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강과 사회 모두 건강하게 만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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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강과 사회 모두 건강하게 만들고파
  • 장하리 학생기자
  • 승인 2016.07.21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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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 교육 참관기] 1일 기자체험에 나선 강릉원주대학교 치위생학과 4학년 장하리 학생
▲구의역 사건 재발방지 성명전에 참가한 장하리 학생
▲특성화 교육 수료식 (왼쪽부터) 건치 정진미 사무차장, 장하리 학생, 건치 홍민경 사무국장
▲특성화 교육 수료식 (왼쪽부터) 건치 정진미 사무차장, 장하리 학생, 건치 홍민경 사무국장

작년 2학기 개강을 할 때쯤 선배들이 다녀온 특성화 실습 발표를 듣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때 ‘건치’에 대해 알게 됐다. 건치는 치과 의사들이 만든 비영리단체로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하는 곳이다. 병원 내에서 진료하는 것 외에도 국민이 건강할 수 있도록 권리를 요구하고 다양한 봉사를 하고 있다는 점에 마음에 들어 지원하게 됐다.

 여름방학 기간 중 열흘 동안 실습을 했는데 매일 다른 곳에 가보고 새로운 것들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실습은 시청역에서 진행한 ‘구의역사고 서명선전전’이었다. 내 또래의 청년이 구의역에서 안전 문을 닦다가  전동열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다. 처음에는 건치에서 왜 이런 활동까지 참여하나 의문이 들었지만 건강한 사회를 위한 활동이 오직 의료 분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걸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구의역 사건 재발방지 성명전에 참가한 장하리 학생

지하철노조와 함께 약 1시간 반 동안 백여 명의 서명을 받았다. 다른 활동가 분들께서는 생각보다 많이 받아냈다고 하셨지만 나는 적다고 생각했다.

내 또래가 당한 사고여서 남일 같이 생각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지만 이 사건은 자살이 아니라 타살이다. 누가 당할지 모르는 일이다. 누군가의 자식이 될 수 있고 친구가 될 수도 있다. 서명을 하는데 어렵지 않고 조금만 관심을 가져주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제대로 된 진상 규명과 대책을 마련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었기 때문이다.

 후에 사회인이 되어서도 내 앞 길만 바라보지 않고 주위를 둘러보며 사회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다짐했다.

[청소녀 센터 ‘나는 봄’]
7월 13일에는 청소년 센터 ‘나는 봄’을 견학했다. 견학을 가기 전부터 청소녀 센터라는 말에 신선했다. 청소년 전체가 아닌 청소녀에게만 국한된 센터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청소녀들의 상담, 쉼터 제공뿐만 아니라 건강 관리에도 힘을 쓰고 있었다. 거의 모든 의료 분야에서 봉사를 나와 치료해 주셨는데 치과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으며 보철치료 경우에는 재료비도 전액 지원이라고 한다. 파격적인 지원이라 많은 청소녀들이 방문할 꺼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예약에 맞춰 오는 사람이 없다고 하셨다. 제 때에 오고 싶어도 올 환경 자체가 열악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직원 분께서 치과 위생사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셔서 나중에 치과 위생사가 되면 꼭 재방문 하고 돕고 싶다.

[노인 틀니, 임플란트 본인부담금 인하 정의당 간담회]
7월 14일에 국회에서 하는 간담회에 나도 가볼 수 있다는 것에 부푼 마음으로 갔다. 평소에 존경하는 심상정 의원을 만나서 기분이 좋았다. 주 내용은 현재 노인 틀니, 임플란트 본인부담금을 50%에서 30%로 줄이자는 것이었다. 노년유니온에서 세분 참석하셨는데 실제 사례를 듣게 되니 본인부담금 30%도 기초연금으로는 턱없이 비싸 치과 문턱에 가까이 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 현재 적용되는 건강보험으로는 어떻게 하시나 생각이 들었다. 학교 보험 수업 시간에 청구하는 것만 배우고 실제 사정을 알기 어려웠지만 이번 간담회를 통해 제도적인 측면이 많이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락 진료]
7월 17일에는 평택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 및 가족을 위해 이동차량에서 치과진료를 도와주게 됐다.
치과계에 종사하면서 사람들을 도울 방법이 정말 많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내가 어떻게 해고 노동자들을 도울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들지만 이렇게 무료 진료를 함으로써 사회를 치유하고 있다고 느꼈다.

이외에도 ‘건강한 마을 치과’를 방문해 협동조합 치과가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알게 됐다. 또 국회에 방문해 ‘박근혜정부 4년, 의료 영리화 정책의 문제점과 대안’에 대해 여러 시민단체와 보건복지부 정책과장이 함께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다. 토론을 보면서 시민단체와 정부의 관점 차이가 얼마나 심한지 알게 된 계기였다. 언론에도 잘 나오지 않는 내용이어서  처음 접하는 사실도 많았지만 수많은 의료종사자들이 관심을 가져야 사회가 더 나은 방향으로 갈 수 있겠다고 느꼈다.

오늘 기자체험을 하고 내일 무상의료운동본부 토론회를 끝으로 실습이 마무리된다. 짧은 실습 기간이었지만 실습을 하면서 시야가 더 넓어졌고 깨달은 것이 많았다.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 시간을 함께 보낸 것에 감사하다. 치과위생사가 돼서도 개인의 구강 건강 증진뿐만 아니라 사회에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강릉원주대 치위생학과 4학년 장하리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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