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긍정적 사자성어’로 표현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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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긍정적 사자성어’로 표현되길
  • 전민용
  • 승인 2015.12.3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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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건치신문 전민용 대표이사

2015년 을미년(乙未年)이 저물고, 2016년 병신년(丙申年)이 밝아 옵니다. 병신(丙申)은 붉은 원숭이를 뜻합니다. 개인이나 나라나 힘들고 불안한 시대지만 빨갛게 화장한 원숭이의 재롱을 보듯 즐겁고, ‘헬 조선’이 아니라 ‘헬로우 조선’이 되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소망해 봅니다.

새해는 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있는 해입니다. 벌써 선거의 전초전으로 여야 공히 시끌시끌합니다. 특히 갈갈이 찢어진 야권의 모습은 점입가경입니다.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정치가 거꾸로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지만 그래도 변화는 정치에서 나올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꽉 막힌 현실에 조금이라도 균열을 낼 수 있도록 눈 부릅뜨고 국민의 권리를 행사해야 할 것입니다.

선거나 의회정치는 시끄럽고 변화무쌍한 것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선거나 입법 결과가 예측 불가능해야 국민도 흥미를 가지고 관료나 이해당사자들도 긴장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점에서 작금의 야권 분열도 그리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야권 모두가 정책, 인물, 당 운영에서 제대로 혁신 경쟁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야권이 호남에서는 서로 경쟁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선거 연대를 할 수만 있다면 여야를 포함해 우리 정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제 희망이 너무 큰가요?

선거나 의회정치와는 반대로 국정은 변화보다는 안정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생활공간은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해야 안심하고 뭐든 할 수 있을 것이니까요. 그런데 여당 원내대표 파동, 국정 교과서, 최근의 입법 논란에서 보듯 자꾸 대통령이 정쟁의 중심에 서고 있습니다. 편을 가르고 지지자를 결집시키고 선거에 유리한 구도를 만드는 일에 능한 건 분명하지만 이것이 국정 책임자의 역할은 아닐 것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교수신문이 혼용무도(昏庸無道)를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선정했을 것입니다.

'혼용무도'는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를 가리키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이르는 '혼용'과, 세상이 어지러워 도리가 제대로 행해지지 않음을 묘사한 '논어'의 '천하무도'(天下無道) 속 '무도'를 합친 표현이라고 합니다. 작년의 '지록위마(指鹿爲馬)'에 이어 나라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실정을 적나라하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새해에는 모두가 웃으며 들을 수 있는 긍정적인 사자성어가 나올 수 있는 한 해가 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병신년(丙申年)은 원숭이가 왕관을 쓰고 인간세상에서 자기가 왕인양 자랑하는 모습이라고도 합니다. 동양판 벌거벗은 임금님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혹시 자신이 이런 우스꽝스러운 원숭이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성찰해보는 연말연시가 되면 좋겠습니다.

사회를 위한 큰일을 하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자기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간 존중을 실천하는 것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 같다는 누군가의 말이 생각납니다. 내 가족, 내 일터, 내 관계망 속에서 제가 어떤 인간으로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해 준 한마디였습니다. 올 한 해 이 말을 마음속에 간직하고 살아보려고 합니다.

 

지난 한 해 동안 건치신문을 애독해주신 모든 분께 큰 절 올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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