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과, 결국 우리 모두의 몫
상태바
진정한 사과, 결국 우리 모두의 몫
  • 이상미 기자
  • 승인 2016.04.29 19: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터뷰] 한베평화재단준비위원회 노화욱 추진위원장

한베평화재단준비위원회가 주축이 된 베트남 평화기행단이 지난 2월 26일 한국군에 의해 1,004명의 민간인이 학살된 빈딘 성 떠이빈사 고자이 마을을 방문했다.

빈안학살 50주년 위령제 행사에서, 당시 노화욱 추진위원장은 “씬 로이(베트남 어로 미안하다)”라는 말과 함께 베트남 대중 앞에 무릎을 꿇고 사죄의 절을 했다. 민간 차원에서 이뤄진 사죄임에도 베트남 현지 언론에서는 이 상황이 전국적으로 대서특필됐다. 그의 행동이 한국과 베트남 간 역사청산에 대한 상징적 단초가 된 것이다.

노 추진위원장은 베트남에 방문했던 당시 기억을 떠올리며 “그동안 베트남 정부가 한국군인 민간인 학살과 관련해 “과거는 묻고 미래를 논하자”고 말해왔지만, 피해 당사자들은 실상 그렇지 않다는 것을 느낀 것 같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노 추진위원장은 최근 빈안학살의 생존자인 응우옌떤런 씨의 한국 방문을 언급하면서, 베트남 학살에 대한 한국 참전군인들의 무책임한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한국에 방문했던 런씨가 베트남에서 민간인 학살을 한 적이 없다고 극구 부인하는 한국의 참전군인들에게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 같았다”면서 “런 씨가 말하길, 당사자가 부인하는데 우리가 어떻게 용서할 수 있느냐고 했는데 이는 매우 중요한 지적”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전쟁, 한국 정부가 공식사과해야"

베트남 전쟁 피해자를 대하는 가해자들의 태도도 문제지만, 한국 정부 측의 공식 사과가 없다는 점도 양국 간 풀어야 할 숙제다.

▲노화욱 추진위원장

이에 대해 노 추진위원장은 “그간 민간인들이 베트남 현지를 여행하고 전쟁의 흔적을 살펴보는 과정에서 한국군의 과오가 있음이 알려졌다”면서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등을 비롯해 많은 분이 베트남을 찾아가 반성하고 속죄하기 위한 여러 활동을 해왔다”고 말했다.

더불어 그는 한국정부의 입장 표정이 김대중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의례적 외교수사 차원의 사죄에 그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했다.

노 추진위원장은 “빌리 브란트 수상이 독일의 과거사를 사죄한 것처럼 한국 대통령이 베트남에 잘못을 빌고 역사를 성찰해야 한다"면서 "그래야 한국 국민이 베트남에 사과해야 한다는 점을 거국적으로 공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화해와 치유, 상생 바탕에 둔 활동 전개할 것"

끝으로 노 추진위원장은 향후 한베평화재단의 활동 방향으로, ‘전쟁 가해자인 한국의 반성과 성찰’, ‘베트남 학살 희생자 유족의 치유’, ‘화해와 상생’을 바탕에 두겠다고 밝혔다.

세부 내용으로 ▲평화운동 확산을 위한 대국민 캠페인 ▲올바른 역사관을 통한 미래세대 평화교육 실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연구‧출판‧아카이브 활동 ▲한베문화예술교류를 통한 평화‧화해‧협력의 증진 ▲베트남 전쟁에 대한 진실규명 및 피해자 지원 ▲참전군인을 아우르는 고통의 연대 ▲동아시아 평화와 상생을 위한 아시아 시민연대 등의 활동 방향을 모색 중이다.

지난 27일 기자회견에 참석했던 의정부 학생 모임인 ‘베트남 프렌즈’처럼 한국과 베트남 간 평화의 장을 만드는 모임을 활성화하는 것. 나아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몇몇 사람들만의 것이 아닌 온 국민의 공감대로 이끌어내자는 것이 한베평화재단 활동에 임하는 노 추진위원장의 바람이다.

Tag
#N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