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의학연구원 설립, 정부측 ‘산업화’ 강조 눈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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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의학연구원 설립, 정부측 ‘산업화’ 강조 눈살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5.11.1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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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국 교수, “국민 구강건강 향상이 치의학 연구 핵심가치” 반박…정부관계자 ‘재정확보 문제’ 강조로 아쉬움 남겨
▲ 한국 치의학 육성 및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토론회

15년 가까이 끌어 온 치과계 숙원사업인 한국치의학융합산업연구원(이하 치의학 연구원)의 설립 추진을 위한 정부 측 논리가 ‘치과의료 산업 확대를 통한 이익’에만 치중된 데 대해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6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 치의학 육성 및 산업발전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정부와 치과계는 치의학 연구원 설립에는 공감대가 형성됐으나, 설립근거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먼저 정부는 치의학 연구원 설립을 위해 치과계가 예산문제 극복을 위한 '자구책 마련' 등의 노력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이는 정부가 국민구강건강 증진을 위한 사업 투자에도 수익성의 논리를 대입한 것이다.

▲ 박영국 회장

이에 한국치과대학장‧치의학전문대학원장협의회 박영국 회장은 “치의학 연구의 핵심가치는 구강질환 예방을 통한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있다”며 “의료산업의 발전은 이 핵심가치를 추구할 때 부가적으로 얻어지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회장은 “세계적으로도 구강질환을 당뇨와 암 같은 비전염성질환(NCDs)로 인지하고, 이를 국가주도로 관리하는 추세”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치주질환, 치아우식증이 외래 다빈도 질환 순위에서 각각 2위와 7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65세 이상 노인의 90%가 치주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고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이를 위한 연구들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연구 성과가 유기적 연관성을 가지지 못할 뿐 아니라 중개의학으로서의 성과도 미미한 실정”이라며 “그러므로 국가적 차원에서 사회안전망으로서의 치의학 산업, 융합연구를 체계적으로 지원‧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치과의료 산업의 발전 역시 ‘국민구강건강 향상’이라는 공공성의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것.

대한치의학회 박준우 회장도 “10대 요양 급여 상병의 30%를 치과질환이 차지하고 있음에도, 질병기전을 연구하기 위한 질병분류도 미비한 실정”이라며 “따라서 정부는 치의학 분야 연구개발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견인할 수 있는 치의학 연구원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박 회장은 치과의료산업 개발에도 긍정적 입장을 보였다. 그는 “국가주도의 치의학 연구원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이고 상호 협력적 연구는 결국 치과의료산업 활성화로 이어져 국가 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 예산문제 놓고 “치과계 자구책 마련해야”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 최남섭 회장은 치의학 연구원 설립을 위해 치과계가 갖춰야 할 자료에 대해 질의 했으며, 이에 정부 관계자는 예산문제를 또 한 번 강조했다.

미래창조과학부 연구기관지원팀 정택렬 팀장은 치의학 연구원 설립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지금까지 치과계가 내 놓은 자료는 치의학 연구원 설립 당위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구체적인 운영내용, 무엇보다 재원마련을 위한 자구책 등의 자료 준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정택렬 팀장

특히 그는 “현재 정부출연으로 운영되고 있는 25개 국가과학기술연구기관 중 6개 기관은 부설기관으로, 국‧공립연구소와는 다르게 일정정도의 정부출연금과 나머지 비용은 자체 R&D 수탁기금으로 운영되고 있다”며 “치의학 연구원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존 연구원에서 분원을 세울 때도 시범사업을 통해 연구‧운영 역량, 공익성을 검증 받은 후에야 이뤄진다”면서 “현실적으로 연구원 설립과 운영은 여러 이해관계가 얽힌 한정된 재원 안에서 이뤄지는 만큼 이에 대비한 설득력 있는 자료,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치협 최남섭 협회장을 비롯해 장영준‧김영만 부회장, 광주치협 박정렬 회장, 대구치협 민경호 회장, 대전치협 이상훈 회장, 경북대학교 치의학대학원 김성교 원장, 대한치과위생사협회 문경숙 회장,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홍옥녀 회장, 한국치과기재산업협회 장령기 대회협력이사, 대구시 김연창 경제부시장 등이 참석해 치과계 내‧외부의 큰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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