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꽃이야기] 올해 마지막 탐사, 바위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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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꽃이야기] 올해 마지막 탐사, 바위솔
  • 이채택
  • 승인 2005.11.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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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확대하여 본 꽃의 모습으로 꽃의 크기는 작다. 이것은 개체가 작은 것으로 키가 5cm 정도 된다
초겨울 날씨가 벌써 시작되고 있다. 지난해 활짝 핀 꽃을 담아오지 못했던 바닷가의 바위솔을 찾아서 이른 새벽에 선배와 만나서 출발했다. 전날의 흐린다는 일기예보와는 달리 구름이 없는 맑은 날씨였다.

▲ 떠오르는 태양아래로 낚시을 준비하는 낚시꾼의 모습이 보인다
조금 일찍 출발해서 동해 일출을 보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밀려온다. 30분정도 차로 달려가니 해안가이다. 낚시꾼이 전을 펼치고 있고, 그 위로 둥근 해가 제법 높이 떠올라 있다. 조금 늦었지만 일출의 모습을 담고 이동했다.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라는 바위솔은 지난해 여름에 자생지를 확인해 두었다. 가을에 해국을 담으려고 왔을 때는 아직 개화가 되지 않았다. 이번에는 해국의 개화기가 조금 지났지만 바위솔은 만개하고 있으리라.

드디어 바위솔이 군락으로 있는 커다란 바위에 도착해 암벽을 타고 올라가니 해국과 만개한 바위솔이 보인다. 해국은 대부분 꽃이 지고 있었지만 바위솔은 꽃이 활짝 핀 상태로 그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조금 더 이동하니 낮은 지붕위에 바위솔이 한 무더기 보인다. 마침 옆에 사다리가 있어서 올라가 카메라를 정조준하니 향기로운 냄새가 진동을 한다. 바로 화장실냄새다. 블록으로 간단하게 지어놓은 간이 화장실 지붕이었던 것이다. 그래도 꽃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두 사람은 냄새를 참아가며 열심히 카메라를 들이댔다.

▲ 바닷가 바위틈에서 자라는 둥근바위솔이다. 바위솔도 여러종이 우리나라에 분포한다
다시 옆으로 이동하니 주상절리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지난해에는 없었던 것이다. 여러번 들었지만 위치를 몰랐는데 드디어 오늘 보게 되었다. 마치 잘 다듬어 놓은 목재를 쌓아놓은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바위뭉치였다. 아이들 자연공부를 위에 주상절리도 카메라에 담았다.

그리고 인근 바위에 쉬고 있는 갈매기도 놓칠 수 없는 대상이다. 멀리서 카메라를 조준하는데도 눈치 채고 날아가 버린다. 여러 곳을 시도하여 겨우 바위에 앉아있는 갈매기를 카메라에 담을 수 있었다.

드디어 오늘 탐사의 마지막 위치까지 도착했다. 좁은 바닷물 건너 커다란 바위 위에 많은 해국이 보인다. 바닷가에 있으면서도 바다를 배경으로 촬영하기에 적당한 모델은 찾기가 쉽지 않다. 저 바위 위로 건너가면 바다를 배경으로 멋진 해국을 담을 수 있기에 모험을 하기로 했다.

▲ 임시로 급조한 다리. 아슬아슬하게 건너가서 바다를 배경으로한 해국을 담을 수 있었다
가까이 가니 낚시꾼들이 사용했음직한 건축용 긴 목재가 외나무다리 형태로 놓여져 있다. 주변을 둘러보니 마침 목재가 하나 더 보인다. 목재 두개를 놓고 건너기를 시도하니, 후들후들 떨리는 다리를 어찌할 도리가 없다. 무사히 건넌 두 사람은 바다를 배경으로 해국을 담는데 성공했다. 우리의 노력을 아는지 꽃이 싱싱한 개체도 드문드문 보였다.

시간을 보니 벌써 두 시간이 흘러 버렸다. 해국과 바위솔을 벗 삼아 노느라 시간가는 줄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이것으로 올해의 야생화 탐사도 끝이 났다. 우리는 내년 봄을 기약하며 풍성한 마음으로 돌아오는 차에 몸을 실었다. 자생지는 확인했지만 꽃을 담지 못한 것들이 내년 봄의 탐사대상이다. 벌써부터 내년 2월이 기다려진다.

▲ 위험을 무릅쓰고 촬영한 바다를 벗삼은 해국의 모습이다
이채택(울산 이채택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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