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치, 새로운 세대 위한 ‘담론의 장’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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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치, 새로운 세대 위한 ‘담론의 장’ 돼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10.05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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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워크샵서 건치 조직의 변화 방향성에 대해 토론…“정체성의 재정의와 체계변화 필요”
▲ 2015 건치 워크숍 참가자 일동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공동대표 박성표 정달현 이하 건치)가 지난 3일 제주특별자치시 한림읍 금강산 콘도에서 워크샵을 열고, 건치 현황과 문제점을 나누고 앞으로 건치의 발전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워크샵은 ‘건치와 함께한 25년, 민중과 함께 할 50년’을 대주제로 건치 OB‧YB회원 및 가족 활동가 등 8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건치 정체성의 재정의와 조직방식 변화 필요”

▲ 기조발제 중인 김인섭 원장

먼저 김인섭 원장이 ‘건치는 변화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기조발제에 나섰다. 김 원장은 건치가 창립된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의 한국의 정치‧사회적 변화와 이와 맞물려 건치의 현주소를 짚으며, “시대가 변하면 시대가 요구하는 과제도 변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여러 의견이 갈리겠지만, 분명한 것은 우리가 지금까지 해 온 내용과 형식으로는 시대정신을 담을 수 없다”고 현 상태를 진단했다.

또 기성단체로서, 다원주의적 사회에 맞는 자기실현의 과정으로써 운동을 새롭게 모색할 것을 주장하면서 “정치적 입장을 버리고 ‘공동선’을 주제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새로운 세대가 움직일 수 있는 장을 열어줘야 한다”고 제안했으며, 그 조건으로 “정체성의 재정의와 조직방식에서의 변화가 필요하며, 세계사회포럼(World Social Forum 이하 WSF)과 같이 정치성을 배제한 다양한 개인과 조직이 토론 할 수 있는 ‘광장’을 제공하고, 이들을 수평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 개방된 공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건치에서 이를 받아들인다면 과거의 역사주의적, 목적론적 정체성을 버리고, ‘공동선을 추구하는 치과의사들의 포럼’을 만들어 치과의사로서의 삶과 사회참여에 대해 토론하는 장이 될 것”이라며 “또 기존의 건치는 정책부서만 남기고 축소시키며, 기존의 활동들은 독립시키되 지원을 아끼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 일이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새로운 치과의사들이 참여치 않더라도 문제를 재정의 한다는 차원에서 우리 스스로에게도 필요하다”며 “건치가 변화를 선택한다면 치열한 공부와 정체성의 재정의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건치, 새로운 세대를 위한 담론의 공간이 돼야…

▲ 발표를 경청하는 건치 회원 일동

김인섭 원장의 발제 후 토론이 이어졌고, 회원들은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건치 조직의 문제점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들에 대한 진지한 논의의 장이 펼쳐졌다.

특히, 지난달 5일과 6일에 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펼쳐진 ‘건치토크콘서트’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건치가 미래 세대를 위한 ‘광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에 동의했다.

먼저 구강보건정책연구회 김용진 회장은 다른 진보의료단체와는 달리 치과계내에서 독보적인 건치의 위치를 언급하면서, “건치는 가치 지향적인 삶을 살기 원하는 치과의사들이 모인 단체다. 가치 지향적 삶에 대한 공유와 이를 영위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재생산인데, 이를 담아내는 틀이 낡았다”고 문제점을 지적하면서 “건치는 후배들, 현재 건치회원들이 자신의 가치를 가장 잘 실현해 나갈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젊은 치과의사들, 후배들이 치과의사로서 롤모델로 삼을 수 있는 사회적 의료 활동 등의 지향점을 보여주는 활동 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건치 광주‧전남지부 정태환 원장은 “건치의 위기는 대중성의 상실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최근의 ‘건치토크콘서트’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초창기 건치가 가졌던 내용과는 달라지겠지만 이런 노력들이 하나씩 쌓이다보면 건치가 민주화단체로서 가진 명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 김형성 사업국장

김형성 사업국장은 “우리 세대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싸워온 신자유주의, 의료상업화에 대해 태어날때부터 신자유주의적인 삶의 방식이 익숙한 세대에게 이를 전달하는 방식이 잘못됐다”며 “무엇이 문제인가 보여주는 장이 필요한데, 우리는 우리의 방식대로 이를 설명하려고 했다.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만들고 문제를 설명하는 프레임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진미 사무차장도 “건치가 내야하는 목소리는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다만, 새로운 세대에게는 그들이 이해하는 문화나 코드를 사용해 접근해야 한다”며 “그런 의미에서라도 새로운 물결, 사람들이 유입될 수 있도록 해야 내‧외부 적으로 더욱 우리 이야기를 다양하고 적절하게 전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거들었다.

서울‧경기지부 정환영 원장은 “건치가 지난 20여년간 추구했던 대중성은 무엇이며, 그 상실의 내용은 뭔지 묻고 싶다”면서 “이제는 건치가 대중성 신화라는 굴레를 벗고 프레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달현 공동대표는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에 대해 동의하면서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구성원으로서의 개개인의 동력, 지향을 모아내는 방식이 답이라고 생각한다. 이에 충실하다면 구조는 내용에 맞게 표현될 것”이라며 “건치가 완결된 자기 구조를 가지고 뭔가를 표현하는 방식은 지양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건치는 열린 플랫폼으로서 다양한 실험, 시도, 수정이 가능한 열린 구조가 돼야 한다”며 “현 집행부로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공식적이고 절차적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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