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전문과목 논의는커녕 이대로 파행?
상태바
신설전문과목 논의는커녕 이대로 파행?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03.30 18:18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문의개선특위서 신설과목 놓고 위원 간 갈등…각 학회도 신설과목에 회의적

‘신설 전문과목’에 대한 비현실성과 이를 둘러싼 해당 학회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치과의사전문의제도개선특별위원회(이하 특위) 회의가 오는 31일을 끝으로 마무리 된다. 단 1회의 공식 회의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미수련자들에 대한 구제책으로 제시된 ‘신설 전문과목’에 대한 논의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학회간 갈등의 불씨만 남겨놓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와 복건복지부가 주축이 된 특위는 지난달 25일 첫 회의부터 철저하게 비공개로 진행해 왔다. 그러나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이 회의내용을 문자메시지를 통해 외부로 전달했고, 이는 커뮤니티를 통해 급속도로 퍼져나간 것으로 확인 됐다.

특위는 초도회의 후 각 학회에 신설전문과목에 대한 의견을 물었으며, 지난 10일 특위 2분과는 위원 투표를 통해 통합치의학과, 치과마취과, 노년치의학과, 심미치과, 임플란트과로 의견을 좁혔으나, 지난 17일 특위 전체회의에서는 신설 전문과목을 둘러싸고 위원 간 치열한 논쟁이 전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뒷받침 하듯 공직치과의사회 김형찬 회장은 지난 18일 열린 공직치 총회에서 “특위 진행상황을 보면 신설과목은 기존 전문과목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정체성을 혼란시킬 것”이라며 “특위 위원구성은 의사결정을 왜곡할 수 있다”고 비판하면서, 특위 위원 간 갈등이 있음을 내비쳤다.

이는 올바른 치과전문의제 실현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에서 성명서 등을 통해 “치협 집행부안인 3안의 신설전문과목으로 언급된 과목 자체가 해당 학계의 첨예한 갈등 소지를 키울 요소일 뿐, 실현 가능성이 없다”고 한 지적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것.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특위 요청에 응답한 16개 학회 대부분이 신설 전문과목의 현실성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학회 대부분은 통합치의학과와 치과마취과에는 찬성했으나, 거론되고 있는 신설과목의 해당 학회 중 일부는 “대의원 총회 결의 내용을 존중한다”면서도 자신의 학회 과목만 신설돼야 함을 피력키도 했다.

또한 학회들은 노년치과, 심미치과, 임플란트과에 대해서는 ▲기존 전문과목과의 차별성 없음 ▲비보험진료 전제한 전문과목 추가는 국민 구강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음 ▲전문과목 운영 주체 불분명 ▲학교 및 수련병원에 교육 인력 및 프로그램 전무 ▲국제 통용 불가 등을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A 학회에서는 “학회 내부적인 준비과정 없이 대의원 임시총회 결정으로 신설과목을 논의하는 것은 일의 순서가 맞지 않는다”면서 “이는 새로운 전문의를 신설해 치협 회원들의 불만을 무마하기위한 도구가 아닌지 우려된다”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또 B 학회에서는 “기존 분과 전문의가 완전히 활성화되지 않고 정착하는 과정에 있으므로 신설 전문과목에 대한 논의는 현재 전문과목의 경과조치자와 기 배출 전문의의 안정화가 진행된 후 논의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주장했으며, C 학회에서는 “이미 기존 10개 전문과목으로도 충분히 치과학의 전문성을 수용할 수 있고, 새로운 전문과목 신설은 기존 과목과의 차별성이 없다”고 지적했다.

D 학회에는 “통합치의학과 외의 과목 신설은 반대하며, 타 학회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서도 전문의 수를 소수정예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통합치과, 마취과 진짜 전문의로 인정받을 수 있나?

문제는 대부분의 학회들이 ‘그나마’ 신설 과목으로 타당하다고 판단한 통합치의학과 치과마취과의 경우도 전문과목으로 신설될 경우 많은 문제점들을 내포하고 있다.

먼저 통합치의학과의 경우, 그 탄생 배경에서부터 전문과목으로서의 정당성이 떨어진다. 통합치의학과는 소수전문의 유지와 전공의 감축에 의한 교육기회의 감소, 수련병원의 인력 유지를 위한 보완 장치로 마련된 것이며, 전문의 교육이 아닌 일반의 양성과정의 일환으로 도입된 것이다.

특위  A위원은 "통합치의학과가 개설된 19개 수련기관 중 ㄱ대를 비롯한 다수의 병원은 통합치의학과가 전문과목이 된다 하더라도 수련병원 지정기준 미달로 수련의 선발이 불가능 하다"면서 "이렇게 될 경우 졸업예정자들을 위한 수련기회는 증가할 수가 없게 된다"고 밝혔다.

치과마취과는 이미 구강외과, 소아치과의 세부학문으로서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고, 전문과목으로서 신설이 필요할 정도로 수요가 많은 것도 아니다. 본지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논의되고 있는 치과마취과의 내용에는 전신마취가 포함돼 있지 않으며, 의과의 전신마취에 대한 응급상황 대처 및 통증관리에 대한 것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두 과목 모두 전문의로서의 권위를 국민들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지, 개원가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전문의인가 또한 의문이다. 아울러 이 두 과목을 개설하고 교육할 치과대학과 수련병원 측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지도 미지수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구강보건정책연구회 전양호 회장은 “학회와 수련병원들의 입장은 치협 집행부가 자신들의 안건을 상정하기 전에 미리 확인했어야 했다”며 “상식적으로 이들의 협조가 없으면 불가능한 일을 사전조율도 없이 임총 안건으로 올린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전 회장은 “전문과목 신설은 교수들과 일부 임의수련자들의 전문의 자격 취득을 위한 한바탕 사기극에 불과하다”며 “전적으로 이를 용인하고 적극적으로 추진한 현 치협 집행부의 책임이다”라고 비판했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ㅇㅇ 2016-04-05 12:54:29
선동 기사글 그만 쓰시죠.

일산 2016-03-31 13:36:11
3안 찬성한 98명의 대의원들이 결과에 책임지겠죠.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