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망晩望 저물녘에 바라보다
상태바
만망晩望 저물녘에 바라보다
  • 송학선
  • 승인 2015.10.19 14: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콩밝倥朴 송학선宋鶴善의 한시漢詩 산책散策 1] 삼혹호三酷好 이규보李奎報

과거 본지 종이신문 시절 국내외 아름다운 풍경과 사연들을 담아내 독자들로 부터 열렬한 사랑을 받았던 '송학선의 사진기행'의 저자 송학선 원장이  『콩밝倥朴 송학선宋鶴善의 한시漢詩 산책散策』코너 연재를 시작한다.

선인들의 풍류를 한껏 느낄 수 있는 이번 코너는 격주 월요일마다 연재될 예정이다.

참고로 송학선 원장은 청년치과의사회 초대회장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14대 공동대표, 건치 서울·경기지부 2대 회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0년엔 첫 개인사진전 『콩밝 송학선의 사진으로 쓴 여행 보고서1 : 소외 그리고…』를 개최키도 했다.   -편집자 주

 

<콩밝倥朴 송학선宋鶴善의 한시漢詩 산책散策>

잠자기 전 베개 맡에 한시 한 수 읽기를 몇 해째 하고 있습니다. 잠도 잘 오고 잠자리도 편하더군요.

“춘수춘흥수심천春愁春興誰深淺 봄 시름과 봄 흥취 어느 것이 더 깊을까”라는 싯구를 만나고, “필함춘우사도화筆含春雨寫桃花 봄비에 붓 적셔 복사꽃을 그린다”는 구절에 울컥 하더니 “행화영락자규제杏花零落子規啼 살구꽃 진다...... 소쩍이 운다.......”라는 구절에서는 그만 울음보가 터졌습니다.

옛 선비들의 격조야 어찌 넘보겠습니까만 삶의 여행에서 만난 경물을 사진으로 담고 싯귀를 골라 작은 연재를 시작합니다.

경景은 정情으로 인해 아름답게 된다 했습니다. 이 사진과 시들이 여러분들 마음속 아름다운 추억 하나를 깨워 되살려 낼 수만 있다면 또한 더 바랄게 없지 싶습니다.

고반와考槃瓦에서 콩밝송학선

 

<콩밝 송학선의 한시 산책 1>

 

 

만망晩望 저물녘에 바라보다 / 삼혹호三酷好 이규보李奎報(고려高麗1168-1241)
 

이두조추후李杜啁啾後 이백과 두보가 노래 한 뒤
건곤적막중乾坤寂寞中 하늘과 땅이 적막한 가운데
강산자한가江山自閑暇 강산은 절로 한가하여
편월괘장공片月掛長空 조각달을 넓은 하늘에 매달았구나

 

날씨가 많이 서늘해졌습니다. 초승달 외로이 떠 있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가을을 느낍니다. 소동파蘇東坡(송宋1036~1101)가 왕유王維(당唐701∼761)의 그림에 부쳐 말했습니다. “시중유화詩中有畵요, 화중유시畵中有詩라, 시 속에 그림 있고 그림 속에 시가 있다”.

 

요즘 우리가 만들어 내는 쉬운 그림이 사진이지요. 저녁 하늘 올려다보시고 렌즈로 시 한 소절 담아 보세요.

 

이두李杜 ; 이백李白(701~762)과 두보杜甫(712~770)
啁 ; 울 조 : 새가 지저귐. 또, 그 소리. 벌레가 욺. 또, 그 소리. 비웃을 조. / 새소리 주 : 새가 지저귀는 소리. / ‘조’ 일 때는 평성平聲 효운肴韻, ‘주’ 일 때는 평성平聲 우운尤韻추啾 ; 울 추 : 새 같은 것이 작은 소리로 욺. 떠들썩할 추.
조추啁啾 ; 새가 욺. 또, 그 소리. 이 시에서는 ‘시로 읊다, 노래하다’로 풀었습니다.
건곤乾坤 ; 하늘과 땅, 천지天地, 감여堪輿
적막寂寞 ; 쓸쓸하고 고요함
한가閑暇 ; 바쁘지 않아 여유가 있음, 한가閒暇
장공長空 ; 끝없이 넓고 먼 하늘

 

이규보李奎報(고려高麗1168의종毅宗22-1241고종高宗28) 고려 시대의 대표적인 문인文人이자 관료. 본관은 황려黃驪(여주麗州). 초명初名은 인저仁氐. 꿈에 문장을 관장하는 별인 규성奎星이 나타나 과거에 장원했다고 ‘규성의 은혜에 보답한다'는 의미의 '규보奎報'로 개명改名. 자는 춘경春卿이고 호는 백운거사白雲居士 또는 시와 술 그리고 거문고를 너무 좋아해서 삼혹호선생三酷好先生 등을 사용하였습니다. 시호는 문순文順.

 

이백李白(Lǐ Bái, 당唐701~762) 자는 태백太白, 호는 청련거사靑蓮居士. 쓰촨 성 쑤이예 출생. 두보杜甫와 함께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꼽힙니다. 이 두 사람을 합쳐서 이두李杜라고 칭하고 이백을 시선詩仙이라 부릅니다. 현재 약 1100여 수의 시들이 남아 있습니다.

 

두보杜甫(Dù Fǔ, 당唐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야로少陵野老. 중국 고대 시에 지대한 영향을 미쳐 시성詩聖이라 부르며, 그의 작품은 시사詩史라 부릅니다. 이백과 함께 이두李杜라고도 일컬으며, 정의가 없는 경제구조로 고통 받는 민중들의 고단한 삶을 시로 묘사한 민중시인입니다.

 

소동파蘇東坡(북송北宋1036.12.19~1101.7.28) 메이산[眉山:四川省] 출생. 자 자첨子瞻, 호 동파거사東坡居士, 애칭愛稱 파공坡公 · 파선坡仙, 이름 식軾.

소순蘇洵의 아들이며 소철蘇轍의 형으로 대소大蘇라고도 불립니다. 송나라 제1의 시인이며, 문장에 있어서도 당송팔대가唐宋八大家의 한 사람입니다. 그의 시는 철학적 요소가 짙었고 새로운 시경詩境을 개척하였다고 평가 받습니다. 대표작인 《적벽부赤壁賦》는 불후의 명작으로 널리 애창되고 있습니다.

 

왕유王維(당唐701∼761) 자는 마힐摩詰이며, 진사進士가 되어 상서우승尙書右丞에 이르렀습니다. 시인으로도 유명합니다. 글씨는 초서草書와 예서隸書를 잘하였고, 수묵 산수화를 잘 그려 남종문인화南宗文人畵의 시조始祖로 불립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