 수면법

둘째, 침대나 침실은 잘 때만 사용하고 셋째, 잠이 오지 않으면 일어나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졸릴 때 다시 잠자리로 돌아오며 넷째, 이런 과정을 자꾸만 반복하여 습관이 되도록 스스로를 훈련하고 다섯째, 시간을 맞추어 늦게 자더라도 다음 날의 수면을 위해 아침에는 같은 시각에 일어나는 것이 좋다.

열대야에 따른 이상 증상은 주위 온도변화에 대해 인체가 적응할 시간적인 여유가 없기 때문에 나타난다. 사람은 불편감을 느끼고 과각성되어 잠을 이루기 어렵다.

또한 특별히 자율신경계에 이상을 가지고 있는 알콜중독자나 신경계 이상 환자, 심장혈관계 이상 환자, 땀이 너무 많이 나거나 혹은 땀이 전혀 안 나는 사람, 당뇨병 및 갑상선 기능 항진증 환자들은 열대야 현상이 있을 때 몸 관리를 잘해야 한다. 자율신경계에 이상이 있는 사람들은 자칫 체온조절에 실패해 열대야 현상으로도 약한 열사병 증세를 일으켜 고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열대야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과 같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절제된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첫째, 잠자기 적어도 세 시간 전까지는 식사를 마쳐야 한다. 허기는 잠을 오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허기가 있을 때는 우유 한 잔 정도만 마시고 늦은 시간의 과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둘째, 미지근한 물로 하는 샤워는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오랜 시간의 목욕은 과각성을 시키므로 삼가는 것이 좋다.

셋째, 잠자기 전에 텔레비전을 시청하는 것은 대뇌의 활동을 자극해 숙면을 방해한다.

넷째, 카페인이 든 커피, 홍차, 초콜릿, 콜라 등과 담배는 각성성분이 들어있어 숙면을 방해한다. 잠을 청하기 위해 마시는 술도 수면 유도에는 다소의 효과가 있을지 모르나 결국 양질의 숙면을 방해하고 수면 중간에 자주 깨게 하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새벽이나 해가 지고 난 저녁 시간을 이용해 20~30분간 자전거타기, 산책 등의 가벼운 운동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되지만 습도 및 온도가 높을 때는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힘든 운동을 하는 것도 수면에는 이롭지 않다.

여섯째, 점심 식사 후 20~30분간의 낮잠은 밤의 숙면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30분 이상의 낮잠은 더운 밤 시간 불면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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