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형送兄 언니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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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형送兄 언니를 보내며
  • 송학선
  • 승인 2015.12.1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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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5] 송형送兄 언니를 보내며 / 칠세여자七歲女子

송형送兄 언니를 보내며 / 칠세여자七歲女子

별로운초기別路雲初起 헤어지는 길엔 구름이 막 일고

이정엽정비離亭葉正飛 이별하는 정자엔 나뭇잎 바로 날린다

소차인이안所嗟人異鴈 탄식하는바, 사람은 기러기와 달라

부작일행귀不作一行歸 한 줄 지어 돌아가지 못하는가?

 

차此는 칠세여자송형지시야七歲女子送兄之詩也라 협로峽路에 초기지운初起之雲은 여별한지애울如別恨之藹鬱하고 산정山亭에 난비지엽亂飛之葉은 여리정지처량如離情之凄凉이라 차호嗟乎라 피안彼鴈은 일행一行이 횡사운단이동귀橫斜雲端而同歸어늘 나하奈何로 아我는 형제분리兄弟分離하야 여안지불여호如鴈之不如乎아 칠세여자七歲女子로 속문정묘屬文精妙하고 사정절긴寫情切緊하니 가위한유여자야可謂罕有女子也로다

이는 일곱 살 난 계집아이가 언니를 보내는 시라. 산골짝 길에 처음 일어나는 구름은 마치 애울 찬 이별의 한 같고 산골 정자에 어지럽게 날리는 잎은 마치 처량한 이별의 정 같으니라. 아, 슬프다. 저 기러기는 일행이 구름 끝에 비껴 같이 돌아가거늘 어찌하여 나는 형제가 나뉘어져 기러기 같지 않는가? 일곱 살 여자로 문구를 얽어서 글을 지음이 정교하고 보거나 느낀 실정을 그대로 그려 냄이 긴요하고 절실하니 가히 드물게 있는 계집아이라 하겠다.

 

오언당음五言唐音이란 책에 34번째로 실린 시입니다.

오언칠언당음五言七言唐音을 손주 녀석을 생각하며 할애비가 ‘당음唐吟’이란 제목으로 틈틈이 풀고 있습니다. 글쎄요, 녀석이 나중에 좋아할지는 모르겠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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