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습지식물의 보고를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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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습지식물의 보고를 보다
  • 이채택
  • 승인 2005.09.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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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적인 식충식물인 끈끈이 주걱 이다. 벌레를 잡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고속철을 만들면서 천성산의 습지 보존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며 어느 스님의 단식투쟁이 오랫동안 이어졌었다.

우리나라에는 여러 곳에 많은 습지가 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습지도 많이 있다고 보여 진다. 골프장 건설 등으로 습지가 많이 사라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습지가 뭐 그리 중요하냐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다양한 동식물과 환경 생태계를 후손에게 물려주는 것이 현제를 살고 있는 이들의 의무중 하나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큰방울새란. 습지에 분포하는 난초과 식물중에서 개화기가 가장 빠르다. 꽃은 하나만 달린다.
울산 인근에는 많은 습지가 발견되었고 아직 발견되지 않은 곳도 있다고 생각된다. 지역의 모 환경단체에서 많은 습지를 발견하였고 생태보전지구로 지정된 곳도 있다.

습지식물을 보는 것은 쉽지 않고, 특히 식충식물이 습지에 자라기 때문에 야생화를 찾아다니는 이들에게는 동경의 대상이다.

지난해 정족산 무재치늪에서 대표적 식충식물인 끈끈이주걱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리고 습지에서 자라는 난초과 식물인 큰방울새란도 덤으로 보았다.

올해는 좀 더 가까운 곳의 습지를 새벽시간을 이용하여 몇 차례 탐방하였다. 그곳은 습지식물의 보고라 할 정도로 개체수가 엄청나게 많았다.

과거부터 습지는 수량이 풍부하여 논농사에 많이 이용되던 땅 이었나보다. 그곳도 논농사를 짓다가 방치된 곳으로 지주의 개발과 보존문제로 다툼이 일어나고 있다.

▲ 잠자리난초. 초여름에 꽃이 핀다. 난초과 식물중에서 꽃이 아름다운 종에 속한다.
끈끈이주걱은 대표적인 식충식물이다.

잎 표면에 붉은 털이 있고 털에는 끈끈한 액체가 묻어 있어서 벌레가 붙으면 잎이 오므라들면서 벌레를 잡는다. 꽃은 여름에 피지만, 꽃이 피기 전 잎이 더 아름답다.

큰방울새란. 방울새란. 잠자리난은 습지에서 자라는 대표적인 난초과 식물이다. 큰방울새란은 6월에 줄기 끝에 홍자색 꽃이 하나씩 핀다. 조금 늦게 방울새란이 개화기를 맏이 하는데 아직 만나지 못했다.

새벽에 그곳 습지에 들른 어느 날, 아직 꽃이 피지 않은 난초과 식물을 보았다.

도감을 뒤져보니 잠자리난초가 유력한 후보였다. 몇 주 후 다시 들려보니 꽃이 피어 있었다. 예상대로 잠자리난초였다. 보기가 어려운 식물인데 그곳에서는 아주 흔하게 많은 개체가 자생하고 있었다.

식충식물은 끈끈이주걱과 함께 땅귀이개. 이삭귀이개. 자주땅귀이개 등이 있다.

그 곳에는 엄청난 개체의 이삭귀이개와 자주땅귀이개가 분포하고 있었다. 자주땅귀이개는 멸종위기식물로 분류되어 보호되고 있지만 그곳에서는 너무나도 흔한 식물이었다.

▲ 자주땅귀이개. 열매의 모습이 귀이개를 닮아서 붙혀진 이름이다. 꽃의 크기도 귀이개와 비교될 정도로 작다.
식물체의 크기가 너무 작아서 어느 것이 잎인지 구분이 어려울 정도이고 꽃이 없다면 알아볼 수가 없는 종이었다. 아쉽게도 그곳에는 땅귀이개가 자생하고 있지 않았다.

야생화를 찾아서 산과 들을 뒤지고 다닌 것이 올해로 3년째이다.

그동안 많은 종들을 보았지만, 아직 보지 못한 것들이 훨씬 더 많다. 평생을 돌아다녀도 모든 종을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올해는 몇 차례 고산지역을 등산하며 고산식물도 다수 보았고 습지식물도 여러 개체 사진으로 담아오는 소득이 있었다. 이후의 탐사는 고산식물로 주로 이어질 것이다.

다가오는 가을에는 영남알프스에서 어떤 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가 된다.

 

▲ 이삭귀이개. 뿌리줄기에 벌레잡이 주머니가 달려있는 식충식물이다.

이채택(울산 이채택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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