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주의 농막에서 돌아오는 길에 취해서 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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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주의 농막에서 돌아오는 길에 취해서 읊다
  • 송학선
  • 승인 2015.11.0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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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 산책 2] 손장귀로취음孫庄歸路醉吟 손주의 농막에서 돌아오는 길에 취해서 읊다 / 신광수申光洙

손장귀로취음孫庄歸路醉吟 손주의 농막에서 돌아오는 길에 취해서 읊다 / 신광수申光洙(1712숙종38~1775영조51)

취와고송하醉臥古松下 취해 늙은 소나무 아래 누워

앙간천상운仰看天上雲 하늘 위 구름을 올려다본다

산풍송자락山風松子落 산바람에 솔방울 떨어진다

일일추성문一一秋聲聞 하나하나 가을 소리로 들린다

                                                                    (1753)

지난 10월 21일은 음력 9월 9일 중양절重陽節이었습니다. 과인過人 이윤기李潤基 선생이 돌아가시고 함께 어울리던 동무들이 양평 과인재過人齋에서 모여 추모 행사를 한지 벌써 5년이 됩니다. 과인 묘소에서 음복한 낮술이 불콰해져서 과인이 심어 놓은 나무 밑에 잠시 누웠자니 “윤기潤基가 가고 없으니 세상에 윤기潤氣가 없어” 라는 국화주에 취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가을도 가고 있습니다.

‘장庄’은 농막이니 시골의 별서를 이야기 합니다. ‘앙간仰看’은 우러러본다 이니 위로 올려다본다는 뜻입니다.

신광수申光洙(1712숙종38~1775영조51)는 조선의 문신입니다. 자字는 성연聖淵이고 호는 석북石北, 오악산인五嶽山人 등을 씁니다. 첨지중추부사僉知中樞府事 호澔의 아들이구요. 서書·화畵에 뛰어난 문명文名을 떨쳤습니다. 음보蔭補로 참봉參奉이 되고, 1764년(영조40) 의금부도사義禁莩事로 탐라耽羅(제주도)에 가서 그 곳의 풍토·산천·조수鳥獸·항해 상황 등을 적어 「부해록浮海錄」을 지었습니다. 연천현감漣川縣監을 거쳐 1772년(영조48) 기로정시耆老庭試에 장원, 이해 돈녕부도정敦寧莩正이 되었으나, 노모老母를 모실 집 한 칸도 없는 사실이 알려져 왕으로부터 집과 노비奴婢를 하사받고 1775년 승지承旨에 이르렀습니다. 과시科詩에 능했고, 특히 과거시험의 답안지로 썼던 '과시' 「등악양루탄관산융마登岳陽樓嘆關山戎馬」는 과거급제자 답안지가 방榜으로 나붙자 바로 널리 애송愛誦되어 전국의 교방敎坊에서 「관산융마」를 부르지 못하는 기생이 없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지금도 시창詩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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