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비에 붓 적셔 복사꽃을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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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에 붓 적셔 복사꽃을 그린다
  • 송학선
  • 승인 2016.05.16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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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 송학선의 한시산책 16] 제도화책題桃花冊 복사꽃 그림책에 / 석도石濤(1642~1707)
(ⓒ 송학선)

제도화책題桃花冊 복사꽃 그림책에 / 석도石濤(1642~1707)

무릉계구찬여하武陵溪口燦如霞 무릉계곡 초입머리 노을처럼 찬란한데

일도심지흥경사一棹尋之興更賖 쪽배로 찾아드니 흥겨움 그지없다

귀향오려정미이歸向吾廬情未已 집으로 돌아가려니 아쉬움이 남아서

필함춘우사도화筆含春雨寫桃花 봄비에 붓 적셔 복사꽃을 그린다

석도石濤(1642~1707또는1718)는 명明나라의 왕손이었던 청淸나라 초기의 승려 화가입니다. 본명은 주약극朱若極, 법명法名은 원제原濟, 원제元濟, 도제道濟 등을 썼고, 석도石濤는 자입니다. 호는 대척자大滌子 고과화상苦瓜和尙, 청상진인淸湘陳人을 썼습니다. 명의 종실로 5살에 아버지가 살해 된 후 출가했다 합니다. 꽃과 과일 난초와 대나무 그리고 인물을 잘 그렸으며 특히 산수화에 뛰어났습니다. 전인前人들의 화법에 구애 받지 않고 자유롭고 주관적인 문인화를 그렸습니다. 구도는 새롭고 필묵은 웅건하며, 자유롭고 시원하게 트여 원대遠大의 의취를 잘 표현하였습니다. 팔대산인, 석계, 홍인등과 더불어 4대 명승名僧으로 불리며, 후에 양주화파와 근대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자 사상으로 풀어낸 석도화론石濤畵論은 아직도 유명합니다.

이 시를 베개머리맡에서 읽다가 필함춘우사도화筆含春雨寫桃花 봄비에 붓 적셔 복사꽃을 그린다는 구절에 그만 또 울음이 터졌네요. 무엇이 그리 그립고 부럽고 하고 싶었는지 그냥 하염없이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더 늙기 전에 동무 불러 봄비에 붓 적셔 그림 한 폭 그려두고 마냥 취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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