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춘早春 이른 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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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早春 이른 봄에
  • 송학선
  • 승인 2016.03.07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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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11] 조춘早春 이른 봄에 / 백거이白居易(당唐772~846)
ⓒ 송학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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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춘早春 이른 봄에 / 백거이白居易(당唐772~846)

설산인화기雪散因和氣 온화한 기운에 눈 흩어져

빙개득난광氷開得暖光 얼음 풀리고 따스한 빛 비친다

춘소부득처春銷不得處 봄인데도 녹지 않은 곳은

유유빈변상唯有鬢邊霜 오직 귀밑머리에 서리뿐이구나

백거이白居易의 자字는 낙천樂天이고 호는 취음선생醉吟先生, 향산거사香山居士입니다. 늙어서는 술과 시와 거문고를 벗하며 살았던 사람입니다.

백거이는 시를 지을 때마다 글 모르는 노인에게 읽어주면서, 노인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으면 다시 알아들을 쉬운 표현으로 바꿨다고 합니다. 이렇게 지어진 그의 시는 사대부士大夫 계층뿐 아니라 기녀妓女, 목동牧童 나무꾼 같은 사람들에게까지 애창되었습니다. 더구나 친구였던 원진元稹(779-831)은 백거이의 문집 《백씨장경집白氏長慶集》 서문에 "계림의 상인이 백거이의 글을 저자에서 절실히 구하였고, 동국東國의 재상은 번번이 많은 돈을 내고 시 한 편을 바꾸었다"고 했습니다. 또 백거이는 810년에 당唐 헌종憲宗이 신라의 헌덕왕憲德王에게 보내는 국서를 황제를 대신해 지었으며, 821년에서 822년 사이에 신라에서 온 하정사賀正使 김충량金忠良이 귀국할 때 목종穆宗이 내린 제서制書도 그가 지었고 합니다. 그러니 당시 백거이의 글이 신라에까지 유행했다는 주장이 사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신라 시대에는 통역사가 필요 없이 당나라 사람들과 말이 통했다고 하고, 지금 중국말 보다 우리가 읽는 한자의 음이 당나라 시대 발음과 더 가깝다고 하니, 부디 겁 내지 마시고 한시를 즐길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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