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건치를 이끈 힘! 끈끈하고 강한 조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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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건치를 이끈 힘! 끈끈하고 강한 조직력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02.12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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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건치 전북지부 기획 ①] ‘건강사회를 위한’ 정체성 고민하며 지역사회에 스며들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의 전신이 된 청년치과의사회의 활동과 더불어, 87항쟁 이후 전북지역에서도 치과대 학생들이 전문영역에서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면서, 당시 익산지역에서 공중보건치과의사(이하 공보의)를 하던 김인섭 선생을 필두로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전북건치는 1989년 6월 3일 황진 선생을 초대회장으로 차상희, 이흥수, 손광진, 김병오 선생을 중심으로 꾸려졌다.

지역에 정착한 사람이 적었던 전북건치는 공보의 회원을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일상적 활동과 함께, 전북대와 원광대 학부생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가면서 지역 구강보건 사업에 주력했다.

전북건치는 공보의 중심이라는 태생적 한계를 가졌지만, 건치 중앙의 사업에 보조를 맞춰가며 지역에서의 건치의 역할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진료봉사활동, 지역 시민사회단체 및 보건의료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영향력을 확장하려 애썼다.

초창기 전북건치는 다른 지부와 마찬가지로 고백교회 및 공단에서의 소진료소 활동과 90년대 초 ‘상수도 불소화 사업’을 지부 사업으로 추진해 왔다. 건치 지부 중 가장 꾸준히 치과대학 학부 사업과 ‘지부 소식지’ 발행 사업을 해 오고 있다.

본지는 지난 27년간의 전북건치의 역사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전북건치의 현재를 진단하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정립하는 기사를 연재할 예정이다.

 -편집자-

지역에 뿌리 내리기 위해 분투하다

“우습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우리는 언제나 환자의 입을 통하여 지역민의 생활상이나 환자의 성격, 그리고 제반의 모순을 바라본다. 우리는 전북도민의 구강건강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장비와 실제 우리가 하는 진료행위를 올바로 하는 것이다 ”

1989년 6월 3일 정식 출범한 전북건치는, 전북지역에서 ‘건강한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활동 공간 마련을 위해 분투해 왔다. 특히, 공보의를 중심으로 이뤄진 초창기 활동은 일상적인 진료봉사를 활성화 하고, 치과대학 학부생과의 관계를 긴밀히 유지하면서 지역내 전북건치의 정체성을 세우기 위한 홍보 활동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공보의를 중심으로 전개된 초창기 활동은, 1990년과 1991년도에는 건치 중앙에서 전개한 수돗물불소화 사업(이하 수불사업)에 발맞춰 전북지역에도 수불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학부생들과 연계해 거리선전전, 전북지역 보건의료단체와의 연대활동을 펼쳤다.

또 전북지역 특성에 맞는 보건의료운동 개발에 의의를 두고, 이와 관련한 토론회 및 세미나 중심의 교육모임을 결성했으며, 지역보건의료 잡지 ‘몸다슬’에 원고 게재 등을 통해 연대사업을 진행했다.

1992년도에는 초등학교 내 볼소용액 양치사업 시행을 추진해, 전북 4곳 초등학교에서 이를 실시하는 성과를 얻기도 했으며, 1993년도에는 수불사업 촉구를 위한 걷기대회에 학부생들과 함께 나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를 하기도 했다.

전북건치는 매년 사람이 바뀌는 공보의가 주축이 되다 보니 사업의 연속성이 떨어지는 한계에도 불구, 사람 수에 얽매이지 않고 자체 조직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모색하며 전북지역 내에서 건치의 위상을 높이는 일에 매진했다.

▲ 자림원 진료를 마치고

그리하여 1994년과 1995년엔 인의협, 청한, 건약과 함께 전북지역 의료보험통합일원화와보험적용확대를위한범국민연대회의(의보연대회의)에 참여, 대표자회의를 진행하는 등 지역 보건의료사업에 뛰어들기도 했다.

지회 활동의 활성화‧사업 다양화…폭발적 성장

1996년과 1997년엔 전북지역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개업의 중심’으로 활동 방향성을 잡고, 지역 내 소년소녀가장 돕기 진료카드 사업, 보건의료인 연대회의 참가, 구강보건법제정 소모임 활동을 전개했으며, 회원 되찾기 및 배가운동을 통해 잠시 전북건치를 떠났던 회원들이 복귀하는 등 양적 성장도 함께 이뤄냈다.

1998년과 1999년에는 전북건치의 활동이 꽃피운 해였다. 전주‧익산‧군산에 지회 건설을 통해 조직체계를 정비하고, 지역별 맞춤 사업을 전개할 정도로 성장했다.

군산지회에서는 매년 건치인을 선정해 시상하고, 구강보건교육 매체를 제작하고 이에 대한 감상문 낭독회 등 참신한 기획의 사업을 전개했다.

