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경건치는 치과·사회 잇는 연결고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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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경건치는 치과·사회 잇는 연결고리다"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6.01.15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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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건치 부경지부 기획 ②] 부경건치의 모태가 된 청년치과의사회 부산경남지부 이강주 초대회장

 

"치과라는 생계 터전을 벗어나 사회문제에 관심이 있는 치과의사들과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 그냥 그게 좋아서 모이기 시작한 게 부경건치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의 모태인 청년치과의사회부터 부산경남지부(이하 부경건치)의 창립멤버로 활약한 이강주 초대회장이 창립 당시의 기억을 돌이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강주 초대회장

1988년 한겨레신문이 창간할 즈음 부경건치는 태생을 함께 했다. 그는 “정효경 선생 등 후배들이 선배라고 나를 찾아와 모이게 됐는데 어쩌다 가장 연장자인 내가 회장을 맡게 됐다”며 “그때 당시만 해도 내가 나서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생각도 없었던 때였는데 곧 지부대표자 회의에서도 내가 의장을 맡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의료운동’과 ‘의료인운동’이라는 두 가지 용어를 자주 썼는데 전자는 의료인들이 의료운동을 하는 것이고, 후자는 의료인이 사회적 활동을 하는 것이라는 의미였다”면서 “나는 그 전까진 치과에만 있던 인물이라 이런 용어의 뜻도 몰랐고 운동권이나 사회활동에 대해 잘 알지 못했던 터라 회의를 이끌기보다는 그저 사회를 봤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활동을 시작한 이강주 초대회장은 한 달에 한 번씩 중앙운영위원회를 다니면서 각 지부를 돌며 회의를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게 됐다. 그렇게 소위 ‘사회문제에 관심 있는 치과의사들’과의 접촉지점을 늘려가던 중 부경건치의 활동에도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첫 사업으로 가장먼저 회지를 만들고, 진료소 사업을 벌였다. 그는 “교회에 진료소를 차리고 ‘푸른치과’라고 이름을 지었다”며 “곧 부서도 대여섯 부서로 나뉘면서 그때 당시 나오던 사람들을 모두 부서 책임자로 임명하고 정기적으로 회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상평(상황평가)과 시국을 논하면서 청치의 역할을 찾아가던 그때, 그는 창립멤버들과 함께 집에서 밤늦게까지 회의를 하는 일도 종종 있었다고 기억했다.

“많이도 떠들었다. 우리집에서 저녁 늦게까지 7~8명이 모여 크게 떠들고 하니까 우리 집사람이 나중에는 ‘시끄럽다’고 할 정도였다. 참 열심히 떠들었다. 그런데 지금은 내용이 기억도 안나는 거다”(웃음)

그는 인터뷰 내내 “잘 모르는 사람이 회장을 맡아 준비 없이 임기 1년을 보냈다”고 했지만, 당시를 이렇게 기억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그래서 건치가 좋았다. 치과의사가 치과에서 환자 보는 거 외에도 신문도 보고, 방송도 보고 하니까 거기에 대한 생각이 있을 텐데, 그런 걸 실컷 얘기할 수 있다는 게 그때는 참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책도 많이 보고 했지만 의료인운동과 결부시키는 노력은 한 적이 없었는데, 건치를 통해 조금씩 연결고리가 생기더라”면서 “그 중에서도 치과에서 돈만 벌다가 그 밖에서 진료를 하는 일은 참 보람됐다”고 했다.

참고로 부경건치의 당시 진료소 사업은 대상이 장애인이나 이주민에게 국한되지 않았다. 경제적 형편 때문에 치과에 잘 가지 못하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료소 사업이 확대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치과 접근성이 지금보다 더 어려울 때였기 때문이다.

그는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전했다.

“개인과 가족의 경제적인 안정, 이런 것들에서 좀 벗어나 자신의 시간과 이득을 조금씩 내어놓고 모이는 곳이 건치였다. 건치가 이런 사람들을 찾아내고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치과의사가 진료와 사회적 관심 이 두 가지를 1:1로 가지고 가면 가장 좋겠지만, 사실 나조차도 쉽지는 않다. 과거에는 그렇게도 살았는데, 나이가 드니 내가 생각하는 걸 다 실천하며 살 순 없다는 제한을 느끼기도 한다. 그래도 치과의사로서의 사회활동, 이런 것들에 관심을 가지는 후배들이 많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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