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제도 토론회에 대한 ‘다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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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진제도 토론회에 대한 ‘다른’ 시선
  • 최유성
  • 승인 2016.03.10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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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기도치과의사회 최유성 정책연구이사

일전에 ‘국가구강검진 제도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관한 기사내용과 다른 관점의 시각을 전하고자 한다.

지난 2월 16일에 열린 정책토론회의 쟁점은 일반검진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구강검진의 수검률을 바라보는 시각차에서 시작돼 파노라마 항목의 추가에 대한 사안으로 진행됐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관계자는 56%의 직장가입자 국가검진이 출장검진으로 이루어지는 상황에서 파노라마 촬영이 가능한지를 되물었으며,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파노라마의 검진 항목 도입의 의학적 근거 평가에서 2013년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며 검진항목의 추가는 재정적 측면보다는 의학적 근거가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구강검진의 실무자인 치과의사들은 너무나 당연히 필요한 사항으로 인식하고, 다만 비용적 측면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생각하고 분위기가 무르익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출장검진과 의학적 근거 부족이라는 장애요인이 있다는 사실에 황당한 느낌마저 들었던 시간이었다. 2011년에도 양승조 의원의 주최로 유사한 내용의 정책토론회가 열렸던 관계로, 관련 자료를 찾아보고 긍적으로 기대하며 참석했던 정책토론회는 허탈한 실망감만 안겨주었다.

경기지부의 임원 카톡방에서 파노라마 도입으로 인한 미세한 법률적 문제점까지도 염두에 두면서 심도 깊은 논의가 진행됐다. 이후 치과계에서는 평일 14시 국회의사당이라는 큰 제약 조건에도 불구하고 3명의 관련 이사들이 참석하는 등 남다른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파노라마 도입에 대한 치과계 외부의 시각은 치과계 내부의 바람과는 너무나 달랐다. 몇몇 치과계 언론지의 기사 내용도 무관심과 다를 바 없는 기사의 처리를 보면서 일선개원의로서, 그리고 평일에 국회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열정을 돌이켜볼 수밖에 없었다.

무엇이 진정 우리 치과계가 추구해야할 목적인지, 5년 전에 열렸던 정책토론회의 상황에서 조금도 나아가지 못한 원인을 생각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상기 정책토론회에 참석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발언을 했다. 1차의료기관 중심의 검진을 주장하였으며, 2011년 1월 28일에 열렸던 ‘구강검사 수검률 향상 및 제도 개선을 위한 토론회’에서 조경애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의 자료를 이용해서 발언했다.

즉 “구강검진과 치과진료가 분절적이므로, 구강검진과 진료를 연계하는 것이 필요한 국민들은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구강검진이 아니라 치과 진료실에서 구강검진을 실시하고 검진결과 예방조치나 치료를 해주는 것을 원한다는 내용이었다.

정기구강검진을 받은 사람에게만 ‘예방 목적 치석제거’를 보험 적용하거나, 정기 구강검진을 받은 노인에게 ‘틀니’를 보험 적용하는 등 인센티브제를 적극 도입하는 것이 필요함”의 자료를 읽으면서 제시했고, 조경애 대표의 제안과 같은 맥락으로 현 급여체계 상황에서 가능한 수검률 증가의 인센티브로 파노라마 검사와 본인부담금을 면제한 스케일링을 추가하자는 제안을 했다.

그리고 국가구강검진의 청구간소화를 요구했다. 필자의 경우를 보더라도 얼마 되지는 않지만 구강검사 후에 청구를 포기했는데, 많은 개원의가 유사한 상황이라면 당일 발표된 수검률의 통계 결과는 다소의 오류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된 발언에서 국가구강검진 청구의 어려움을 지렛대 삼아서 의료기관의 행정업무 증대에 관해 다음과 같이 호소했다.

“실손보험에서 요구하는 진료기록지 복사, 진단서 및 소견서 발급, 보험회사 고유의 서식 기록 등의 문제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복잡한 절차 등의 현 상황을 겪으면서 의료기관의 고유 업무가 무엇인지 의구심이 생길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직원 2~3명으로 근근이 유지하는 의원급 기관에서 이러한 행정적 업무의 증대는 결국 정확한 치료의 어려움, 설명시간의 부족, 의료인의 스트레스 증대로 인한 의료사고의 가능성 등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다른 이야기이긴 하지만 실손보험의 청구를 의료기관에 미룬다는 사고방식은 특히나 1차의료기관이자 영세 자영업자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부실하고도 위험스러운 진료환경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어떤 선한 의도의 정책사업도 가장 중요한 진료업무를 방해해서는 곤란하다는 생각입니다.”

결론적으로 파노라마의 검진항목 도입의 장애 요인으로 제시된 출장검진과 의학적 근거의 부족이라는 내용은 우리가 암묵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던 재정적 문제와는 별개의 문제점으로 인식된다. 즉 출장검진은 사업주의 편의를 위한다는 정책적 명분으로 국가적 예산의 많은 부분이 국민의 실질적 건강증진으로 향하는 것이 아닌 출장검진 병원의 수익을 위하고 있다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또한, 파노라마의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2013년의 보고내용을 치과의사들의 대표기관인 치협에서도 모르고 있었다면, 이는 결국 일반검진에 묻어가는 구강검진의 현실적 위치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2016.2.17일자 인터넷판 데일리덴탈의 상기 정책토론회에 관한 기사의 내용에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최유성 경기지부 정책연구이사는 “출장검진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낫다. 예산 낭비”라고 지적한 뒤 ...’ 좌장님의 부드러운 제지를 받을 정도로 발언한 내용의 일부분으로 출장검진의 치과계 파이마저 없애려는 것으로 오해를 받을 수도 있지만, 본래의 취지는 다른 발언을 함께 언급한다면 문제가 없을 듯 하다. “우리가 구강검진에 파노라마를 도입하는 것이 치과의사들의 수익을 위한 것이 아니다.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우리의 사소한 이득을 내세우겠는가, 이는 진정으로 국민의 구강건강을 위하는 방향이기 때문이다.”

출장검진으로 파노라마 촬영이 어려운 문제를 바라보며 출장검진을 내원검진으로 바꾸려는 시도를 진행해야 하는가의 문제는 여러 다른 문제들이 얽혀 있어서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나 파노라마의 의학적 근거에 관해서는 당장 해결해야 하는 당면과제라는 생각이다.

앞으로 치과계의 가장 중요한 블루오션이자 치과계가 사회로부터 인정과 존경을 받는 길은 임플란트, 교정, 심미, 보철의 분야가 아니고, 구강검진으로 시작하는 예방치료와 초기치료, 만성질환자의 구강관리, 학생들을 중심으로 하는 치과주치의 사업 등이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기에 이번 정책토론회에 대한 미련과 여운이 오래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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