아울러 지역 개원의들과의 연대를 위해 임상교실을 운영하고, 소식지 발간 횟수를 증대했다. 이외에도 유치원 구강검진 및 실직자 치과검진, 장기수 초청 강연회 등을 개최했으며, 구강보건주간 행사를 주도했다.

특히, 1999년엔 故박동준 선생의 섭외로 전주 송천중학교(소년원) 진료사업을 시작해 담당치과의사 배치를 목표로 전북 공보의협과 공동으로 사업을 전개 했으나, 아쉽게도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2003년부터 송천중학교로부터 치과치료 예산을 받는가 하면, 법무부에서 표창을 받는 등의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북건치는 기존에 진행해  온 사업에 이어 전주 장애인 시설인 자림원에 진료봉사를 확대하게 된다. 2001년에는 원광대학교 치과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의료학교를 진행, 안도현 시인과 보건연합 우석균 선생을 초청해 강연을 진행했을 뿐 아니라 임상강좌도 실시해 호응을 얻었다.

2002년에는 전북 용담댐 수불사업이 암초에 부딪혔다. 수불사업 반대론자들이 1달여간 대전 수자원공사를 방문해 용담댐 수불기기 설치 중단을 요청하는 등 훼방을 놓았기 때문이다. 이에 전북건치를 중심으로한 전북수불추진위원회가 수자원공사에 항의 방문, 고위관계자들을 만나 수불사업의 정당성에 대해 설득하는 등 수불사업 지속을 위해 적극 나섰다.

그 결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작한 45초짜리 수불 공익광고를 전주MBC를 통해 1일 3회 이상 30일간 방영 결정을 이끌어 내는 등 전북건치의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전북건치는 광역상수도 수불화를 이뤄냈으며, 이어 지자체 정수장 불소화 확대에 매진할 것을 결의했다. 전주지회는 전주시민회와 장기완 교수와 함께 전주시청을 방문해 시의원 등을 면담했으며, 익산지회는 이흥수 교수를 중심으로 익산참여연대와 함께, 군산지회은 참여자치군산시민연대와 함께 지회가 주축이 돼 사업을 전개해 나갔다.

▲ 건치 학생 여름 한마당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전북건치는 지부를 유지해 온 역사적 맥락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삼고, 침체된 지부활동에 활력을 일으키기 위해 애썼다. 지역 개원의들과의 유대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임상강좌를 열고, 자림원, 송천중학교 등으로 함께 자원활동을 나가고, 2006년에는 한미FTA에 관한 세미나, 문화기획 등을 진행했다.

2003년엔 ‘자원활동’의 의의와 건치 내에서의 역할을 고민하면서 기존에 진료봉사 단체를 돌아보고, 전북지역의 의료소외 지역을 발굴해 그 빈틈을 채워가는 일을 고민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진료와 이를 국가의료체계 속으로 편입시키는 일에 대한 방법들을 모색했다.

또 2007년에는 건치 중앙에서 시작한 GD(좋은치과)프로젝트 모임을 결성하고, 20명의 멤버가 정기적으로 만나 각자 치과의 애로사항, 현황을 공유하고 ‘평생 건강의 동반자로 가는 진료이념’에 맞춘 변화상을 토론했다.

▲ 2009년 전북건치 창립 20주년 기념식

내실 기하며 재도약 때 기다린다

전북건치는 2005년부터 시작된 전북건치 OB 회원들의 복귀에 힘입어 전북건치 탄생 20주년인 2009년을 즈음하여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한다. 전북건치는 지역 내에서 작지만 강한 공동체, 전문가 집단으로서의 위상제고, 지부 활성화를 위해 폴 파머의 저서 『Infection and Inequality(감염과 불평등)』를 번역‧출판 사업을 벌인다.

번역사업 추진위 공동대표로 당시 전북건치 정연호 회장과 원광대 오효원 교수를 추대하고, 사업추진실무는 이성오 회원이 맡아 진행했다. 번역작업에는 정연호, 오효원, 이성오, 송정록, 권기탁, 김현철, 한지혜, 박상수, 이준용, 권병우 회원 등 10여명이 참여했다. 2년 반의 작업 끝에 2011년에는 『감염과 불평등』출판 기념회를 갖는 등 결실을 맺었다.

▲ 『감염과 불평등』 출판 기념회

이외에도 가족동반 야유회, 故박동준선생 10주기 기념식, 건치 여름한마당, 임상사업을 개최했으며, 지부소식지 『담쟁이』발간, 불교미술 읽기 강좌 등 회원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를 꾸준히 열었다. 아울러 2012년에는 가족 야유회의 확장판으로 아이들과의 추억을 쌓는 ‘아빠와의 여행’을 기획, 절찬리에 진행했다.

또 전북건치는 베트남평화의료연대(이하 평연) 사업에 매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송정록 회원이 평연 9기 단장, 대표를 역임했으며, 이성오 회원도 총무이사를 맡는 등 광전건치와 함께 평연을 움직이는 맏형 역할을 든든히 하고 있다.

▲ 가족 야유회
▲ 베트남평화의료연대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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