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불사로 발걸음을 옮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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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불사로 발걸음을 옮기다
  • 김광수
  • 승인 2016.03.03 17:4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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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의 중국기행 ③] 중국내륙2

상해를 바라보는 필자의 시선에서 중국 불교에 대한 경외감, 더불어 도시 속 켜켜히 쌓인 시간의 흔적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이 읽힌다. 도심과 불교유적이 공존하는 상해의 모습, 그 이면에 담긴 중국인들의 사상을 가늠하는 여행길. 현재의 풍경과 과거의 이야기를 넘나들며 어느덧 세 번째를 맞이한 김광수 원장의 중국여행기를 살펴보자.

-편집자-

 

새벽에 푸동공항에서 지하철을 탔다. 우선 상해 시내로 나가야 한다. 상해(상하이)는 너무나 유명한 곳이라 살펴볼 게 많다. 서구 문물이 가장 먼저 들어온 곳이기도 하고, 상하이 트위트스, 상하이 신사, 상하이 모자같은 것들도 있고....(웃음)

그밖에도 상해는 임시정부 건물과 홍구공원, 김구와 도산 안창호 선생과 비롯된 수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상해는 제 1차 코민테른으로 중국 공산당이 결성된 곳이기도 하다. 상해에서 젊은 모택동은 공산주의자가 됐다.

동시에 국민당 장개석 총통이 대만으로 패전해 도주하기 전까지 국민당 정부의 본거지였던 적도 있다. 국민당이 온갖 패악을 저지른 곳도 대개는 상해가 있는 강남지역이었다고 한다.

그건 그렇고...

인터넷으로 예약해 둔 Blue Mountain Youth Hostel을 우선 찾아가서, 오늘 밤 자는 문제를 해결한 다음 무거운 배낭을 거기에 두고, 옥불사와 정안사를 찾아 나서야 한다.

상해는 중국 근대불교의 개혁이 시작된 곳이기도 하다. 상해를 중심으로 각사, 각원 등에서 태허스님, 조박초, 원영 스님 등 쟁쟁한 분들이 활약했다. 상해불교의 가장 중심은 그때나 지금이나 옥불사다. 그리고 정안사는 태허스님이 중국불교 3개대혁론을 발표한 곳이다.

다행히 상해는 지하철이 잘 돼 있다. 문제는 지하철에서 내렸건만 목적지를 잘 찾을 수 없어서 전화를 걸어 찾았다는 점이다. 그동안 중국 시내 에서 전화를 잘 걸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잘 걸렸다. 몇 번 해 보다가 전화번호 맨 앞에 "0"을 때고 누르니까 상대방과 연결될 수 있었다.

중국 유스호스텔 직원들은 대개 영어에 능숙하지만 직원이나 전화 받는 사람 중에는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결국 영어와 중국어를 이리저리 섞어서 써 봐야 한다.

Youth Hostel에서 체크인 하고, 배낭을 맡기고 좀 쉬었다가 정안사, 옥불사를 찾아 나섰다.

정안사는 너무 유명한 절이라서 지하철 환승역이 있는 매우 번화한 중심지이다. 그런데, 정안사는 이미 관광지용으로 꽤 많은 돈을 들여서 너무 화려하게 꾸며 놓았다. 그렇게 전통의 멋은 사라졌지만 워낙 유명한 데니까 발걸음을 옮겼다.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서둘러 옥불사로 향했다. 옥불사는 물론 상해 불교의 중심지이지만, 내가 무척 존경하는 태허 스님(태허가 누구냐고 묻는다면 ‘중국의 한용운’이라 답하겠다)께서 활동하셨던 본거지이자 입적한 장소이기도 하다(한국의 운암 김성숙 님도 태허스님인데, 이분은 중국의 타이쉬 스님을 말한다).

나는 내 발로 직접 그 옥불사를 꼭 보고 싶었던 것이다. 그것이 내가 중국을 배낭여행하게 된 이유이다.

나는 거의 중국에서 택시를 타지 않는데, 모처럼 택시를 탔다. 멀지 않은 거리 같은데, 찾아가기는 쉽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옥불사에 도착했다. 정안사는 입장료를 50 위안씩이나 받는데 옥불사는 20위안만 받는다. 그것이 또한 옥불사의 착한 점이다.

1위안은 180 원인데, 그냥 계산하기 쉽게 200원 정도로 쳐도 저렴하다. 옥불사는 살아있는 절, 즉 현재 사용 중인 종교시설이라 큰돈을 안 받는다. 하지만 정안사는 이미 관광지화된 절이지 종교시설은 아니다.

▲상해시 불교도 협회 중심지라는 팻말
▲대웅보전
▲석등- 나무아미타불
▲보리도량. 친구와 내가 만들어가던 인터넷 사이트 이름도 보리도량이었다. 왠지 서로 통한 느낌.
▲와불전. 중국에는 와불도 많이 모셔놓고 있다.
▲천수천안 관자재보살님. 간절히 절하고 있는 어린 학생.
▲비지쌍운(悲智雙運). 자비와 지혜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뜻. 참 좋다.
▲윗층은 장경루. 아랫 층은 반야장실(방장스님 게시는 곳).
▲"정법구주(正法久住: 부처님의 바른 법을 세상에 오랫동안 머물게 하다)". 가식 없으면서 진실 되고 힘 있는 글.
▲사찰의 내력을 알리는 사적비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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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성 2016-03-08 12:42:35
중국의 한용운! 이해가 팍 되는 설명이십니다. 더욱 흥미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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