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록지 않은 경기지부라는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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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록지 않은 경기지부라는 자부심…"
  • 윤은미 기자
  • 승인 2016.07.08 02: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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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70주년 맞은 경기도치과의사회 정진 회장
▲정진 회장

"저는 최초의 여성지부장이고, 경기 북부에서 한 번도 분회장을 맡아본 적도 없고, 늦게까지 술을 마시지도 않아요. 이런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솔직히 너무 컸어요. 그래서 전 처음부터 일을 열심히 하는 걸로 다른 걸 커버하겠다고 각오를 했죠. 저의 유일한 장점은 열심히. 무조건 열심히…"

여성 최초 지부장이라는 타이틀로 출발했던 경기도치과의사회(이하 경기지부) 정진 회장이 올해 지부 70주년을 맞이하면서 임기 3/4분기를 지나는 심경을 밝혔다.

도넛츠모양을 하고 있는 경기지부는 넓게 퍼져있는 지리적 한계만큼이나 쉽지 않은 지부로 꼽힌다. '전국에서 가장 어려운 지부', '생각이 많은 지부', '강성의 지부', 그래서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지부'가 경기지부이기 때문이다.

4파전의 접점 끝에 조금은 골치 아픈(?) 지부를 맡았던 정진 회장은 일하는 사람에게는 녹록지 않은 지부이지만, 그게 또 회원들의 자부심이 되는 이유라고 말한다. 그가 '무조건 열심히'라는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었던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지부의 모든 돌아가는 사정을 회장인 내가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 그런 그의 각오가 일각에서는 독불장군과 같은 고집과 독선으로 비춰지기도 했던 것이 사실. 각 담당 회무를 맡고 있는 임원진 입장에서는 지나친 간섭으로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이런 일부의 불만도 그는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간 지부 내에서 벌어졌던 크고 작은 문제는 대의적으로 모두 내 부덕의 소치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세밀하고 부드럽게 했어야 했다는 후회도 있는 게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부장으로서 이미 발생한 일에 대해 개인의 분노나 억울함을 얘기하고 싶진 않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집안의 엄마다. 남편이나 아이들이 속을 썩일 때 엄마는 다 참고 안고 간다. 당장은 그런 엄마가 바보같고, 정말 잘못을 한 것 같아 보이겠지만 세월이 지나면 우리 모두가 알게 된다. 엄마가, 또 내 와이프가 참아줬다는 것을, 고마웠다는 것을 말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마음고생도 있었지만 지부장을 맡아 꼭 고되지만은 않았다고도 말했다. 스스로 공약의 90% 정도는 완수했다고 자부하지만, 지부장을 맡아 가장 보람됐던 것은 이런 수치적인 결과가 아니라는 말도 전했다.

"경기지부에서 불편한 일이 없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꼭 너무 힘들었던 기억만 있진 않다. 정도의 차이지만 모두 이 정도의 고충이 있으리라 본다.

한 번은 모 분회 체육대회에 참석했다가 발사이즈까지 꼭 맞는 운동화를 선물 받은 적이 있다. 불과 몇 주 전에 GAMEX를 마쳤을 때인데, 구두를 신고 행사를 뛰다가 발이 부르터서 운동화로 갈아신었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분회장이 직접 준비한 선물이었다. '운동화를 신고 경기도 구석구석을 누벼달라'는 부탁도 함께 받았는데, 아직도 잊지 못한다. 힘든 시기도 원치않게 맞이하지만, 이렇게 예고 없이 보람도 찾게 되는 것이 회무라고 생각한다"

정진 회장은 남은 임기동안 '화합'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개원가로 나오지 않은 잠재적 회원들, 협회나 지부에 관심을 갖지 않는 젊은 회원들을 지부 안으로 이끄는 역할도 해보고 싶다는 뜻도 밝혔다.

"올해 70주년에 걸맞게 GAMEX에서 조촐한 행사를 하려고 한다. 매년 하던 개막제 행사를 좀 더 확대하고, 관내 젊은 회원들, 또 수도권 내 치과대학생들을 초청하려 한다. 회무하는 임원들끼리 즐기는 행사가 아니라 회원이 직접 누리고 자부심을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

못 다한 화합에 대해서도 내가 더 노력해보려 한다. 경기지부 회원 모두가 지부에 관심을 갖도록 하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그러기 위해선 화합을 포기할 수 없다"

그는 최초 여성 지부장으로서 회무에 임하고 있는 전국의 여성 치과의사들을 향한 메세지도 함께 전했다.

"무엇보다 우리 치과계에서는 여성이라고 해서 뒷걸음치지 않길 바란다. 각자가 속한 커뮤니티에서 자기 몫을 다 해내길 기대한다. 우리 여자 치과의사들이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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