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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구강건강을 위한 여정에 앞서[‘소곤소곤’ 산업구강보건①] ‘소곤소곤’이 ‘왁자지껄’ 되는 그날까지
이흥수 | 승인 2016.08.02 18:13

본지가 새로운 공동기획 연재를 진행한다.

한국의 산업구강보건 분야에서 활동해온 한국산업구강보건원(이사장 이흥수 이하 산구원)과 ‘소곤소곤 산업구강보건’이라는 코너 명으로 산업구강보건의 이모저모를 다루게 된 것. 이번 기획 연재에서는 산구원 회원들이 필진으로 나서, 한국의 산업구강보건과 관련된 여러 이슈를 공유할 예정이다.

-편집자-

 

불소의 과잉섭취 문제를 지적했던 F.S.Mckay

먼저 질문 하나 하죠. 맥케이(F.S.Mckay)를 아십니까? 그는 반점치가 불소의 과잉섭취 때문이라는 것을 밝혀냈고 수돗물불소농도조정사업의 단서를 연 사람이기도 합니다. 그가 불소에 의한 반점치를 처음 본 것은 대학을 갓 졸업하고 막 개원하던 때였습니다.

그는 이상한 반점을 보고 묻습니다. “너희 가족도 이런 반점이 있니? 그리고 주위 사람도 그러니?” 이 질문은 ‘역사적 질문’입니다. 그는 이 질문으로 소년의 동네 사람이 모두 반점치가 있다는 것을 알아냈고 반점치가 풍토성 질환일 가능성을 확인했던 것이죠.

직업성 구강병을 가리는 방법도 다르지 않습니다. 희귀한 병소나 직업성이 의심되는 증세가 있을 때 이를 확인하는 첫 번째 방법은 ‘같은 직장에 다니는 다른 사람도 이러한 병소나 증세가 있는지 묻는 것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만약 같은 직장에 다니는 다른 사람도 이러한 병소나 증세가 있는 경우, 우리는 직업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그 병소나 증세의 발현 빈도가 일반 사람과 비교했을 때 직장에 다니는 사람이 훨씬 많다면 직업병일 가능성은 한층 더 높아집니다.

한 번 더 묻겠습니다. 한국산업구강보건원을 아십니까? 한국산업구강보건원은 1997년 노동자의 구강건강증진이라는 모토를 걸고 창립된 단체입니다. 전신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이하 건치) 산하에 있었던 산업구강보건협의회입니다.

당시 노동부에서 여러 지원을 하기 위해서는 임의단체는 곤란하므로 사단법인으로 출범하면 좋겠다는 권유에, 여러 고민 끝에 산업구강보건협의회가 해소되고 창립된 단체가 바로 한국산업구강보건원입니다. 사단법인화 과정에서 학계가 참여해 전문성은 다소 높아졌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건치와의 관계는 원심력으로 작용하는 결과를 초래했고, 학계라는 틀에 고립돼 점차 일반 치과의사들의 참여가 줄어들었습니다.

그리고 ‘산업구강보건’에 대한 관심도 줄어들어가고만 있습니다. 산업구강보건협의회의 전신은 또한 건치내의 ‘산업보건분과’였습니다. 그때는 지부 내에도 산업보건분과가 있었고 책임자가 존재했음은 물론 전 지부가 참여하는 전국 분과회의도 열렸던 것으로 저는 기억합니다. 그러했던 폭발적 관심은 옛날의 향수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산업구강보건원과 건치신문은 공동 기획으로 ‘소곤소곤 산업구강보건’이라는 연재 코너를 만들었습니다. 이번 기회에 많은 치과의사를 비롯한 구강보건인력, 노동자 분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 코너에 ‘울컥함’과 ‘두근두근’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울컥함은 공감입니다. 지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간 산업재해로 인한 피해자는 약 37만 명, 사망자는 약 7,500명입니다. 연간 평균 9만 명 산업재해로 피해를 입고 있는 상태입니다. 사망자 수는 매년 2천명에 달합니다. 수치는 너무 건조합니다. 매년 2천명을 떠나보내는 어머니 아들 딸 형제가 떠오릅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악다물 수조차 없는 입안을 한 번이라도 본다면 치밀어오는 울컥함을 떨쳐 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학계의 어느 분은 우리나라 직업성 치아부식증에 대한 논문을 작성해 외국 유명저널에 투고했으나 게재가 거부됐습니다.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선진국에서 관심사에서 멀어진 옛 질환인 ‘직업성 치아부식증’은 우리나라에서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늘어가고만 있습니다.

‘울컥함’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두근두근’이 있어야 합니다. 두근두근은 기대감입니다. 나의 작은 행동이, 우리가 펼친 노력이 나를 바꾸고 이웃을 변화시키며 더 좋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설레는 기대가 있어야 합니다. 행동으로 두근두근은 더욱 커집니다. 실현될 가능성이 커질수록 두근두근은 빨라지고 커집니다.

우리나라 근로자 수는 약 1,800만 명입니다. 언제나 만날 수 있는 우리의 이웃입니다. 일상적인 치료를 행했는데도 잘 낫지 않은 치주질환이 있다면 물어보세요. 이런 증상이 직장동료에게도 있는지 말입니다. 어쩌면 중금속 중독에 의한 질환일수도 있습니다.

치아부식증이 있으면 물어보세요. 하는 일이 무엇이냐고요. 산을 취급하는 노동자일 수 있습니다. 병원 인테리어 할 때 일하는 사람이 못을 물고 있는지 유심히 살펴보고 이야기해주세요. 전치부에 치아마모증이 발생될 수 있는 나쁜 습관이라고요.

맥케이는 사람들을 집단으로 묶어 사고했기 때문에 불소에 의한 반점치를 발견했습니다. 노동자의 구강건강은 모두 모여 함께 했을 때 지킬 수 있습니다. 이 ‘소곤소곤 산업구강보건’ 기획이 ‘왁자지껄 산업구강보건’이 되는 날을 여러분께서 만들어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합니다.

 

(한국산업구강보건원 이사장, 원광대학교 치과대학 교수)

이흥수  smagn@wonkwang.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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