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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품에서 전승한 자장가의 정신[논설] 송필경 논설위원
송필경 | 승인 2016.04.29 17:19

“네가 당하고 싶지 않은 일을 남에게 하지 마라.” 이 말을 사람으로서 최고의 윤리로 삼아야 마땅하리라. 또한 사람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에 책임을 질 줄 알 때 짐승과 구별된다.

어제 27일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 입구에서 ‘한베평화재단’ 발족 기자회견을 열었다. 위안부 소녀상과 앞으로 제작할 ‘베트남 피에타상’ 모형 앞에 고등학생에서 문화계 종교계 학계 의료계 시민단체 사람까지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소녀상’과 베트남 피에타상‘은 우리 가슴 속 깊이 있는 두 자화상이다. 하나는 피해의 모습이고 하나는 가해의 모습이다. 다시 말해 우리가 당하고 싶지 않았으나 당한 일과 그런 일을 남에게 저지른 두 모습이다.

배트남의 외세 침략은 지난 2천년 동안 지구상에서 가장 잔혹했다. 중국이 왕조가 바뀔 때마다 베트남을 침공했고, 당시 최대의 제국 몽고가 3번이나 베트남을 침공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부터 1975년까지 인류역사상 최대의 제국주의인 미국의 직간접 침략은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잔인했다. 우리가 여기에 동참한 것은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었다.

베트남 역사라는 거대한 강에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격언과 믿음의 시냇물이 항상 흘러들어 왔다. 선조들은 침략에 대한 치열한 항쟁으로 온 산하를 신선한 피로 물들였고, 20세기 후손들은 그 숭고한 역사를 잊지 않았다. 베트남인들의 신비한 특성은 “땅은 빼앗겨도 정신만은 빼앗기지 않았다.”

격언과 믿음의 정신은 엄마가 아이를 안고 자장가를 불러주며 전승되었다. 역사적 위인의 위대한 이야기는 물론이고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치욕을 엄마는 자장가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했다.

한국군 민간인 학살에 잔혹했던 한 마을에서 구수정 박사는 이런 자장가를 들었다고 했다. “아가야, 아가야, 너는 기억하거라, 한국군이 우리를 웅덩이에서 몰아 죽였단다.” 바로 엄마 품에서 들은 이 자장가야 말로 베트남 민족의 역사적 DNA인 것이다.

다음은 독일에게 잔혹한 침략을 당한 폴란드의 여성 시인으로 1996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비스와바 쉼보르스카(Wislawa Szymborska, 1923~2012)의 <베트남>이란 시다.

 

여인이여, 그대 이름은 무엇이냐? ㅡ 몰라요.

어디서 태어났으며 어디 출신인가?ㅡ 몰라요.

왜 땅굴을 팠지? ㅡ 몰라요.

언제부터 여기 숨어 있었나? ㅡ 몰라요.

왜 내 약지를 물어뜯었느냐? ㅡ 몰라요.

우리가 당신에게 절대로 해로운 짓을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는가? ㅡ 몰라요.

당신은 누구 편이지? ㅡ 몰라요.

지금은 전쟁 중이므로 어느 편이든 선택해야만 한다. ㅡ 몰라요.

당신의 마을은 아직 존재하는가? ㅡ 몰라요.

이 아이들이 당신 아이들인가? ㅡ 네, 맞아요.

 

베트남의 국부 호찌민은 미국의 도움을 받은 프랑스와 전쟁을 시작하며 서구 언론에 이렇게 말했다. “정신은 인간이 가진 무기보다 강하다” 미국의 항공모함보다, 전략 폭격기보다 더 강했던 것은 엄마가 품에서 전승한 자장가의 정신이다.

 

(연세범어치과 원장, 본지 논설위원)
 

송필경  spk5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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