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일夏日 여름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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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夏日 여름날
  • 송학선
  • 승인 2016.07.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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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밝송학선의 한시산책 21] 하일夏日 여름날 / 이규보李奎報(고려高麗1168-1241)
(ⓒ 송학선)

하일夏日 여름날 / 이규보李奎報(고려高麗1168-1241)

경삼소점와풍령輕衫小簟臥風欞 홑적삼으로 작은 대자리 펴고 바람 부는 난간에 누웠는데

몽단제앵삼량성夢斷啼鶯三兩聲 꾀꼬리 울음 두세 소리에 꿈이 깼다

밀엽예화춘후재密葉翳花春後在 봄 지난 뒤라 빽빽한 잎이 꽃을 가리고 있는데

박운루일우중명薄雲漏日雨中明 옅은 구름 틈새로 햇살 비쳐 빗속에도 밝다


점簟은 삿자리, 대자리입니다.
령欞은 격자창, 처마, 추녀, 난간입니다.
예翳는 햇볕 가리개 즉 일산입니다. 그래서 덮다 가리다는 뜻으로 쓰입니다.
루漏는 새다, 스며들다, 틈으로 나타나다, 틈, 구멍 등의 뜻입니다.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으로 유명한 이규보李奎報(고려高麗1168의종毅宗22-1241고종高宗28)는 노장사상老莊思想에 깊이 동조한 고려 중기의 지식인입니다. 이규보의 생명을 아끼는 마음은 ‘이와 개에 대한 생각’ 슬견설蝨犬說 이란 글과 많은 시에서 협소한 인간중심의 사고를 넘어 인간과 자연, 인간과 만물이 근원적으로 동일한 존재라고 이야기 합니다. 더구나 이규보가 목민관으로 있을 적에 백성의 검질기고 모짊을 벌 한 적이 없으며 백성이 도둑질함도 꾸짖지 않았답니다. 또한 나라에서 백성들로 하여금 청주淸酒를 마시거나 쌀밥을 먹지 말라는 금령禁令을 내렸을 때도 그런 일은 백성의 입과 배에 맡길 일이지 법으로 막는 것은 부당하다고 했습니다. 이렇듯 이규보는 아름답고도 깊은 생태적 지혜를 끊임없이 보여줍니다.

우리도 이 시대에 맞는 생명에 대한 경외심으로 모여, 우주적 순환 원리 속에 함께 공존하려 했던 선조들의 지혜를 ‘콩 세 알’이라는 이름에 담아 모임을 시작 했습니다. 그저께는 콩세알 모임을 하느라 전국에서 모인 아름다운 사람들과 밤 세워 이야기를 나눴네요.

우리 이웃이 치과에 오려면 찌르고 뽑고 파내고 갈아내고 하는 상상하기조차 싫은 무서움을 이겨내야 하고, 게다가 돈도 많이 들 것 같아 점점 나빠지는 구강상태는 제처 두고 사보험에 꼬박꼬박 보험금만 내고 계신 바보스러움을 일깨울 일은 없을까?

한두 달에 한 번 미용실이나 이발소에 가듯 치과 문을 열고 웃으며 “이 닦으러 왔습니다” 하고 들어 올 수 있도록 하는 치과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야기 끝에 그래서 우리 이웃이 치과에 와서 비침습적非侵襲的(noninvasive) 예방관리를 받음으로서, 더 이상 뽑거나 갈아내거나 임플란트 따위를 할 필요 없이, 가진 이를 평생 탈 없이 쓰도록 하는 치과 예방진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치과 개원의 모형을 만들어 보자는 의견이 모였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예방치과 진료는 새로운 진료 항목을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이웃의 건강한 삶과 구강건강 그리고 치과의사의 삶을 변화시키기 위한 연대와 참여를 구축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뜻을 같이하는 치과, 치과의사, 치과위생사와 연대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또한 구성원의 역량강화를 위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진료 컨텐츠 개발을 하면서 치과계와 의료 소비자인 이웃의 인식과 행동을 변화 시키고자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더운 여름날이지만 콩세알 홈페이지 www.3beans.kr도 만들고 콩세알 아카데미 단과반 종합반 강의도 시작 했습니다. 새로운 시도에 반응도 엄청 좋군요.

장마철 구름 틈새로 비치는 햇살 있어 빗속에도 밝은 세상 꿈꾸며 삽니다. 그저 감사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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