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불사업 중단?…치의의 자존심 걸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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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불사업 중단?…치의의 자존심 걸린 일”
  • 안은선 기자
  • 승인 2016.07.11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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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해시치과의사회 안진공 전 회장…“1차 예방진료‧지역민에 검증된 지식 알리는 게 치의 의무”

김해시에서 벌어진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이하 수불사업)이 김해시의회 의원들의 반대와 추경예산 심사가 연기되면서, 일단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한 명의 시의원의 반대로 수불사업이 중단 위기에 처한 것을 알려내고 이슈화 시키기 위해, 김해시치과의사회와 시의원들 설득에 앞장 선 김해시치과의사회 안진공 전 회장(김해 미치과의원)은 “수불사업의 일장일단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전문가로서, 당연한 책임이다”라며 이번 수불중단 시도를 막기 위해 나선 이유에 대해 밝혔다.

그는 이번 김해시 차원에서 진행된 졸속 설문조사가 진행되는 것을 보고 당장에 김해시치과의사회에 이 사실을 알렸고, 김해시치과의사회는 ‘중단 위기까지 온 줄은 몰랐다’며 위기의식을 느끼고, 곧 바로 임시이사회를 열고 성명 발표, 보도자료 배포, 기자회견을 여는 등 일사천리로 대응에 나섰다. 현재 김해시치과의사회는 회 차원에서의 수불사업 홍보 등 대응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사회 1차 구강보건 담당은 바로 ‘치과의사’

안진공 전 회장은 이번 사태에서 구강보건 전문가로서 치과의사들이 소외된 것은 ‘자존심 상하는 일’이라며, 지역사회에서의 치과의사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시장이 선출직이다 보니 ‘표’가 걸린 여러 이해관계 때문에 허성곤 시장이 공약으로 수불사업 중단으로 내걸고 당선됐다”면서 “그러나 허 시장은 이 사안이 지역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일반 시민은 물론 전문가 집단 누구에게도 어떤 조언도 구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안 전 회장은 "전문가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제대로된 공약, 정책 수행을 위해서는 당연히 거쳐야 할 검토 절차를 생략한 것“이라면서 ”김해시 치과의사들도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서, 치과의사라는 전문가로서 이번 일에 무관심한 데 대해 반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수불사업을 ‘가장 안전하고 확실한 예방 프로그램’ 이라고 명명하면서 “치과의사는 치료만 하는 사람이 아니라, 지역민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면서 그들에게 좋은 지식을 공유할 책임이 있다”며 “환자를 치료하는 것 보다 현재 그 사람의 상태를 진단하고 생활 습관 교정 등 예방교육을 하는 데는 수불사업만한 게 없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의료인은 배운 것을 검증하고 실천하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실천하지 않은 지식은 무용하다”면서 “수불사업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그 효과에 대해 검증하고 모니터링 해야한다. 이를 위해서 반대편의 이야기에도 귀를 열어놔야 한다”고 밝혔다.

“보편적 예방 사업인 ‘수불사업’ 이제 국가가 나서야”

그는 “정부는 치아우식증을 10대 만성질환 리스트에만 올려놓고 실제로 이를 관리하기 위한 정책들을 하나도 펼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복지부에 구강보건을 담당하는 과가 있으나마나한 상태로 있는 게 그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안진공 원장

특히 그는 “10여 년 전 전국적으로 유행하던 아폴로 눈병이 이제 거의 자취를 감췄다. 여기엔 국가 차원의 대대적 ‘손 씻기 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다”라며 “수불사업 역시도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치아우식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프로그램이“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 전 회장은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가 이런 일에 있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도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치협의 존재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치과의사들이 지역민과 함께 지역민의 구강건강을 관리하는 데 몰두 할 수 있도록, 구강정책과 관련된 일을 맡아서 해야 하는 데 치협은 관심이 없는 것 같다”며 “지난번 울산, 옥천 수불사태에서도 치협은 침묵을 지켰고, 이는 구강질환 예방 프로그램의 하나인 수불사업을 치협이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그는 “그러니까 불소 때문에 지자체와 지역 시민단체가 갈등을 일으키는 사태가 빈발하는 데도 복지부 구강건강생활과는 뒷짐만 지고 있다”고 질책하면서 “수불을 지자체의 일로만 미뤄둘 것이 아니라 복지부, 질병관리본부, 치협, 환경부에서 나서 공동조사‧연구를 통해 국민이 판단할 수 있도록 수불 찬성쪽 입장 뿐 아리라 반대 쪽 입장도 알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안 전 회장은 아동시기의 구강건강이 평생을 좌우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수불사업 뿐 아니라 충치 판정 기준을 점검하고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만들 것과, 설탕 섭취량과 관련한 아동 식습관 조사, 학교 내 양치시설 설치 의무화 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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